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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12월 어느주말에.

on the road../다르지만 같은 사람.

by 아이리스정 2004. 12. 2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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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것을 느끼게 해준,

2004년의 어느 주말에. 나는.

내 자리는..

거기였다.

 

 

1.

12월은 학생들에겐 참으로 지겨운 달.

12월은 어머니들에겐 참으로 버거운 달.

12월은...

 

 

2.

몇명 안되는 중학생을 가르치는 와중에,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성적을 얻게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최선을 다해 가르쳤다.

다들 성적은 최고조.

그런데 왜 이다지도 기쁘지가 않을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여서?

아니면, 나무랄데가 없어서,

그렇게 내가 가르친 아이의 시험지를 채점을 매다 보니,

정말 알수 없는 문제 하나. 그렇게 딱 하나를 틀렸다. 고놈 머리가 영특한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애 말고 또 그렇게 하나만 틀려온 다른 아이보단,

그렇게 장할 수가 없어서 참 좋다.

내일은 애들에게 조촐한 파티를 해주어야 겠다.

열심히 다해주었으니 그리고, 힘든 기말고사 기간을 잘 버텨주었으니,

나에겐 친구나 진배없은 그 녀석들,

고놈들..

너무나 고마운 건 사실야.

그래서 나는 실상 그렇게 남들에 비해 외롭지 만은 않은 사람.

날 선생이라 불러주는 그런 사람들이 있으니 말야.

 

 

3.

어제는 김장하는 날.

우리 엄마에게는 12월이 그렇게 버거울 수가 없다.

할머니 제사에, 김장에, 연말 모임에,

정말 두명이어도 모자란 우리 엄마.

너무너무 심하게 감기를 앓아버리는 바람에, 많이 도와드리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 도왔다.

의외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빠른 시간안에 다 마칠 수 있어서,

잘 마무리 되고,

그렇게 참 반갑게도 비가 와준다.

 

 

4.

벼르고 벼러서 한달 전쯤 부터 준비했었던 모임.

그것은 앞으로 내가 가야할 벅참이나, 힘듬의 연속이 될지는 모르지만,

참 신기하게도 그렇게 사람들이 나로 인해 모였다.

생각의외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그렇게 모임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잘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리 사람들을 앞에 두고서 당당히 내 의견을 말하고,

대 선배님들이 지당하다고 받아들여주시고,

그렇게 따라와 준다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뿐이다.

간만에 나간 대학근처는,

전날 방학이 되어서 붐비고 정신없는 그런 사람이 무수히도 많은 그런 공간이었다.

참으로 간만에 가보니 그렇게 또 느낌이 다르더라.

내, 시간들을 무수히도 많이 보냈었을 그 장소에서,

다른 머리로,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웃으면서 사람들과 함께 보내고 나니,

참,

다행이다. 그렇게 또 다행이다.

 

 

5.

새벽이 한참이 지나서야 돌아오는 길에,

그 시간에도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신이 갈고 닦고 나아가는 길을 향해 열심이다.

거리에 가로등이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거리를 비추듯,

그리고,

무수히 많은 잎들을 떨어뜨리고선 버티고 있는,

나무들,

그렇게 계절이 지나 또 다른 모습이 되기를 바라는 모습.

참 신기했다. 한참을 올려다 보았던 그 가로등 밑의 나무가 눈에 선하다.

 

 

6.

지나는 주말밤.

비가 온다.

12월에 또 그렇게 비가 오니 참 재밌고, 또 우습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주말 아침 아버지가, 중얼거리시던,

" 눈 한번 안오고 방학하겠네~"

하시던 말씀은 그렇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내내 춥고 또 추워서 그렇게 해마다 많이도 내리던 눈이 올해는 오지 않으려나,

싶어서.

그렇게 가만히 눈이 소리없이 오던 어느날,

새벽에 춘천에서 소리소리 지르면서, 아무도 밟지 않던 눈길을 밟으면서,

뛰어다녔던 그 때가 새삼스레 떠오른다.

언젠가 서울역에 다다랐을때,

눈이 너무 많아 한쪽에 치워둔 눈이 내 키를 훌쩍넘었었던,

그때가 생각난다.

 

 

7.

조용히 듣고 픈 음악을 들으면서,

언제고, 앞으로도 그렇게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내 자신은.

그렇게 어느 자리에 서서 또 그렇게 지켜보게 됨이라고 생각하니.

그래도,

여전히 배울것 많고 얻을 것 많은 속이라고 생각하니.

내 일상, 남부럽지 않은가 말이다.

 

 

8.

마지막 하나더.

못내 그동안 기대고 기대었던 또 다른 한사람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 그만 할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던 고마운 주말.

그리고 미안함.

 

 

내일이 되면,

그렇게 웃으면서,

살짝 젖어든 하늘과 그 모든 것들,

이쁜 모습으로 생각으로 바라봐 주어야지.

다 고마운 것들.

미안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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