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을까, 그제였을까.
계속 쉬다보니 시간관념이 없구나.
문득 빨래를 널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에 걸려있는 구름들이 너무 예뻐,
아주 오랫만에 디카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 우리집 하늘도 이렇게 이쁠수가 있구나. '
눈부신 햇살아래 빨래를 널다가 갑자기 무심코 찍은 사진 하늘 몇 장.
그 중에서 하나다.
추석 연휴가 3일째 지났다.
무얼했을지도 모를,
참 시간 빨리도 간다.
지겹지만 잘도 간다.
이틀째 집에서 뒹구는 중이다.
올 추석은, 그래.
할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이제 다시 이렇게 되었구나.
정말,
참으로 제일 지겨운 명절이다.
외갓댁에두 갈테지만, 역시나 얼마전에 가신 외할아버지의 부재가 느껴질까.
참으로 우습게도, 그렇게 두분 다..
안계시네.
작년만 해도 여기저기 참 많이도 나다녔던 추석 연휴였는데.
이상하다. 왜 올해는 이러고 있을까.
언제나 끝이 날지 모르는 이 머릿속의 뒤엉킴은,
오늘 아침내내 날 괴롭혔고, 해가뜨면서야 겨우 잠듬을 청해보려했으나,
역시.
너무나도 혼란스러워서 뒤복잡하고 복잡한 머리들을 쥐어뜯고 싶을 정도였다.
무엇이 그렇게,
두 개의 대화.
갑작스레 건넨 한마디로 시작된 대화.
" 이야기 들어볼래요? " 의 대화가?
아니면, 또 다른
" 이 시간에 첨 보이는 거 같아서.." 로 시작된 한 시간 여의 대화가?
아니면 새벽녘에 본 그 영화가?
그러면 그 무엇이?
추석이라고 기름진 음식을 조금 먹었더니 그게 탈이났다.
난 또 명절때 음식먹고 탈난건 또 첨이다. 유난한 올 추석이다.
날 그토록 당당하게 만들어 버린 무엇들이,
어제의 내 모습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또 유난하게 된 올 추석은,
무수히도 많이 셀 수 없을 정도의 문자.
작년까지는 내가 먼저였던 그 안부 문자들이다.
유난하기도 하다.
사람들이 잊지 않고 날리는 문자들이 참 새롭다.
추석 잘보내라는 선배, 후배, 친척동생, 그리고 동회사람들, 친구들.
내가 꼬박 답장은 했나 모르겠다.
또 추석 잘보내라고 올해따라 유난히도 전화도 많이 왔다.
신기하다.
외계인에게도 안부를 전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아직 꽤 있다는게.
되돌아온 내 모습.
다시 보기 시작한 돌아오는 연속극을 기다리는 모습.
괜시리 티비를 주구장창 앉아서 보는 모습.
그리고선, 밤이 되면 또 이렇게 컴터에 앉아서 무언가를 주절거리는 모습.
가만히 눌러앉아서 음악 틀어놓고 듣는 모습.
'내 인생 자체가 방황이예요.'
그래, 어쩌면 끝나지 않을 그런 방황이다.
하나도 강하지 않을 그런 허술함을 강함으로 포장해 버리는 그 모습들이.
언제나 계속 되려나.
아,,
지겹다. 이 밤이.
이게. (0) | 2004.09.30 |
---|---|
그것도 재미인가? (0) | 2004.09.29 |
정말 비가 오네.. (0) | 2004.09.27 |
연휴에 비가 내린다면.. (0) | 2004.09.25 |
그렇지만, 문득. (0) | 2004.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