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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4. 10. 15.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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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날림.

 

어디나 삶의 풍경은 똑같고 삶은 또 반복되는 게 분명하다.

자연을 보고 있으면 틀림없이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매년 돌아오는 절기의 흐름이나 생물들의 태어남과 죽음을 보아도 그렇고,

흩어졌다 모이는 하늘의 구름을 보아도 그렇고,

심지어 비가 내리는 방식을 보아도 그렇다.

초여름에 내리는 비는 굵게 한 번 오고 잠시 쉬었다가 가늘고 한 번 오고,

또 잠시 쉬었다가 굵게 한 번 온다.

그런식으로 반복해서 세 차례쯤 내리고 나면 비가 멎는다.

(중략)

오래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이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김형경님의 소설 '성에' 중.[사랑은 인생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시작부분]-

 

 

1.

또 글을 올리다가 날렸음이다.

그것도 반복일까. 정말이지 머리속에 남은 게 없다.

이미 한번 다 털어내버리고 나니, 남을 게 없다.

그것이 참 속상하다.

열심히 글을 올리고 나서의 컴터의 버버벅과 함께 마비 됨은.

역시나 오늘도 큰 맘(?) 먹고 올린 글이 날아가 버렸음이다.

 

2.

그럼 아까 올렸던 글을 최대한 생각해 내어 적어볼까.

 

3.

오늘도 돌아와 보니 이 자리다.

그것은 무엇일지 모르는 망설임의 시작으로 인해,

겨우 거뭐진 면허증을 찾아옴과 함께 시작되었다.

그리고 있지도 않을 돈에 -내일 당장 버스비도 없다- 한개에 1000원이나 하는 사과를

너무나 먹고 싶은 마음에 무턱대고 사들고선 친구에게 오늘 드디어 면허증을 찾았다는

문자를 괜시리 날리면서 일하러 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래도 자격증이라는 명분으로 받아든 면허증은 내심 기분이 잠시나마 좋았다.

여전히 귓속에서는 Radiohead의 Hail to the Thief 앨범이 흐르고 있었다.

잠을 자고 싶지가 않았다. 아니 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을 떴다.

괜시리 날려보았을 잠들기 전의 문자는 망설임의 후회다.

집을 나섬과 동시에 만난 초등동창 친구는 날 한 눈에 알아본다.

난 역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음에 틀림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음이다.

나라는 사람은 얼굴에 무슨일이 있으면 티가 잘나는 것은,

어쩌면 다행일지 모른다.

 

4.

얼마전 김형경님의 '성에'를 읽다가 발견한 저 부분은,

날 멈추게 했다. 반복하고 반복해서 저 부분에서 머리가 멈추었다.

역시나 난 그래서 김형경님이 좋더라고 내내 외쳐대고 있었다.

 

5.

사과는, 생각보다 맛이 없었다. 사과를 굉장히 좋아라 하는 나로선,

고르는 것도 남들 못지 않는데, 이번건 조금은 실패작이다.

그래도 하루 내내 두개나 먹었음이다.

두번째 먹었던 사과는 나름대로 달콤했다. 위안이 된다.

 

6.

아무리 삶의 풍경이 똑같고, 삶은 반복되는 게 분명하다지만,

요즘같이 또 이럴까 싶다.

알수 없음은 나의 행동하나 하나에도 스며들고 있다.

집을 나서는 길에 어떤 것일지 모르나 마냥..

mp3 player 를 집어 던지고서-될수 있다면 그것을 없애버리고 싶다-CD player 를 들고 나섰다.

역시나 또한번 새로움을 던져주는 그들의 음악이다. Radiohead.

요 며칠내 또 무언가가 다시 반복되어 시작됨이다.

익숙한 길. 한달 반여를 그 길로 버스를 타고 다녔지만, 오늘따라 새로움은 멀까.

 

7.

저번에 다친 후유증으로 아직 무릎과 손바닥이 많이 아프다.

거의 나아가는 팔꿈치의 상처와 비교해 볼때 참으로 오래도 간다.

혹 뼈에 이상이 있는건 아닐까.

그렇다면 난 인라인 타는 것을 다시 재고해 보아야 하는 걸까.

지금 맴도는 망설임은 앞으로 사야할 멋진 장검은 인라인을 팔아서 사야 겠다는 거다.

내가 정성들여서 사고 또 사들인 인라인에 들어간 돈은 족히 장비만봐도 실가격으로

100만원은 넘을 듯 싶다. 명검을 사고도 충분히 남을 돈이다.

" 한가지만 열심히 하지 그랬어."

지쳐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주어진 것을 해냈다.

오늘 1번 스무번 반복해서 한 것을 내일은 2번 스무번 반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내일, 또 다음내일, 내일, 내일..그렇게 열심히 휘둘러야 겠다.

그래, 좀 전의 미소지으면서 집에 돌아오던 기분으로 열심히 해야 겠다.

망설임의 또 한가지 결론은,

내일은 적금통장중 하나를 없애고 돈을 찾아서 교통카드를 사는 것이다.

술은 먹지 않을 거다.

운동도 빠지지 않을거다.

그리고 주말에라도 영화를 한편 봐야겠다.

난 풍족함이 어울리는 사람이다.

 

9.

그래도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시험성적이 결실을 보는 건 기분이 좋다.

단 한명을 제외하고선,

하지만 그애도 나름대로 많이 성과를 본 듯하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하루의 마지막 타임 수업이 중등 수업이라는 것이다.

난 그 애들이 참 좋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내일 다시 한번 또 그 결실을 보게 되었으면 좋겠다. 반복의 결실.

 

10.

10월의 유혹.

가을여행의 계획.

그것은 서울에 놀러오라는 말도 그 어떤 것도 날 흔들지 못함이다.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얽혀있는 10월은 또 다시 날 묶어두고 있음이다.

산사 수련회라는 것이 있다는 오늘의 뉴스는 또 한번 날 아쉽게 만들었음이다.

머리의 한계다. 그 이상은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오히려 새로이 넣은 글자들이 많을 뿐이다.

결론이 무엇이었을까.

김형경님의 '성에'를 읽으면서 내내 저 구절이 맴돌고 남았음은,

어찌 보면 그 때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그러한 것이 었나 보다.

다시금 그 책을 거머쥔다 해도 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겹게도 반복되고 돌아감은,

또 애를 써 올려놓고 잊어버렸음에도 다시 글을 올리게 되며,

그러고서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는 자신이다.

우습다고 해야 할까.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 그리고 고맙다.

그 동생의 따스한 안부전화. 더불어 어제의 그 친구 전화 한통도.

 

11.

그렇게 다시 10월 15일이다.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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