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지 말았으면 하는 날이다. 그저. 그렇게 편히 잠들 수 있게 해줌이 너무나 고마웠던 밤이었나 보다. 그러고서 일어나니 아침 해가 떠있다. 조금 덜 먹은 맥주 한 캔이 아쉽긴 하지만, 그건 늘상 있어온 일이다.
장마라고 해놓고선 날씨가 이게 뭐냐 싶다. 비가 아주아주 살짜기 조금씩 내리는 듯 하더니만, 그것도 아닌 듯 하다. 오전 마당에 나가니 우리집 강아지 뽀삐가 놀아달라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 본다. 하지만 그저 나도 같이 처량하게 바라볼 뿐. 별 대책은 없다. 그저 그렇게 같이 바라봐 줄 뿐.
방에 들어앉아 아이스크림 하나를 물고 아그작 아그작. 오늘은 또 어떻게 지나가 주려나. 밤새 켜져 있었던 컴터를 좀 식혀주어야 겠다.
조만간에 개봉할 영화들을 몽땅 봐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달콤한 인생 이후로 영화를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역시나 여름이라고 이러저러한 영화들이 많이 개봉을 하는 듯하다. 그러면서 생각나는 것이 안병기 감독. 이젠, 아마도 안병기 감독의 영화를 안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그러하다. 늘 시간이 문제이라지만, 그것 역시나 내 자신 스스로가 나를 이끌어 간 것인 것을. 그렇게 당분간은 휴가가 되더라도, 아니면 주말의 여유가 찾아와 주리라는 그 소리도 반갑지 만은 않은 듯하다.. 후유증은 여전할 듯 싶다.
무언가 꿈을 꾼듯 한데, 생각은 나지를 않아. 그래, 그 느낌 참 좋다. 한숨을 더 자던지 무언가를 열심히 먹던지 해야겠다. 나를 어찌 생각하든 그래 이 모습이 나이다. 비가 아주 세차게 어제의 시작처럼 시원하게 내려 주었으면 참 좋겠다. 그럼 뛰쳐나가 비를 맞아 볼 텐데. 그럴텐데.
덧붙이는 말. 한자락. 그가 나에게 더 큰 의미로 그렇게 다가와 준 까닭은. 이상하게도 그 전에는 없었던 무언가의 행운들을 물어다 주듯. 참 이러저러한 것들이 운이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운이라는 건 평소에 따라주지 않는 단어여서 정말 이 것이라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갑자기 이 생각이 떠오른 이유는 머 그저 후유증의 하나에 불과 할 것이다. 그러고 말, 지날 것에 불과한 것이다. 오늘 역시나 집에서 그저 뒹구르르 했으면 참 좋겠다. 그리고.
정말 아침에 해가 뜨지 말았으면 좋겠다. 600번째 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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