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찍어둔 덕분인지,
디카로도 꽤 괜찮은 사진이 나와주는 듯 하다.
모든 것은 그렇게 시간이 약이듯,
사진도 자꾸 자꾸 찍다보니 이젠 흔들리지 않고 찍게 되는 듯 하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나 욕망의 무엇으로 조금 더 있다가 여유가 있을 때 살걸 하는 아쉬움.
더 좋은 것들이 수없이도 많이 많이 나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인 듯 하다.
지글지글 집에서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와중,
이것 저것 잡일들을 하는 와중에 다시 눈이 펄펄 내려주기 시작해서 얼른 디카를 들고서
냅따 뛰쳐나와서는 셔터를 눌러댔다.
아마도 분명 부엌에서 일하시던 엄마가 날 봤으면 호통 쳤을일이지만,
어찌 또 눈 앞에 펼쳐진 거시기를 그냥 넘길 수 있으랴.
요로코롬 눈이 살며시 날리면서 조용히 내릴 때의 광경이란 마냥 기분 좋음이다.
여유가 없었던 관계로 장소를 이동해서 찍을 수 없었음이 아쉬움이다.
대체 며칠 째 내리는 눈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것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서,
언젠가부터 이 눈이라는 것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음이다.
다행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따뜻한 남쪽 지방이라고.
낮에는 대부분 녹았다가 이내 다시 밤이 되면 내리는 눈. 그렇게의 반복으로,
눈이 오고 녹고 오다가 또 다시 녹고를 반복하다 보니.
대체 언제부터 오기 시작했는지도 가물이다.
그것도 눈이 오다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금 언제인지 모르게 내려주는 센스.
뭔 속인지 하늘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당최 알 수 없음이다.
자기 앞에서 알짱거리는 내가 반가운 건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송이들이 신기한건지,
우리집 뽀삐는 앙앙~거리면서 고놈 참 귀엽고 앙증맞게도 짖어댐이다.
모든 것이 다 정리되고 난 요만큼의 무언가도 하지 못한 채 지난 제사.
언젠가부터 집안 행사의 큰 골칫거리(?)로 자리 잡은 제사가,
그것이 아마도 할머니께선 겨울을 좋아하셨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남들은 즐겁다는 몇년 전 밀레니엄의 시작 6일전, 성탄절에 돌아가셨고,
엊그제 일 같던 고것이 벌써 6년이라는 시간으로 채워졌음이다.
그렇게 해마다 춥디 추운 겨울 한창 시작 될 때 즈음에는 엄마는 큰 일을 치루셔야만 한다.
작년 어느 날, 엄마에겐 12월이 참 버거운 달이라면서 중얼 거렸던 때가 생각난다.
때맞춰 내려주는 송송 떨어져주는 눈발들이 아리송하게도 기분이 마냥 좋음이,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의 죄송스러움으로 남겨져 지난 일요일이다.
다시 여느날처럼 그렇게 월요일을 맞이하고 있는 새벽이 되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부지런하고 계시는 엄마를 보면서, 게으름에 무언가 하지 못함이,
내심 가슴 한 구석을 파고드는 기분, 물론 내가 나서지 않는게 도와주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고새 그 틈을 타 쪼르륵 조금 전 밖으로 나가버린 동생놈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제사라는 한국의 풍습이라는 것이 있어주어,
그나마 고모, 고숙들의 얼굴과 작은 아버지, 어머니 얼굴을 볼 수 있음으로..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원.^^ 마음으로나마 대신함이다.
할머니께서 더불어 할아버지도 같이 만족하셨길,
드디어 끝났다면서 한숨 내쉬던 엄마와 아빠가 편히 쉬시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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