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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칼자루가 하나 주어진다면.

thinking about../나는.

by 아이리스정 2021. 12. 17.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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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가? 미로 속에서 완전히 길을
잃었을 때 처럼. 모든 건 당신 잘못이다.
왜냐하면 매번 어느 쪽으로 갈지 당신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도 안다. 미로 밖에서 미로를 빠져나간
사람들이 미소 짓고 웃는 소리가 들리니까.
가끔은 미로를 이룬 산울타리 사이로 그들의 모습이
얼핏 보이기도 한다. 나뭇잎 너머로 스쳐가는 형체가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여기를 빠져나가서 아주
행복한 듯 하다. 당신은 그들에게 화가 난 게 아니라
여기서 나갈 능력이 없는 자신에게 화가 난다.
안 그런가? 아니면 나만 미로에 갇힌 걸까?

- 책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중에서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거 같았다.
첫 다섯줄을 주문처럼 외고 살아가는 요즘이어서.
그 와중에 읽게 된 책에서 발견한 문구를 보고
몹시 당황스러웠다.
그래, 내게 특별했을지도 모르는 그 시간들은.
단지, 그저.
내게만 특별했을 뿐이다.
모든 게 얼른 결론이 나버리는 생이면 좋겠다.
내게 칼자루가 하나 주어진다면
어디로 향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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