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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4. 9. 2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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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주말이 지나갔다. 그렇게 또 다시 한 주는 시작된다.

 

반갑지 않은 전화. 그리고 오랫만에 걸려온 반가운 전화. 내 전화기는 주말용이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늘 그러하지만, 나에게 연락을 하는 이들은 정해졌다. 그렇기에 더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인걸.

 

꿈을 꿨다. 혼자서 망설이고 망설이다 그 곳으로 향했다. 몹시 비가 많이오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를지도 모르는 것의 불안함 때문이었을까. 간만에 꿈속에서 본 그것이었다. 주말아침. 운전면허시험을 보겠다고 일찍 서둘렀다. 물론 오늘도 가까스로 점수를 얻어 합격했다. 한번에 이렇게 척척 되는걸 보니 나도 한다면 할수 있는 것만 같다.

 

어제 집에 들어오는 길에 빌렸던 영화 두 편. 하나는 아는 여자, 하나는 인형사. 두편모두 보고팠던 것들이고, 특히나 인형사는 공포였기 때문일까. 매우 끌렸었다. 언젠가 그와 같이 보기로 했었던 그 영화. 나중에 꼭 같이 보자고 했던 그 대사가 참 생각난다. 그리고 얼마전에 자기는 비디오로 보려 한다고선 했던 그 영화. 그래서 더 보고팠던 것일까.

 

아는여자는 생각했던 거 보다 꽤 괜찮았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고서 컴터를 꺼고 나면 나는 인형사를 플레이시켜 보고 있을것이다. 내내 오후 내내, 뒹굴고 망설이다 그랬었다. 꿈을 꾸고 나서였을까. 괜시리 그 곳에 향해있는 내 자신을 보았다. 무심결에 날렸던 메시지. 그러고선 다시 망설이다 잠에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귓가에는 계속 플레이 시켰던 컴터의 윈엠프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얼마전 그렇게 듣고 듣다가 내내 울어제꼈다가 다시 듣고 들었던 그 수많은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울었을 때의 모습이 아니다.

 

일어남과 동시에 때맞춰 들어오신 아버지. 왜였을까. 갑자기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들어서 주섬주섬 나갈 채비를 했다. 그리고 조금은 길다싶은 월컵행. 언제나 인라인을 타러 가기전에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갈등에 휩싸인다.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러고선 결론은 나는 언제고 갔었다. 그리고 가게 되었다.참으로 운이 좋았던 것일까. 오늘은 가고 오는 길에 16번 버스를 만났다. 가는길에도 오는길에도. 그래서일까.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침 시작부터 운좋게 운전실기에 합격통지를 받고 그리고선 고맙다는 답신을 보내야 했던 메시지. 나는 왜그러한 것일까. 이랬다가도 저랬다가도 그것을 다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그는 또 무엇일까. 참으로 알수없음의 의문투성이다. 하지만 그건 그렇다. 정말이지 기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접수를 했고, 그리고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정말 기뻐해줄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함께 하고 싶었고, 그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은 듯 하기에.

 

어쩌면 저만치 멀리 가버렸을 그것에 연민일까. 아니면 나의 미련일까. 그리움은 시도때도 없이 새로운 집을 지어내고 또 지어냄이다.

 

인라인을 타러 간후에 어쩌다 보니 즐기면서 타게 되었고, 걸려온 전화한통은 참으로 다시 생각하니 우습기만 하다. 왜 하필이면 그때 전화가 걸려왔던 것일까. 그리고 왜 전화를 했던 것일까. 이제 더는 더이상은 없을 그 마음에서 주절주절 잘도 주절대었던 내 자신. 그리고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나는 그 목소리에 익숙하다. 하지만 애쓰지 않아도 이제는 그냥 안부삼아 걸려온 그 전화를 나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낼 수가 있다. 그리고 나서 돌아오기 전에 걸려온 친구의 목소리는 참으로 반가웠음이다. 고맙다 인규야.

 

돌아오는 길. 버스안에서는 역시나 귓속에 울려퍼지는 음악으로 위안삼아 그 시간을 보낸다. 조금은 돌아돌아 집에 도착하게 될 버스지만, 간만에 돌아오는 길에 탄 16번 버스는 참으로 반갑고 귀하다.

 

오늘의 인라인은 어땠을까. 그냥 만족스럽다. 기대이상의 시간이었다. 내가 앞으로 어찌될지는 모르나, 그냥 무거운 마음을 한결 가라앉혀줄 시간이다. 오늘따라 힘들이지 않고 무사히 그것도 아주 간만에 긴 시간동안 인라인을 탔다. 하지만, 땀하나 흐르지 않을정도로 가벼운 운동이었다. 내내 이렇게만 탈수있다면, 앞으로 참 좋아지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생각했던 것은 오늘 하루가 지나갔구나. 긴 하루가 마감이 되는구나. 이렇게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었구나 이다. 달라질건 없다. 내가 그곳에 가더라도 달라질 건 없으리라 생각되어. 스쳐지나가면서 그녀가 내게 해주었던 말은 그 의미였을까 라는 생각도 문득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난 괜찮아. 괜찮을 거야. 괜찮아질거야.

 

어제는 하루내내 방청소를 했다. 이것저것들 다 정리하고, 책장을 비롯한 서랍들도 모두 정리했다. 버릴건 버리고 열심히 쓸고 닦고 하고 나니 역시 청소란건 참 좋은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그리고 볼륨을 크게 해두고선 듣는 음악이란 참으로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 난 이번에도 얻은 것이 참으로 많구나 라는 위안을 삼아 어제 오늘 그렇게 음악에 흠뻑 취했다.

 

집에 다다르기 전에는 그러했다. 버스안에서 내내 간만에 돌아오는 길이 새로워짐에 내내 미소지었다. 그래 이렇게 되는거야.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

 

어리석지만, 한심하기도 하지만, 언제고 다시 겪어야 할 그런 일들과 일상 반복일지 모르지만 지나고 나면 또 아무것도 아닐 그것들이다. 그곳에 가려고 하는 것은 한번쯤은 내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여, 어려움이 없는 그런 정돈을 하기 위함일지도 모르나, 어찌보면 한낱 문제거리의 확인일 수도 있다. 연민, 미련의 한 부류가 아닐까.

 

참으로 귀한 일상들. 그 시간들. 어느 시선을 기대하고서 보내는 그러한 것들일지는 모르나, 내 시선은 앞으로도 그리 두고봐야 할 것이다. 늘 같은 일상이지만, 힘들이지 않고, 또 다시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서는 더욱 진한 회심의 미소를 스스로에게 지어보였을 것이다. 참으로 내내 소중하고 뿌듯한 일상중의 하나. 2004년 9월 19일 오늘이다.

 

 

(사진은 책의 삽화를 찍은 사진. 책 제목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호텔선인장' 삽화가 인상적으로 이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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