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07. 01:43.

 

간만에 그리 잤더랬다.

그것도, 맥주 한캔을 다 먹지 못하고..

무의식중에 음악을 듣다 그리 잠들었다.

도대체 시간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이나 언젠가부터 기대한 한가지 마음에 설레인 날들.

설마, 그리해줄까 싶지만, 역시나 그렇지 않을거라는 걸.

괜히 그리하였나 싶기도 하지만,, 미련은 없는걸.

간만에 만난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렇게 먹다만 김빠진 미적지근한 맥주를 시식함.

나의 존재는 껍데기였던가.

또 한편으론 나를 진정 감싸주지 못할지언정,

살을 빼서 시집오라는 그 오빠에게 신빙성을 가지지 못함.

한 때 그렇게 잠시나마 위로를 해줄이가 있다는 걸로 만족해야함.

며칠사이에ㅡ그렇게 시간이 지난지도 몰랐지만,

난 무얼 위해 그리 발벗고 열심이었던 걸까.

무언가 남은것이 없는 듯한. 그 순간들.

다시 엉망이 되어버린 책상의 지저분함.

그리고 방안의 너저분함.

치워야지 하다가도 못함.

그새 찾아와야 할 자격증에 대해선 까마득해져버림.

적금통장을 만든다고 한지가..어언...반년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

어디서부터 무언가를 붙잡아야 할지를 모르겠는,

그리 외롭다고 느껴지는 밤.

친구와 만나 중얼거리다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가도,

막상 무슨 이야기를 그리 나누었는지 모르겠을, 그 시간.

시험본다면서 바둥대는 아이들에게 나는 해주는 것 없이 어여 지나가기 만을 바람.

막상,

이제는 정말 잘 돌아가고 있는 동호회에게 돌을 던져,

난 이제 그만 쉬고 싶소라는 말을 해보고픈,

그 어느날 새벽.

여전히 주어진 것이 없는, 남은것도 없을 그런 밤.

유일하게 아무 것도 없이 그렇게 연락을 뚝 끊어버린 그애와의 미련은,

조금씩 여전히 남아돌고 있음.

너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싶은 그런 밤.

머리속이 텅 비어...

아무것도 하지 못할듯 한 나날들.

요즘의 일상은 반복이 아님을 새삼스레 우스워 하는 밤.

거짓말이라는 걸,

난데없이 어디선가 툭 튀어나와서 해보고 싶은 밤.

 

그리 다 제쳐두고...실상은 나만의 한 공간을 만들어 떠나버리고 싶음.

 

그렇게 모든걸 믿거나 말거나.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2004년 7월 7일자. 본인 칼럼.

 

 

그 땐 그 상실감에 가득찬 나날의 와중에도 무언가 해내고자 아득바득 애를 썼던 거 같아.

그렇지만, 발벗고 애를 써서 무언가를 하려고 했었던 그 때와는 달리..이제는 애를 쓰지 않게 되었고.

집에 돌아오면 집을 나서기 전 말끔하게 정리된 방이 날 맞이하며,

잠을 자기 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방이나 책상 옷가지들을 말끔히 정리하고서야 잠에 들며.

다시는 김빠진 맥주를 시식한다거나 하는 일도 없으며,

곧 시험보는 애들에게 무슨일이 있어도 수학만은 학원에서 책임지겠다 다짐했던 것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잠시 나마 위로해 줄 이가 있음에 만족해 하지 않으며,

아예 기대다 못해 날 내던지고 있는 듯도 하다.

그리고 또한 이제는 무언가를 해야지 하고 나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철저함도 갖추게 되었다.

마지막의 것은 어쩌면 그때의 그 신빙성을 가지지 못했던 그로 인해 갖게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간에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여서 이 자리까지 온 듯도 하다.

외롭다고 느끼면서 지내는 밤도 아니며,

작년 어제의 날짜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었는데,

그렇게 어제는 평범한 일상에 불과했으며.

이제는 그만 쉬고 싶다를 외칠 동호회에도 안나간지가 어연 1년이 되어가는 듯 하다.

또한 그 쉼을 이제는 일터에 외치고 있으니..그것에 한심할 뿐이다.

그렇게 연락을 뚝 끊어버렸다가 최근에 다시 연락이 오는 그 애도 이제는 내가 밀어내면서...

아무렇지 않게 서슴치 않고 그 때의 기억들을 뱉어낼 수 있게 되었다.

머릿 속이 텅 비어있었던 그 때와는 다르게 그렇게 너무나 많은 것이 가득차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도 하다.

그렇게 거짓말도 내뱉지 않으며 반복의 일상에도 그렇게 다름이 존재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주는 이 자리. 나만의 밤. 나의 지금 모습은 정말이지 형편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서,

일그러져 버리고 있지만, 그렇게 문득 지난 날의 어떤 글이 생각나 이렇게 올려봄이다.

실상 7월이 시작되면서 너무나도 두려웠던 지난 1년전의 그 날들이 가끔씩 화두에 올라서는,

나를 끌어 잡아채지만. 그 때일뿐. 기억이 나지 않아줌에 고마울 뿐이다.

해마다 한 번쯤은 그렇게 앓이를 했었던 듯 하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해'라고 가만히 중얼거렸던 오늘의 마지막 일과에서 그렇게..

어쩌면 내일 당장 아무것도 없이 그렇게 오늘처럼 그렇게 지나 줄테지만.

또한 잠시 전에 했던 엄마와의 대화. 그렇게 대화는 필요함을 느끼면서.

작년처럼 심하게 다투고 했던 것도 없어진 나날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참 큰 변화인 듯 싶은 건.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

내일은 수요일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그것인 듯 하다.

나만의 어떤 한 공간을 만들어 떠나버리고 싶음도 이제는 생겨주지 않으니. 그것 또한 다행인듯 하다.

무언가 새로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지만, 더욱이 큰 것은..

다시는 그러한 일은 겪지 않으리라 다짐함의 어리석음이 한가득 차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의 틀에 얽혀 이래저래 했던 것들의 회한을 마음껏 느껴버렸던 지난 1년이 어쩌면.

그런 기회를 갖게 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의 선물이라도 날려야 하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해보아.

오전에 꾸었던 꿈 속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함에 체념하면서 스스로 되뇌었던 말들을..

대화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억하는 것은 어쩌면 정말이지 그 때 신빙성을 갖지 못했던..

그 모습 그대로 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여전히 내게는 그것 뿐이니까. 그 모습 뿐.

그렇게 또 다시 반복의 어떤 패턴 속에서 배워가고 있음이, 결론적으로는.

그러니까 결과론 적으로는 그렇게 나를 만족시켜 주는 듯 하다.

그 만족에 한자락 생각의 끄나풀로 이렇게 끄적거릴 수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는 이 시간.

귓가에는 심하게 울리는 음악들이 엉키고 엉켜서 날 위로하는 듯 하다.

오늘도 별 탈없이 그렇게 이렇게 타자를 두들기는 시간을 맞은 내 자신에게.

스스로를 그렇게 다독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