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특별하다 여겼던 자신이
평범은 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이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 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따위가
시들어 버리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도 있다.
우리는 여지껏 우리가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싶었던
그 감정을 무시한 채,
영원할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하던 감정이
다 타버려 날아가는 순간에만 매달려
절망에 빠지곤 한다.
순간은 지나도록 약속되어 있고,
지나간 모든 것은 잊혀지기 마련이다.
어차피 잊혀질 모든 만사를 얹고,
왜 굳이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며 사는게 아니다.
어차피 잊혀질테니, 절망하지 말라는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무라카미 라디오’ 中 에서
나의 위치가 그래도 나쁜 건 아니고
잘 되어가고 있다 그리 여기고,
잘해나가고 있다.
모든 건 내게 주어진 기회라 여기다보면,
그렇게 다시 1년이 지나 있을거다 그리 여기자.
예쁜 잠을 자고 싶다.
아니, 기분좋게 일어나는 잠을 자고 싶다.
지난 5년이 싸그리 없어져 버리는.
그런, 괜찮은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잊혀지는 기적을
맞이하고 싶다.
그리고 절대 잊지말아야 한다.
네가 아니라 저 많은 사실들을.
나는 살아있음을.
함께 한다는 것은. (2) | 2022.12.26 |
---|---|
내게 칼자루가 하나 주어진다면. (0) | 2021.12.17 |
절대로, 그 뒤로는 절대로. (0) | 2021.04.06 |
오늘, 아니 내일. (0) | 2021.03.17 |
진심과 진실의 경계. (0) | 2021.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