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날. 주말의 퇴근길이었나 보다.
집에 막 들어서면서 하늘의 사진을 담아보니 벌써 하루해가 지고 있었던 거 같아.
누구는 그렇지.
늘 그렇지만.
"잘 지내?" , "뭐하니?" , "좋은 하루 보내." , "맛난 점심 먹어."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지? 잘쉬어."
사람들과 오가는 대화는 여전히 그렇지.
그러다 가끔은 아주 반가운 안부도 섞여있지.
그 대화 속에서의 진심이 무엇이든지 그렇게.
마음이 중한 거자나. 진심이든지 아니면 그것이 진심을 가장한 거짓이든지.
저 하늘 아래. 우리집. 이 방에서 살아낸지가 벌써 20여년이 훨씬~넘어가고 있지만..
그렇게 가끔은 집에 들어오기 싫을 때도 있고,
아님 저 하늘을 보지 못하고 새벽의 미명이 밝아오면서 들어올 때도 있고.
늘 그렇지만 밤에 하늘에 덩그라니 달이 뜨고 나서야 하루의 마감을 들어올 때가 대다수지.
오늘 밤에는 그렇게 그 아래 있는 내 방.
우리집 위로 비가 시원하게~ 내려주었으면 참 좋겠다 하는 마음을 바래본다.
마음을 비우는 것에 있어서는 그닥 어렵지만은 않기도 하고,
또는 너무나도 어려워서 비우다 비우다 못해 내뱉어 보아도 그렇게 힘들고 지치기도 해.
하지만, 어느 한 순간에. 그것은 또 그렇게 넘겨져.
그러고선 또 내일의 해가 뜸의 아래에 자리잡아.
그것이 비단 나뿐만이 아닐지라도 무수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오늘의 해를 맞아 살아내.
살아가는 것도 있겠지만. 나는 적어도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내는 듯 해.
그리고 아주 가끔은 그 살아냄을 살아가는 속에서 묻혀버리도록,,
끝없이,,질주하여 달리기도 하고. 천천히 한 걸음 내어보기도 해.
주말이라는 시간을 이용해서 나의 열정을 만끽했었던 지난 2년여 간의 인란질도 비롯하여.
이제는 시간이라는 것이 나를 허락치 않아서 아주 가끔씩만 여기 저기 돌아다닐 수 있고,
영화라는 것도 본지가 참 오래된 듯 해.
그것 또한 내 마음 먹은대로 실행하다 보면 언제든지 해낼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자나. 한 번 또 그렇게 쉬게 되면 끝없이 쉬어져 버리는 게 사람 마음 인 것 같다.
오늘. 출근길을 나서면서,
역시나 오전에 늦은 잠을 청하다가 지각을 하는 바람에 택시를 타게 되었지만,
어제 너무나도 막심후회급의 그 과오를 어떻게 지울까 내심 고민을 하면서 나섰다.
주어진 것을 내팽겨쳐 버릴 수는 없는 거니까.
애들에게 아무리 소리내어 박박 긁어대고 내질러 보았자.
그저 애들은 애들 뿐이고 나를 선생으로 생각하면서 그렇게 뭐라도 하나 더 배우기 위해 오는데.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건 누군가에게 수학공식 하나. 역사속의 어떤 사실이 아니야.
그래서 아무래도 누군가를 가르치는 게 세상에서 젤 싫은 일인데 하고 있다고 중얼대는 걸까.
나 정말이지 하고 싶은 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건데.
아이들을 가르치더라도 무엇이 옳은가가 아니라.
그 아이들도 지내고 살아야 하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냐 하는 건데.
그렇게 오늘도 한 명씩 한 명씩 감싸 안으면서,
진정 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그 머리가 될 수 있도록 애써 보았다.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애들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그 어떤 것도 옳다고 그르다고 판단 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거늘.
세상 속에서 살아내야 하는 일상들이 어떻게 해야 정말로 평범해질 수 있을까.
그래서 아무래도 누군가가 평범해지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했었나 보다.
사람들의 그 마음들. 어떤 기준의 잣대로 판단되어지는 것이 조금 아쉬우면서 말이다.
오늘 그렇게 마음다짐을 하여 아이들과 오후 한 때를 보내고 나니.
어느 새 오늘의 해는 져서 달을 띄워보내고.
그 달을 보면서 이 순간 나를 찾아와준 이 밤과 같이 하면서 오늘의 일상 되돌아 봄이다.
잘 지나갔지? 오늘도 잘 살아냈지? 그렇게 지나주어 고마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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