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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다.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4. 9. 2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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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전.

 

 

어제였을까, 그제였을까.

계속 쉬다보니 시간관념이 없구나.

문득 빨래를 널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에 걸려있는 구름들이 너무 예뻐,

아주 오랫만에 디카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 우리집 하늘도 이렇게 이쁠수가 있구나. '

눈부신 햇살아래 빨래를 널다가 갑자기 무심코 찍은 사진 하늘 몇 장.

그 중에서 하나다.

 

추석 연휴가 3일째 지났다.

무얼했을지도 모를,

참 시간 빨리도 간다.

지겹지만 잘도 간다.

이틀째 집에서 뒹구는 중이다.

올 추석은, 그래.

할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이제 다시 이렇게 되었구나.

정말,

참으로 제일 지겨운 명절이다.

외갓댁에두 갈테지만, 역시나 얼마전에 가신 외할아버지의 부재가 느껴질까.

참으로 우습게도, 그렇게 두분 다..

안계시네.

작년만 해도 여기저기 참 많이도 나다녔던 추석 연휴였는데.

이상하다. 왜 올해는 이러고 있을까.

 

언제나 끝이 날지 모르는 이 머릿속의 뒤엉킴은,

오늘 아침내내 날 괴롭혔고, 해가뜨면서야 겨우 잠듬을 청해보려했으나,

역시.

너무나도 혼란스러워서 뒤복잡하고 복잡한 머리들을 쥐어뜯고 싶을 정도였다.

무엇이 그렇게,

두 개의 대화.

갑작스레 건넨 한마디로 시작된 대화.

" 이야기 들어볼래요? " 의 대화가?

아니면, 또 다른

" 이 시간에 첨 보이는 거 같아서.." 로 시작된 한 시간 여의 대화가?

아니면 새벽녘에 본 그 영화가?

그러면 그 무엇이?

 

추석이라고 기름진 음식을 조금 먹었더니 그게 탈이났다.

난 또 명절때 음식먹고 탈난건 또 첨이다. 유난한 올 추석이다.

 

날 그토록 당당하게 만들어 버린 무엇들이,

어제의 내 모습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또 유난하게 된 올 추석은,

무수히도 많이 셀 수 없을 정도의 문자.

작년까지는 내가 먼저였던 그 안부 문자들이다.

유난하기도 하다.

사람들이 잊지 않고 날리는 문자들이 참 새롭다.

추석 잘보내라는 선배, 후배, 친척동생, 그리고 동회사람들, 친구들.

내가 꼬박 답장은 했나 모르겠다.

또 추석 잘보내라고 올해따라 유난히도 전화도 많이 왔다.

신기하다.

외계인에게도 안부를 전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아직 꽤 있다는게.

 

되돌아온 내 모습.

다시 보기 시작한 돌아오는 연속극을 기다리는 모습.

괜시리 티비를 주구장창 앉아서 보는 모습.

그리고선, 밤이 되면 또 이렇게 컴터에 앉아서 무언가를 주절거리는 모습.

가만히 눌러앉아서 음악 틀어놓고 듣는 모습.

'내 인생 자체가 방황이예요.'

그래, 어쩌면 끝나지 않을 그런 방황이다.

하나도 강하지 않을 그런 허술함을 강함으로 포장해 버리는 그 모습들이.

언제나 계속 되려나.

 

아,,

지겹다. 이 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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