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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지막에 앞서.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5. 3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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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진들] - 박용주님. (1988년 4월-오월문학상 수상작 )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 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 속에 도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닢 한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있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러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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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오월이면 떠오르던 시.

이제는 지난 세월 속에 묻혀가는 것들이지만,

다시 있어서는 안될 그런 시간이지만.

별일 없이, 별탈 없이 그렇게 고이 지나가줌에 마냥 고맙기만 한.

그런 5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어찌나 시끄럽고 크게 떠들어대는지,

선거날이라는 고것 덕분에 쉬어주는 날이 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난 그저 고맙기만 하다.

그래도 투표는 해야겠지 싶어, 집에 있던 선거 홍보물을 뒤적이고 뒤적였던 나.

뭐가 그리도 복잡한지 소중한 당신의 한 표. 주권을 행사해달라는 말에,

하긴 해야지 하면서 살펴보는데, 혀를 내두를 정도의 참으로 많은 홍보물들이다.

투표를 하려고 해도 투표용지가 6장이라니 원.

이거 넘 복잡해서 하기 싫은 사람들이 많겠다 싶었음이다.

이제 3시간여가 지나고 나면 그 누구보다 긴장되고 가슴 졸일,

많은 사람들의 판결을 기다리는 후보자들에게는 참 미안하지만,

어쨌든간에 집으로 걸려오는 수 많은 전화들. 휴대폰의 문자들.

동네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걸려있는 프랑카드들.

여기저기서 불쑥 나타나 한 표 던져주십사 인사하며 건네주는 명함들.

이제 내일이면 끝이겠다 싶어,

거기에도 5월의 마지막 날이 난 그저 고맙기만 하다.

 

좀 일찍 서둘러서 투표를 그래도 해야지 싶긴 하지만, 될 수 있으려나 말이다.

그래도 어쨌든 마음 먹은대로 꼭 투표는 해야겠다 싶다.

한표라도 던져야 그래도 나중에 무슨 이말 저말이라도 자신있게 할 수 있지 않겠나 말이다.

그리고 참 기대되는 바로는 투표율은 과연 얼마쯤이나 될까 궁금하다.

더불어서 광주라는 곳에서의 투표결과는 어떨지 내심 궁금한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이제 얼른 한 숨 자고서 5월의 마지막 날의 햇살을 맞이해야 겠다.

제발이지 오늘은 자다가 깨어나거나 깨어나더라도 다시금 잠 못 이루는 일 없기를.

어제 참 간만에 그랬더니만, 아롱아롱 약간씩 날카로웠던 날이였던 듯 하다.

그래도 요즘은 잠 잘잔다고 일상 생활도 불평불만 없이 잘해낸다고 자부했던 나인데 말이다.

이제 6월되면 짙은 색이 자리 잡아가는 풍경. 맘 껏 만끽할까.

 

잠시나마 내일이라는 휴일은 무얼하면서 지낼까 생각해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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