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어린이날을 맞아 하루 강의를 쉬어준 날.
머리를 쉬어 주어버린 탓일까.
중학생들 수업하는 데도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
그것,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오늘 그랬다고 이야기를 하니 문득 되돌아오는 대답이란 게.
"습관이란 게 그리 무섭다니까요."
5살 아래지만 그렇게 동생들에게도 배운다.
아니 그렇게 또 알아간다.
그것이 바로 배움일까.
소리치고 계산에 시달리고 아이들의 질문에 시달리고
무언가 시간에 쫒겨 바삐 돌아가야 할 하루가.
그렇게 멍멍하게 지나가버렸다.
그 와중에 내내 머리속을 꽤차버린 것은.
왜 비워지지가 않을까.
역시나 내 머릿속을 가득채우고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여전히 아직도 그것들일까.
아무 생각없이 늘처럼 그렇게 입고 나선 하늘색 이쁜 옷.-그가 사준.
스스로 중얼거리는 그 무엇도 위안할 수 없는 상황.
그러고선 하루내내 멍멍했던 그 시간들 지나.
아이들에게서 건네받은 사탕으로 인해 입안이 씁쓸할 그 상황.
5월의 넷째날.
주저 앉아버리고 싶을 그 느낌.
내일 다시 그 곳에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일까.
가벼이 안마를 해주시면서 신경을 많이 썼다는 관장님의 말에,
"그래도 오늘 한 애가 만점 맞아왔어요." 라며 소리치는 나를 보면서,
내심 걸렸을까. 오늘 시험본다는 3명의 애들덕에 걱정이 스며들어 있었나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오늘..내내 멍멍했던 나를 위로해주는 달콤한 유혹.
귓속에 울리는 윤도현의 노래 속에서 한숨 내려 앉아버렸다.
또 돌아와선 문득 보았던 김동률의 사진도. 핫....
지금 올리고 있는 노래와는 다르게 그렇게...그렇게.
어찌보면 유치하기 짝이없는 그 가사 하나하나가 처음 듣는 멜로디임에도 쑥하고 들어와버렸다.
원래 음악을 처음 접할때는 멜로디에 귀기울이는 나와는 다르게.......
가사들이 들어와 박혀버렸다.
눈에 눈물이 맺혀 버스안에서 울어버리고 싶었을......
이별은 만남보다 참 쉬운건가봐 차갑기만 한 사람
내 맘 다 가져간걸 왜 알지못하나 보고싶은 그사람
사랑했나봐 잊을 수 없나봐
자꾸 생각나 견딜 수가 없어
후회 하나봐 널 기다리나봐
또 나도 몰래 가슴 설레여와 저기 널 닮은 뒷모습에
기억은 계절따라 흩어져 가겠지 차갑기만한 사람
빈 가슴 애태우며 난 기다리겠지 어설픈 내 사랑은
사랑했나봐 잊을 수 없나봐
자꾸 생각나 견딜 수가 없어
후회 하나봐 널 기다리나봐
또 나도 몰래 가슴 설레여와 저기 널 닮은 뒷모습에
기억은 계절따라 흩어져 가겠지 차갑기만한 사람
빈 가슴 애태우며 난 기다리겠지 어설픈 내 사랑은
못되게 눈 돌리며 외면한 니 모습 모른 척 할래
한번쯤은 날 뒤돌아 보며 아파했다 믿을래
바보인가봐 한마디 못하는
잘 지내냐는 그 쉬운 인사도
행복한가봐 여전한 미소는
자꾸만 날 작아지게 만들어 멀어지는 니 모습처럼
언젠가 다른 사람 만나게 되겠지 널 닮은 미소짓는
하지만 그 사람은 니가 아니라서 왠지 슬플 것 같아
잊을 수 없는 사람
-'사랑했나봐' 전문. sung by Yoon 씨.
그것이었나 보다. 그것이었다.
내 마음 쉬어주어 지났을 하루에 습관처럼 찾아와 준 여유에 머리속에 가득차 버렸을.
그것이었나 보다.
내내 인지하지 못했던 멍멍함의 휴식은,
아마도 그것이었나 보다.
차츰 자리잡아가는 일상.
그리고 원치않을 계획에도 없을 의외의 만남. 의외의 연락. 그것들이,,
나를 무겁게 해버리는 와중에.
돌아오는 길. 아카시아가 활짝 꽃을 피우고 있을 그 길 걸으면서,,,,,,
그렇게 지나는 하루이건만.
방에 돌아와 횡하니 비어버린 벽을 바라보면서 뿌듯해 할 그런 상황이건만.
이제는 진한 에스프레소 향을 찾지 않아도 될 그 밤이건만.
내내 중얼거렸던 "놀러가고 싶다." 는.
아무래도 간만에 찾아와준 휴식에,
그리고 습관에 벗어난 하루였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가벼이 넘어가주어야 할 .
그런 하루이건만.
난 쉽고 가벼우면 안되는 사람인가봐. 그런가봐.
습관의 일상에서 벗어난 하루의 일과.
한번쯤은 일탈의 느낌 살아주어야 하는 것의 필요성.
절대의지의 탈환을 노리는 시간에게 마음을 내어주어도 되는 것의 습관.
산책의 연장선. (0) | 2005.05.08 |
---|---|
그렇게....이제는. (0) | 2005.05.07 |
청소. (0) | 2005.05.04 |
what? (0) | 2005.05.02 |
A Honeyed Qustion. (0) | 2005.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