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비가 와주었으면 좋겠다. 앞이 안보일 정도의 까마득한 비.
쉴새없이 내려주는 비. 이 비가 이젠 그쳐주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그것은,
어김없이..꾹꾹 눌러담던, 그 모습에 드러나고야 말았다.
아무 죄도 없을, 동생에게 15분간여를 퍼붓었다. 서럽게 울부짖었다.
언제 또, 그랬던 적이 있었을까. 그렇게 욕설과 더불어 목이 쉬어라 울부짖었다.
소리내어 서럽도록 울어제꼈다. 너무나 담고 있었던 것일까.
그건, 정말이지 내가 생각해도 무에 그리 서럽도록 제꼈는지 모를, 그런 모습이었다.
얼마전 컴터를 바꾸고 나서 하나씩 하나씩 바꾸다가...어제,
계획하고 계획해서, 생긴 여유돈-적금을 깨고 새로 부었다.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그럴까-으로
멋지고 가볍고 깔끔한 실버와 블랙의 조화가 어우러진 키보드를 샀고,
실버케이스에 맞춘다고 플로피 드라이브도 하나 샀다. 하지만 그닥 유쾌하진 않아.
그러니 또 조만간, 망가진 이어폰을 채우기 위해,
어쩌면 그만한 가격의 이어폰을 사긴 힘들겠지만, 또 괜찮다는 이어폰을 수소문해서 살테지.
하지만 CM7 은 너무 비싸다구!!!!!! -_-;;;
그렇게 wish list 에 가득 채운 CD들도 살테지. 그렇게 만족할까?
뭐에 그랬을까. 한없이 주저앉아서 내내 중얼거리고 소리지르고 퍼부으면서,
아득바득 그렇게 서럽게 울었다. 얼마나 그러했을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니,
눈이 퉁퉁 붓는다. 저 여자 왜그러나 싶었을거야. 동생은 아무죄도 없이 그렇게..
내 한탄을 처절하게 고스란히 들었을테니 말야.
참 우습고 어이없게도, 그러고 나선,
동생을 웃게 만들고야 말았다. 그리고선 나도 내내 또 웃어보았다.
속에 잔뜩 낀것을 내뱉고 난듯 싶으니 그렇게 나도 모르게 웃어지는 건.
어쩔수 없는 것 중 또 하나야. 그렇게 잠시 밖을 나서고 서야 하늘을 쳐다보았다.
구름이 잔뜩 끼었으면,,좋겠어. 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선 무언가를 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사들고 온 컵라면 하나,
신나게 먹어 제끼고서는 한숨 돌려,
소리지르고 퍼붓느라 난장판이 된 방을 보니,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니,
그렇게 열심히 걸레질을 하고나선, 이렇게 글을 올리는 중이다.
그러고나니 이 시간이 되어버린 걸 말이다.
또 다시 한번 그렇게 우습다.
비가 와줄까.
내내 애꿎은 하늘 바라보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창가에 귀를 기울여 본다.
방에서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게 아쉽지만,,,,,
출근길에 보이는 푸르디 푸른 하늘과 슬며시 오늘도 어김없이 코에 닿는 빵굽는 냄새와
지나는 아이의 해맑음에 미소 지어보았으며,
새로 들어온 학생을 위해서 시작한 밝은 얼굴로 내내 지났다.
마지막에 고녀석 때문에 또 어김없이 난장판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아무리 내가 선생이고 고놈은 어느집 자식이라지만,
어찌 그런애가 또 있을까 싶다. 물론 이런 생각은 수많고 많은 시간이 지나 느끼는 바이기에,,
이렇게 중얼거리는 거다. 어딜가나 다 중요한 존재일테니 말야.
무엇일지 모르고 마냥 주절거리는 메신져 창의 그 대화도 그렇지만,
그렇게 지나고 지나...
청소끝에 가벼이 맥주한잔에 그렇게 한모금, 같이..하면서 주절거려본다.
비가 와주기를,, 어떤 의도에서든지 그렇게 비가 와주기를 바라면서...
키보드를 산 기념으로다(?) 이렇게 톡톡 또 타자를 아무생각없이 두들겨 본다...
핑계도 좋다. 키보드를 산 기념이라니.
그렇게 놓아버린 기념으로 울부짖고 제끼고 제낀 밤. 눈이 피곤할 정도지만.
일단은 이시간 그리 즐기고, 넘겨야지.
문득 생각났다. 집에 가득한 곰인형들을 목욕시킨다면서, 하나가득 대야에 채워넣구선,
뽀글뽀글 물을 먹는 곰인형들을 신나하면서 하나씩 푹푹 찔러보면서, 내심 즐거워 했던,
그 어느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비가 연신 내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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