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한심해도 그게 나니까.

아이리스정 2007. 4. 30. 00:54

 

 

자꾸만, 머리가 멈춰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집에 돌아와서 꼭 자버려야지 했던 것이 또 허사가 되서.

지금처럼 요리조리 할일없이 사진들이나 뒤적이고 있다는 사실.

분명 잠든 것 같긴 한데, 너무나 옆에서 짜증나게 만들어버린 엄마 때문에.

잠이 그새 다 달아나 버렸음이다.

저 사진찍을 때 생각이 난다. 없는 배터리에 간신히 한 장 건졌던 새벽에 찍은 사진인데. 흣.

그 때가 요즘은 하염없이 새록새록 하곤 한다.

우습지. 생각이 나다니 원.ㅡㅡ;

 

 

일을 마치고서 갑작스런 마음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몇 통 했는데,

한 친구는 남편이랑 저녁 먹을 준비 중이었고 한 친구는 데이트 중이랬다.

저녁을 먹기 위해 분주했을 그 친군 출산을 이제 3개월도 채 안 남았을텐데..

다행 건강해보이고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느껴져서 왠지 모를 부러움도^^;

끝까지 꼭 건강 잘 챙기고 해서 이쁜 아기 우리에게 보여주기를..

다음 주에 광주에 와서 시간되면 꼭 보자구.

간만에 들어보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찌나 기분 맹~하게 만들던지.

가만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연락도 자주하고 많이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내 스스로가 절대로 가만두지 않았던 대인관계에 대한 갈망이었던 듯도 하다.

그리고 그 대인관계라는 것에 대한 알게 모르게의 어떤 고정관념이 생겨버린 듯 하다.

솔직한 심정으로 디카도 하나 마련했는데,

동호회같은 것 해봐도 나쁘진 않을터인데 말이다. 그보다 앞서 먼저 고개가 설레설레 저어질 뿐이다.

너무 시달렸던 탓일까 말이다.

조금 전까지는 왠지모를 어떤 감정에 의해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음이다.

아까는 자다가 재차 일어나서는 멍~하니 앉아서는,

내가 이러다 폭삭 늙어버린다거나,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리는 건 아닐까란 생각을 했다.

어쩜 내심 눈뜨면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있으면 어떨까란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는 마음가짐이나 정신상태가 이랬던 적이 있었을까.

한심하구나 한심하구나 해도 나니까 그게 나니까 했었던 적은 있었던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뭐라고 표현해야할지도 대략난감의 상황이다.

우스운 것은 아주 간만에 잠들었던 중에 문자도 몇 개 여기저기서 와있고,

못 받았지만 부재중 전화도 한 통이 걸려와있고.

별일이다. 두 눈 멀쩡하게 뜨고 있을 때엔 조용하기만 한 휴대폰인데. 흣.

마구마구 돌아다니면서 그냥 여유라는 단어와 놀고 싶단 생각이 그득이다.

솔직히 너무 버거울 따름이다.

다음 달에는 몸이 좀 괜찮아지면 꼭 어딘가로 떠나봐야겠단 생각을 한다.

아마도 내가 이러한 것은 그래도 몇 달에 한 번쯤은 어딘가로 나다녔었던 나였기 때문일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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