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좀 걸렸지만.....
평론가의 말과 더불어 작가의 말까지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참 애잔하고 먹먹하면서도 뭔가 굉장히 읽는 시간이 걸리는 그 만큼 따스하게 위로받은 느낌이다.
최은영이라는 작가의 첫 책 '쇼코의 미소'는 그냥 그렇구나~ 였다면.....
이 두 번째 책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고 나니 그 무언가 완성되는 느낌이다.
이 작가의 책은 다시 사서 읽지 않아야 겠다 했더랬는데 흣~
제목이 너무 좋아서 결국은 사서 읽었네.
역시 사람은 장담해서는 안된다요~~
암튼 뭐랄까. 요즘의 내게 참 많은 감정을 가져다 준 책이다.
중학생 때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중1, 2 담임 선생님과 있었던 일화가 떠오른다.
도서관에서 대출 담당을 하셨던 임성림 선생님.
2년 동안 담임 선생님을 하셔서 더 각별했던,
그리고 1학년 종업식 날 손수 적으신 글씨로 건네주시던 편지.
"현미야, 너는 남에게 애써서 어떻게 보이려고 하지 않아도 충분히 눈에 그렇게 보이는 사람이야." 라고 해주셨던 분.
내가 수학여행 때 찍은 1회용 사진기 안의 사진의 감상까지 하나하나 일일이 해주신 분.
수능 보기 전 날까지 직접 집으로 전화해서 응원해주신 분.
대학 합격했을 때 수학과 진학한다고 했을 때,
그럼 선생님 할 수 있는거냐고 물으시면서 현미 넌 꼭 선생님 하라고 해주셨던 분.
어느 날, 중 2학년이었나~ 여느 때처럼 무심코 빌리려고 든 책을 딱 집어드니.....
선생님께서 "그거 단편 소설이야." 하셨던 말이 떠올랐다.
이 전에 "저는 단편 소설은 안 좋아해요." 했던 적이 있던터라~~
뭔가 굉장히 무안했던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함 도전해보자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볼게요~" 하고 빌렸던 기억이 난다.
최은영의 소설들은 단편들의 엮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르겠다. 요즘에는 이런 단편들의 엮음을 많이 보게 되서인가.
그렇게 읽었던 것들 중엔 단연 최고인 듯 하다.
첫 소설에는 별로 아무 감흥이 없었다가.....
그냥 이 소설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으로 남긴다.
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전에 읽었던 '바깥은 여름' 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무튼 먹먹하고 아프면서도 내 마음을 쓰담쓰담 어루만져 준 느낌이다.
당분간은 이제 책 사지 말아야지 하면서 기존에 오래되었던 책을 다시 읽고,
제대로 안 읽었던 책들을 읽는 와중에.....
이렇게 한 권씩 사서 읽는 것도 나쁘지 않네~
무튼, 어쨌든, 그러니까.
남은 오늘을 따스하게 보내고 와야겠다.
계속 퍼져있다가 며칠 만에 아침에 땀 흘리며 걷고 왔더니 개운하기도 하고,
남은 오늘은 잘 지나갈 수 있길.
다른 이들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참 많이 따뜻해진 기분이다.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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