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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상처따위 주고 받고..그러고..싶지 않아...

on the road../다르지만 같은 사람.

by 아이리스정 2004. 3. 3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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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아침.

3일만에 한번씩 걸려오는 아침 8시 40분경의 네 전화.

되뇌이고 되뇌였어.

'전화하지마, 전화하지마'

너에게 해야할 말을 몇번씩 곱씹으면서..

아침의 나른함에 비몽사몽..

아 그랬구나..

그래서 요며칠간..잠을 못이루었구나.

깨고 또 깨고...

바보처럼...뭐 해야지 해야지 중얼거리다..

그렇게 잠이들었구나.

전화가 올까..올까...

8시 38분.

'안오는구나...'

8시 40분.

벨이 울렸다.

 

넌 여전히 그래..

내가 무슨 말을 해도...아무 소용이 없는...

 

" 나야.."

" 응."

" 일어났어?"

" 응."

" 밥은 먹었어?"

" 네."

" 오늘 비온데...나갈때 꼭 우산챙겨가.."

" 네."

되뇌이고 되뇌였던 말을 해야할 때가 된거 같아.

" 나 할말있어~ 해두되?"

나도 나다...언젠 물어보고 했나..ㅡㅡ;;

" 먼데? 해봐.."

" 또 이러다 말거면, 전화걸지마."

" 뭐라구?"

" 너 3일만에 꼭 전화한다?"

" 그랬나..어쩌다 그냥 출근길에 전화한건데.."

아니...절대 그럴리 없어.

그애의 전화걸기가 들킨거다. 내가 알아버렸음이야.

그래.. 3일만에 전화하는 걸 나도모르게 세고 있었음이다.

3일에 한번 꼭 전화하고 있는걸...나두 어느새 알고 있었음이야.

" 할말이 먼데..말돌리지 말고 해봐.."

" 아니..그냥..그렇다고.."

어유 이 바보같은 대답이라곤..준비했던 말들을..했어야 했어. 해야만 했어.

 

그런말들...

" 오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래.."

그동안 그냥 나른함에 무심코 " 응." 하고 넘겨버렸을땐..이미 지나가버린거야.

그래서 였을까..

오늘은 이야기 하다 보니...난 할수가 없었어. 차마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았어.

다시 너에게..아픈말 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역시나 난 바보야.

기어코 한말이라곤..그랬지..

" 다시 기다리게 하지마. 나 싫다. 그러니까 전화하지마."

겨우 이 한마디 뿐이였어.

더이상 말이 떨어지지가 않아..너무..

 

" 야..왜 말이 없어...말해봐..뭔데.."

계속 물어대는 니 목소리만 그렇게 가만히 듣고 있었어.

무슨 말을 해야할지..

순간...아무것도 남지않은 머릿속이 원망스러울뿐..

그렇게 동전떨어지는 소리와 함께..계속 말해봐 라는 목소리만 듣고 있었어.

그리고 전화가 끊기기전..계속 불러대는 내 이름과 함께..

얼토당토 않는 "사랑해" 라는 말까지..

너란 사람 참 신기해. 난 왜 니 앞에선 꼭 그렇게 되어버리는 거야.

그리고 그 상황에서 해대는 소리가 사랑해라니..

그런말 하지마..제발...하지마.

 

전화가 가끔씩 걸려온 후로..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야지.

그냥 친구의 안부전화쯤으로 생각해야지.

다른 친구들 처럼 그냥 그렇게 생각해야지.

몇번이고 다짐했지만,

역시나..

그렇게 될수가 없는 너이구나..

다시 전화오면 받지 말아버릴까..그렇게 수없이 생각했던 오늘이야.

그리고 그렇게 정말이지 무엇인지 모를..그 생각들과 함께..

복잡하게 그렇게 늦은 출근. 그래서 서둘러야만 했던. 출근을 했음이야.

비가 왔어..그렇게 맑았는데도..

비가 왔어.

" 오늘 비온데..나갈때 꼭 우산챙겨가."

자꾸만 자꾸만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도는걸.

'정말 비가 오네...풋..' 하고 웃어넘겨버렸지만..

정말이지.

 

내가 어떻게 해야 하니.

다시 기다리는 것. 그리고...흔들리는 내가 되고 싶지 않아.

나. 그냥 그렇게 잊혀진채로 살아가게 내버려 둘수는 없니?

그 때의 추억만 간직하고 살아가면 안되는 거니?

죄책감이라는 게 이렇게 클 줄을 몰랐어. 몰랐음이야.

내일. 다시 네 벨소리가 들리면..

아니..듣지 않을거야.

일부러 전화기를 꺼두지도 않을거야..

아니 꺼둘까?

휴..

나쁜사람이 되고싶지 않은걸.

다시는 말이지..

다시는...그런 일 겪고 싶지 않아.

왜 알면서 다 알고 있으면서 그러니.

넌 오늘도...나 때문에...그렇게....힘들었을지도 모르는데..라는 생각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그러지 말았으면 싶은데...

이제는 끊을 수 있겠구나...싶었던 것이 더 늘어버린 것도 다 너인데.

" 담배..줄이고...알았지?"

그런말 조차도...

젠장..다시..늘어가고 있음이야. 너 때문이라고 하고 싶을정도로!

그런..나인데...다짐은 다짐으로 끝나면 안되는 거니?

왜 말이 떨어지지가 않는거냐구!

날 다시 흔들어놓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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