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정 2004. 12. 20. 12:33

 

보다

 

 

"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 - 김동률

 

연락도 없이 며칠동안 사라졌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조금 바빴다며 웃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둘이 만날 때 자꾸 누굴 부르려하고

마지못해 대꾸를 하고 딴생각에 마냥 잠겨있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늦은 밤중에 보고 싶다 전화 와서 달려나가면

그냥 나의 품에 안겨 한참 울면서 끝내 아무 말이 없다가

참 미안하다고 늘 고맙다는

그건 어쩌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몇 번씩이나 이유 없이 한숨을 쉬고

어색하게 웃음을 짓고

늘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는 건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싫어졌냐고 좋아하긴 한거냐고 몰아세울 때

그냥 나의 손을 잡고 한참 울면서

끝내 아무 말이 없다가

잘 모르겠다고 왜 이러는지

 그건 아마도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이젠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까요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어느 순간.

그 거리.

누군가는 기억에 남을진데,

난 스쳐지나쳤을,

그것처럼.

그렇게..

오늘도 기억에 남을지 남지 않을지 모를,

어느 거리를 바라보았던, 그 때처럼.

조용히..

시작하는 아침.

비가 내려주었던 어제에 감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