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그렇게 흘러가서,
지난 것 어찌되었든지 간에...나에게 자꾸만 자꾸만 무언가를 던져주고 있다.
1.
다시 이시간 되어서 방에 앉으니,
또 시작되는 하루. 그리고 참 많고 많은 시간이 지나.
그새 내가 살아온 날들이 8800일이 지나고 있다. 핸드폰을 처음 사들었을때, 무심결에,
해두었던 D-day 카운터. 두개가 되어있었는데, 하나는 내가 태어난지 8802일째를 나타내고.
그녀 태어난지 10477일째를 나타내고 있다. 우습게도 그녀나이의 카운터는 왜 해두었을까.
취침시간이 오전 6시 반이었던 관계로 기상시간은 오후 1시 반.
잠을 자긴 한건지 찌푸둥 하기만 했다. 무언가 끄적거리면서 이렇게 주절거렸던, 어제.
몹쓸게도 복사를 해두어야 겠다는 생각까지 했으면서 고이 날려버렸음은,
겨우 이렇게나마 글을 쓰게 만들었다. 물론, 다른 이유가 더 크지만..(모든 지기들에게 감사를...ㅠ_ㅠ)
어제 집에서 하루종일 혼자 버티면서,
밤늦게까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들을수 있다는 여유를 만끽하면서,
하루종일 누워서 잠을 자면서, 어쩌면 자유란 게 이런걸까 생각하기도 했다.
밤엔 맥주까지 한잔 곁들이면서 그렇게 혼자서 마냥 신나하기도 했었던 거 같아.
2.
아픈 집 - 김재진님
집이 아프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불 켜진 집이
농아처럼 고요하다.
누가 내 삶의 시동
꺼놓고 즐기는가.
바퀴 자욱 선명한
꽃잎들이 아프다.
이쯤에서 그만
지나갔으면 좋을 삶
누가
느린 속도로 내 인생
검열하고 있다.
켜놓고 나왔는지
혼자서 돌아가는
비디오 속에서 누가
내 상처
느린 그림으로 재생하고 있다.
다시
눈뜨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잠드는 시간이 기쁜
사람들 있다.
어제 글을 쓰다 문득 펼친 김재진님의 시집.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를,
집어드는 순간. 맨 처음 탁 펼치자마자 나온 시이다.
저런 시는 어찌하여 나오게 되었을고..
3.
그래. 이틀내내 느꼈던 내 스스로에 대한 그 많은 감정들은 옳지 않을지도 몰라.
그러면서도 어찌 지나가는 시간들을 고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해.
오늘 있었던 친구들과의 약속은 마땅히 할 일이 없을 주말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한
참 좋은 것이었으나 글세, 좋았다고 해야할 까 말아야 할까.
글을 쓰는 동안에 갑자기 또 무슨생각이 들어, 모니터를 닦아대지를 않나.
그러다가 또 한량없이 펼쳐진 시집을 뒤적이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해.
나라는 머리는, 집중이라는 것을 제대로 할 때가 또 언제일까.
4.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틀기 시작한 이소라의 6집앨범은 벌써, 5번 트랙을 두번반복하면서,
6번을 지나고 있음이다. 이 밤을 울려주는 이 노래들은, 참 좋기만해.
오랫만에 수다를 떨다가 와서 일까. 일찍 귀가는 그리 나쁘지 않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지만 점점 또 그렇게 또다름에 익숙해져야 해.
정작 글이라고 쓰고는 있지만, 물론 남들이 볼 때는 어찌할 지 모르지만, 그냥 주절거리는데로,
생각나는대로 그냥 마냥 저냥 그러고 있는 것일테지.
그저 끄적대는 것일뿐이지.
생각이라는 것이 그렇게 꼬리를 물고 물고 늘어져서, 끝이 보이지 않을때 즈음.
글쓰기를 마치면 그만이지만, 또 그렇게 지나고 말일이니까.
시간이라는 건 그렇게 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아물게 해서,
오늘 만난 친구는 또 서로 다름이 없이 예전처럼 그렇게 대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금물이어도 충분할 커피한잔을 타들고선 책상에 앉으니.
또 시간은 어제를 지나 오늘로 향하고 있는 것 처럼. 또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고.
5.
오랫만에 걸었던 20분의 그 시간은 여전히 그자리에 차림새는 다르지만,
귀속에서는 멋진 음악들이 주변의 환경과 어우러져,
설명절이라는 이유로 터미널은 분주히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해는 서서히 지고 있었다.
그래도, 간만에 걸은 그 길은 약속시간에 늦어 서두르고 있었지만,
참으로 좋았다. 사진기라도 들고 오는건데.
길. 난 걷는 것을 좋아하지. 똑같은 길을 걷는 것을 싫어해서 왔던길을 돌아오기도 하지.
잠깐의 여유라는 것은 언제고 가질 필요가 있음을 다시 느낀 그 20분.
오늘 하루 중 제일 소중했던 시간이었을까.
생각해보니 참으로 뒤죽박죽이 되어가고 있는 글이구나.
이즈음 해서 마쳐야 할테지..
6.
다시 깨어있음을 느끼는 이 밤. 스피커에서 울리는 멋진 멜로디. 또 그렇게 한껏 취해.
무엇도 없을 그 말들을 주절거리는 이 밤.
사람들은 무얼하고 있을지 궁금하지도 않을 이 밤.
괜시리 아무것도 없을 무엇에게 화를 내어 보낸 어제 하루도.
그리고, 특별할 것 없이 보낸 오늘 하루도.
아웅. 시간은 잘도가. 또 지나가. 기다림도 같이 그렇게 지나가.
왜 그리도 깨어있는 것일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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