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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그럴 뿐.

on the road../다르지만 같은 사람.

by 아이리스정 2013. 6. 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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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밤에 계속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고르고 고르면서 참 고마웠다.

그 소소함의 배려가 괜히 고마워서 그렇게 뿌듯하게 미소를 머금고서 잠에 들 수가 있었다.

그게....나에게는 참....기분이 그렇게 좋았다.

 

늘..별 거 아닌 게 기분 좋아서 사람이 실실 거릴 수 있게 되는 건, 참 신기한 일이다.

 

오랫만에 기다리고 기다렸던 YB의 새 정규앨범이 나와서 그러했기도 했고..말야.

계속해서 그런 마음들이 아주 조금씩이나마 있어주어 참 좋다.

너무나 삭막하고 복잡하고 지저분하기도 한 이러저러한 것들이 가득가득한 와중에,

하나씩 그런 일이 있어주는 건 어쩜 다행인 거다.

 

며칠 전에 라디오를 듣다가 이래서 작가인가 했던 오프닝 멘트가 떠올라서 한 번 받아 적어봤다.


 

『  조셉고든레빗을 좋아하게 만든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그녀는 말합니다.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는 게 불편해요. 사실 누군가의 무언가가 되는 게 편하지 않아요. 난 그냥 나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누군가의 무언가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변형시켜야 합니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또 이런저런 사람들에게 그 무엇이 되어 그들의 기대에 맞춰 자신을 수정해 나갑니다.
     씨줄과 날줄이 오가는 관계라는 그물 속에서 때로는 상대에게 실망을 주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며 갈등을 빚곤 합니다.
     상대의 짐작과 환상이 만들어낸 자신의 이미지가 부담스러워 그냥 아무것도 아닌 존재, 자기 자신이 되고 싶어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유지 시켜주는 두가지 접착제, 기대감과 집착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여름에서 열기와 습기를 빼면 여름이 여름답지 않듯이 관계도 마찬가지 일 거 같습니다. - 2013년 6월 19일자 '배철수의 음악캠프' 오프닝 멘트

 

사람은 그렇게 누구나 다르지.

그렇게 다르면서도 같은 건, 또 사람이지.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그렇게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해 낸다는 것.

내가 직접 본 것만 기억이라는 단어에 새긴다는 것.

내가 네게, 혹은 네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과 말들은..

그렇게 각자가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게 된다는 사실이 참 알고 있으면서도 씁쓸해.

 

그래, 이 모든 것들은 내게 별 거 아닌 것들이 가져다주는 소소함의 기쁨들이 있어 넘길 수 있어 정말 다행인거다.

이유라는 걸 알게되고,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어가는 과정 또한..

그나마의 위안인 듯 하다.

무엇이든지 시작이 중요하지..그렇게 알고나면 차라리 편한 것도 또한 사람이지 싶다.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을지언정 그렇게 말이다.

미안하다라는 단어는 어쩌면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만 내려놓기를..그리 되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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