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서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덕분에,
여느때와 다름없이 일을 해야 했던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맘껏 쉴 수 있었던 날.
그렇지만 마음이 자꾸만으로 허전하고 씁쓸하고 불편하기만 했던 날.
일찍 일어나서 움직여야겠다는 계획은 그저 늘 그렇듯 계획에 불과했던 날.
어찌나 날이 덥던지, 더 답답하게 느껴지던 날.
조금 시원해질 즈음에 답답함 조금이나 풀어보고자 모자 푹 눌러쓰고서 산책에 나섰다.
그리고 늘처럼 눈에 보이는 대로 움직이는 길에 보이는 풍경들을 담아보았다.
푸르르고 또 푸르름이 부족함이 없었던 날.
이따금씩 살짝 불어주는 바람이 땀을 식혀주었다.
서서히 걸어보면서 여기저기 담아보았음이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정말이지 여름이 가까이 다가옴을 증명해주 듯.
나도 모르게 렌즈에 담아보게 되는 풍경이다.
최근에 들어선 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이 어찌나 많은지.
가끔 생각이지만, 저 많은 아파트들에는 과연 하나도 빼놓지 않고서 사람들이 거주할까.
근래에 동네에 어찌나 많은 아파트들이 생겨났는지,
어쩌다 한 번씩 의문을 가져봄이다.
내가 여지껏 여기 살면서 근처 동네의 풍경이 바뀌어 가는 것을 다 지켜보았던 바로.
요즘이 가장 많이 변화한 듯 하다.
더위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솔솔 부는 바람.
내가 걷고 있는 이 곳은 흔히 말하는 어린이 대공원 안이다.
그리고 사진에 보이다시피 그 안에 있는 광주 민속 박물관 근처고.
고 건너편으로 한창 공사중인 장소는 예전 내가 다녔었던 유아원 건물들을 드디어 철거하고서,
한창 미술관 건립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가까운 곳에 광주 시립 미술관이 있긴 한데, 아마 짓고있는 고 미술관이 생기고 나면.
내가 사는 곳에 가까운 미술관이 두 개나 생기게 되는 셈이다.
미술관이라는 데는 가본 적이 없지만 이젠 기회가 생기지 싶다.
아마도 그런 혜택(?)을 얻을 수 있음은 비엔날레의 영향이리라는 생각이다.
그러고보니 올해 비엔날레를 하는 해인지라, 아마도 기존 건물을 보수 중이었나 보다.
불과 얼마 전의 황량함은 온데 간데 없이 푸르르게 변한 모습.
참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햇살 덕에 더운 날씨임에도,
가족단위로는 놀이 삼아, 그 외의 사람들은 산책 겸 운동 겸. 겸사겸사 해서 나온 듯 했다.
요건 실험삼아 디카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찍은 사진인 듯.
서서히 져가는 해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나무들의 뒷 편으로는 그림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요것도 테스트 삼아 찍어본 사진인데, 생각보다 의도대로 참 잘 나와준 듯 하다.
계속해서 뜨거운 날씨 덕분에 메마른 땅 위에서 곱게도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이다.
무엇보다도 색이 참 곱다.
늘 이렇게 접사로 찍는 사진들은 대게 실패일 때가 많았는데,
요번에는 제대로 하나 건진 듯 하다. ^^~ 뿌듯.
일부러 돌아가는 길을 택해서 걷고 또 걷다가,
빙 둘러보면서 뭐 찍을거리 없나 하고서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선 밋밋하니 하늘만 담기보다는 요렇게 담아주는 센스.
어찌나 신기하기만 하던지.
손질해서 저런 모양이 나온걸까. 아니면 지가 저렇게 자라난 것일까.
봉긋봉긋 자라난 나무들이 주욱 늘어선 길을 걷다가.
참 고 모냥이 희한해서 담아 보았음이다.
계속 가만히 걷기만 하면 운동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근처에 있는 산책로를 마구 올라가 뛰었다. 계단을 쉬지 않고서 한걸음에 올라갔다가,
길을 돌아서 문화예술회관으로 갈까 하다가 이내 마음을 접었다.
잠시 쉬어가면서 옆의 풍경을 담아보았는데, 약간 숨이 찼었던 걸까.
사진이 약간 흔들렸음이다.
그렇게 산책로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잠시 쉰 후에 집에 돌아왔다.
간만에 제대로 쉬는 날인지라,
그동안 시간에 쫓겨서 못만났던 친구들과 영화라도 한 편 볼까했더만.
또 이런 날은 친구들이 시간이 되지 않아주니 무슨 조화일까 말이다.
결국에는 극장가서 혼자라도 영화나 볼까 했던 마음 접고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다가 그래도 조금은 움직여주어야 겠다 싶어서,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걷고서 잠시 뛰어보기도 하고
그렇게 사진이 찍고 싶어서 움직인 것이 참 잘한 짓이지 싶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차피 오늘 운동도 쉬어야 하는데, 대신으로 땀 흘려주었으니 대 만족.
사진들을 생각만큼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뭐 어때, 그저 움직였던 길 따라 남겼음 그만이지.
역시나 가만히 집에 우두커니 있는 것 보단,
이렇게나마 광합성(?)하면서 햇빛을 쬐어주어야 몸에도 마음에도 좋은 듯 하다.
이제 벌써 1년의 절반이 지나가는 6월이 되었음이다.
올해가 되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해온게 있나 싶기도 하고,
나름대로 예전의 시간들과는 다르게 늘 재미없는 일상이긴 하지만.
무언가 차곡차곡 해나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렸을 적 다녔었던 초등학교에서 투표도 하고, 나름대로 제대로 쉬어준 휴일이었다 싶다.
예상대로 참 우습기만 한 선거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막상 당사자들은 오죽하겠나 싶다.
이제 조금 늦었지만 얼른 정리하고서 잠에 들어야 겠다.
맘껏 누렸던 여유를 되살려 일주일 중 가장 힘든 목요일을 무사히 지나칠 수 있기를.
방안이 어찌나 어수선한지 얼른 대충 정리라도 해야겠다.
사진들을 정리하기 전에 곧 구입할 디카를 어떻게 사는 것이 효율적일까 이리저리 고민하다 보니.
시간 참 많이도 지났음이다.
그럼 이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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