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14년 가까이 함께해 온 내 멍뭉이 용이냥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용이가 간 뒤로 찾아간 집은 허전하기만 했다.
몰랐는데 내가 독립한 이후로
늘 가까이 지냈던 부모님께서 더 마음 아프시고
허전하실 거라는 걸 처음엔 생각하지 못했다.
부모님께서 제일 허전해 하시더라.
늘 저렇게 웃고 언니만 보면 헤헤거리던 녀석이
언젠가부터 앞이 안보이고,
귀가 안들리기 시작하고,
그래도 조금 신경써주니 무지개다리 가기 전엔
다행히 빠지기만 하던 털도 많이 좋아졌었더랬다.
그동안 고양이와 강아지를 비롯해
많은 동물들을 키워왔지만……
태어날 때부터 생을 다할 때 까지 함께한 녀석은
울 용이 한마리 뿐이다.
중성화도 못해줬고,
좋은 곳에도 자주 데려가지 못했고,
몇 년 전에 사상충 감염되서
큰 돈 들여서 치료는 했지만,
평소에 그렇게 건강관리에도 힘쓰지 못했었다.
어찌 그리 못해준 것만 기억이 나는 걸까.
가기 전 날 내게 그렇게 안기려했는데……
그냥 같이 있어줄거를 ㅠ ㅠ 이렇게 후회스럽다.
정말로 다행스럽게 전 날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을 다 먹고 아빠가 쓰다듬어주니~
이쁜 짓은 다해줬다고 하고~
다행히 마지막 갈 때 엄마가 곁에 있어주셔서
어찌나 다행인지 말이다.
병원에 급하게 데리고 가는 도중에 도착하자마자
차 안에서 간 걸 보니 엄마는 나름 효녀라고 하셨다.
일부러 함께한 울 용이가 행복해하던 영상들만
계속해서 보고 싶을 때 보고 있다.
그래야 못해줬던 것들이 조금이나마 덜할까 싶어서~~
처음 우리집에 왔던 두마리 중 너무 눈에 들어와서
내가 택했고 좋은 이름도 내가 직접 지어주고,
아버지의 반대로 집 안에서 크다가
마당으로 쫒겨났을 때 엉엉 울던 기억.
처음으로 조그마한 녀석을
세면대에 놓고 목욕시켰던 기억.
늘 가던 곳만 산책하다가 처음으로
다른 곳에서 산책할 때 그리도 신나하던 모습……
처음으로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탔을 때 겁내하던 모습.
오랫만에 본 내 모습에 집에서 ”우웅?“하면서
마중나오다 집에 머리를 쾅 박던 모습^^*
모든 것이 나의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을거 같다.
모든 추억을 담아두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너무너무 사랑하고 늘 보고싶은 우리 용이.
그 곳에선 아프지 말고 편안하게 행복하게 지내렴.
나름 갈 때가 된 거 같아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다리를 주욱 뻗고 축 늘어진 용이를 안게 될 줄은,
마지막을 보지 못할 줄은 몰랐다.
나중에 꼬옥 나가고나면 마중나와 주기를……
최근 들어서 살만하고 자알 지내고 있다했는데,
내년 봄에도 같이 꽃구경 할 생각만 했는데,
그렇게 내 곁을 떠났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어찌나 허망한지……
아쉬운 마음은 한동안 오래토록 가시지 않을 듯 하다.
꼬옥 꿈에 나와주기를 그렇게 간절히 바라고 있다.
용이가 쓰던 것들을 주말에 되서야 정리하고 나니……
많은 생각들이 또 들어 이렇게 글을 적는다.
늘 당연히 함께 한다는 존재와의 헤어짐은,
또 다른 기분이라는 걸, 새삼스레 여기는 요즘이다.
함께여서 너무나 행복했고,
나만 바라봐줬던 언니 바보 용이.
내 곁에 있어줘서 너무나 고맙고
너무나 미안해 용이야.
기록으로 이렇게나마 남겨둘게.
언제든 보고 싶을 때 이렇게나마 맘껏 볼게~~^^*
올 크리스마스에는 꼬옥 안아줄 수가 없었구나.
너무나 그립다 내 멍뭉이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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