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밤을 보내버린, 그 밤.
참 멋진 그 술집. '이자까야' 에서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잘생긴 꽃미남. 꽃미녀들 알바생들과의 잠시 대화는.
이제는 나도 어느새 그 나이가 밑에 사람들을 더 많이 끼고 있게 되어있구나 라는 생각 일깨워 준.
그 밤에. 결국엔 다시 가게 된 그 술집.-언젠가 사진을 여기 블로그에 올린듯한.
아니 무엇일지도 모르겠는 그 밤 지나고 나버려,
조금더 즐겨버릴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
그 것. 남아서일까. 횡하니 그 기분.
내일 시험본다는 불안해 휩싸여 있는 그 애에게는 믿어 의심치 않음에.
차분히만 해달라는 그 말. 남기고선.
이제는 시험이 끝난 그 여자애들을 앞에 두고선 내가 뱉어낸 말이란.
우에...이제는 애들에게 내던져버리는 말은 그만해야해.
하지만 늘상 그렇지만 가끔 애들 요즘애들 하는 말이 정말 사실이라는 그 것. 실감케해.
대화가 되어버리니 말이다.
"내가 좋은 선생은 아니지?" 라는 말에 센스 많은 그애.- 아, 이번 시험에 만점을 맞은 그 애.
"아니요. 저희가 좋은 학생이 아니지요."
그래 고맙다.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말아.
앞으로 어찌 될지 모르지만 작정하고 단단히 마음 먹고선 해야겠어.
다짐하게 해주던 그말. 고마와.
그래 고마와.
새로이 시작한 고등학생 그애는 죄송해서 점수를 못내밀겠다고 우겨.
"아냐아냐 난 괜찮아.말해봐." 끝까지 파헤치고선 내심 조금은 기대했던 그 심정이 무너져버려.
느지막하게 와주신 그 애 부모님에게 들었던 한마디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어..
동생은 만점을 맞았으니 이해해달라면서 웃었던 내가 생각나.
그러면서, '그래, 지금처럼만 하자.' 라는 다짐을 안고 나선 퇴근길.
운동이 되지를 않아 내내 버벅대던 것.
그것. 오늘 지나고 나면 그만일까.
지난 밤이 내게 주는 잔재는...그렇게 오늘 지나면서 건네온다.
멋질 이 음악과 함께. 오늘과 어울려서 생각났던 멜로디. 다시 들으니 참 좋아......까닥. 까닥.
* 덧붙임.
창 앞의 나팔꽃 덩굴이 흔들리는 것을 보시고
지나가는 바람이 한숨짓는다 의심하시려면
그 푸른 잎 뒤에 내가 숨어
한숨짓는 줄 아세요
그대 뒤에서 무슨 소리 나직이 나서
그대 이름 멀리서 부른다 의심한다면
쫓아오는 그림자 속에 내가 있어
그대를 부른 걸로 생각하세요
한밤중에 그대 가슴 이상하게도
산산이 흩어져 설레고
불타는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
볼 수 없지만 그대 바로 곁에서
내 입김이 서린다 생각하세요
-에스파냐의 시인. 베케르의 시 전문.
이 글을 올리는 와중 한 지인이 레폿때문에 건네온 시 한편. 좋아한다는 시 한편.
내 느낌을 물었다.
마지막 연만 건넸을때의 느낌. 내 느낌은.
차가운 소주잔. 그러니까 막 냉장고에서 꺼낸 소주를 담은 찬기운 서린 소주잔이 생각나는군요.핫.
한밤중에 그대 가슴 이상하게도 산산이 흩어져 설레고 입술에 불타는 입김을 느끼시거든
<--술 한잔 생각나거든.
눈에는 안 보여도 그대 바로 곁에 내 입김이 서린다고 생각하세요
<--그 불타는 입김 서리게 할 그 느낌 잠재워줄 나의 차가움으로 그대를 식혀드리리다.소주잔 왈..^^;
전문을 건네받고선 바로 느낀 내 느낌은.
바람이 지나는 느낌..지나간 과거의 스쳐감.
건너에서 들리는 환청의 느낌..과거의 잔재..
한밤중의 미열...잊혀짐을 원하는 지난 과거에 소주한잔?
아마도 제 상황에 부딪히는 저 시의 느낌일거야. 그래서 시는 좋아요.
내 느낌 좋다면서 고이 받아주면서 아름다운 글을 찾아야 한다면서 건네는 질문에,,
난 오월이고 하니 박용주님의 '목련이 진들'이 어떻겠냐고 건넸다. 좋다니 다행..^^ (레폿 잘해요~)
싸이홈피에 시험문제를 낸다던 교수 덕에 어쩔 수 없이 싸이를 싫어함에도 싸이홈피를 만들었다던,
그 말 생각나. 정말 많이도 나를 웃게했던 그 말.
더불어 "왜 실론티는 1.5리터가 없을까" 란 시원한 질문했던 그 것.
오늘 글의 제목과 어울리는 까닥.까닥.의 저 레폿을 낸 장본인. 또 다른 교수의 행각이 나열되면서...
우습다. 유쾌해.
내가 다니던 그 대학에서 저런교수 있었다면 또 달랐을까 생각해보면서..
밤이 지나면서 건네지던 문자들과 이 대화에 그 지난 밤의 잔재 날려버리는. 지금.
Ego-Wrappin' 의 老いぼれ犬のセレナ-デ (늙은 개의 세레나데)...함께하고 있다.
오히려 글을 올리는데 내가 도움이 되었다면서 고맙다는 말 함께 건네면서..^^
자야지. 고이. 잘자야지. 컴터 넘 조용해서 참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