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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제 된거자나.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5. 7. 1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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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기껏 마음 다 잡아두고선 아무렇지 않은 듯 그렇게 다 되었다 싶으면,

'이제 되었구나.' 그럴만 하면 꼭 무언가가 그 이루어짐을 짓누른다.

마치 그렇게 정해진 것 처럼, 그래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세상 속에서 돌아가는 그 속에서 자꾸 자꾸 무언가를 만들어 자신에게 속하게 만든다.

자신이 오롯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찾아 헤매서 이기도 하고,

또한 그것을 찾게 되면 다시 지키기 위해서 각자가 그렇게 애를 쓰고 기를 박박 써대가면서,

일상 속의 무언가를 하나씩 만들어가고 머릿속에 기록해간다.

그러다가 부딪히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누군가 그렇게 하라고 일러준 것도 아닌데,

내가 하는 행동들이 그것이 옳던 그르던지 분간하지 않게 되는 듯 하다.

또한 그것이 주어진 상황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함을 직시하게 된다.

그렇듯 경험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또 하나의 '찾아 헤매임'에 덧붙임이 된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닌 세상에서 그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나나 너의 진심은,

일부러가 아니라 단지 그 처해있는 자신의 상황에 의해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옭아지고,

곡해가 되고 변질되며 그리 진심이란 것이 무엇인가의 명제는 옛부터 이어져 옴은 사실인듯 하다.

 

그렇게 오늘 아주 간만에 쉬어줌이라는 것에 기대여 집에서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해주었다.

때맞춰 찾아와준 장마가 반갑다지만 오늘은 조금이나마 해가 떴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비가 와준 덕분에, 더 차분하게 쉴 수 있었던 듯 하다.

새벽에 확인한 기다리고 기다리다 포기했던 그 메일을 읽고 또 읽고 나서는 답장 버튼을 눌렀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랬어야 했다. 심하게 따지듯이 대들거나 아니면 답장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또한 3자가 있다면 그 또한 응징을 했어야 했다. 또한 전처럼 그런 일이 생길때 해주었던 것 처럼,

그렇게 밤새 내내 혼자 중얼 거려보기도 하고 잠을 이루지 못해 속을 태우며,

망설이고 아파하고 고민고민 해야 했을터 였다. 그러다가 겨우 겨우 잠에 들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치가 않았다. 그저 메일을 읽자마자 잠시 생각을 한 뒤에, 메모장에 복사를 해둔 뒤에,

그 메일을 하나씩 하나씩 읽어 내려가면서 그렇게 일목 정연하게 타자를 쳐나갔다.

내 진심은 그것이 아니었네. 이제와서 이것 저것 재고 따질 필요 없으니 그렇게 하나씩, 차근차근.

내가 생각해도 아주 순식간에 써내려간 참 정리가 잘 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내가 보낼 답장을 왔던 메일을 읽고 또 읽고 했을때 보다 더 많이 읽고 또 읽었다.

그리 하고 나서야 '보내기'를 클릭했다. 혹시나 나처럼 기다리진 않을까를 배려해서,

메일이 갔음을 확인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메일을 보냈음을 알려주었으며,

그러고 나서야 때마침 내리기 시작해주는 비에게 감사를 하면서 잠에 들었다.

 

늦은시각 잠을 자서 일까. 아니면 비가 와준 덕분일까.

요즘은 그렇게 한 번 자면 깨었다 자기를 반복하지 않는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이어지던 꿈들도.

꿈이라는 것도 다시 꾸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 신기하고 기이한 것은 그것이다.

늘 이어지는 반복의 패턴은 여전하지만, 그 텀이 점점 짧아지는 것. 그 것.

그래서 요즘은 침대로만 가면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며칠 되었지만 꿈도 꾸지를 않는다.

늘 자야지 하고 정리를 하고 반듯하게 정돈되어 잠에 들면 꼭 꿈을 꾸곤하여 걱정스러움에

일부러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듬을 이용하곤 했었는데, 당분간은 또 그러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하지만, 언제쯤이 되어야 아 잘잤구나. 라는 말을 하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듯 하다.

일어나서는 자연스레 컴을 켰고 다시 한 번 그 메일 생각이 났다.

그래서 사이트를 열어보니, 그새 재 답장이 와 있었다.

그 답장에는 참 잘 썼다고 생각되는 나의 메일에 대한 것의 만족스런 답이 있었다.

이제 되었지 싶었다. 솔직히 시일이 지나 벌써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그 일을 구지 캐내어 들추고 싶지가 않았다. 그것들로 인하여 일어난 무수히도 많은 일들.

그리고 알 수 없을 영문 모를 수없이도 많은 일들. 그리고 끝도 없는 나의 오만함들을 말이다.

정말 되었지 싶었다. 그러고서는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놀라워 해준 듯 하다.

 

아파서 미칠 것만 같았다. 후배의 말을 빌리자면 정말 그 자리에 앉아서 죽어도 무방할 듯 했다.

그 때의 그 감정들이 이제 시일이 지나, 후회스럽다거나 원망스럽지 않음이 새겨지는 요즘이었다.

불과 짧지면 짧을지 모르는 1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은 참으로 많았다.

일어나서 날아온 재 답장을 읽고 나서는 만족해 하면서 스스로에게 대견해 기특해를 남발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를 그저 한낱에 불과할 메신져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주절대면서,

알아먹지도 못할 말들을 날리며 스스로를 그렇게 위안했었던 것 같다.

아, 그렇게 이야기들을 받아주고서는 역시나 뭐라뭐라 해도 들어주지 못했던 나를 용서하길.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 그렇게 오후 시간이 되어서는 알 수 없는 그 억울함과 참을 수 없는 분노.

분노가 시작되었다. 무언가 풀어내고 싶어 미칠듯한 그 기분.

'조금 더 모질었어야 해. 어떻게든 풀어냈어야 해. 그랬어야 해.' 라는 생각이 스미면서,

다시 나약했던 내 모습을 실감하고야 말았다. 뱉어내지 못함의 그 서러움이 가볍게 스쳤던 것이다.

그러나 곧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서 방을 깨끗하게 치웠다. 방을 치우면서 쌓여있던 옷더미들도,

옷장 정리라는 그것으로 처리했다. 입지 않고 차지하고 있는 내 낡은 옷장을 하나씩. 하나씩.

그렇게 정리라는 걸 하면서 버릴 것을 다 버리고 나니 개운하게 정리된 내 방이 뿌듯하다.

다시 한번 내가 앉아있는 이 방을 쑤욱 �어보고 나니 만족스럽다.

 

주말은 쉬어주어야 일을 한다는 것의 만끽이 되어줌을 실컷 느껴주면서 연락이 오지 않는,

내일 수업해야 할 그 아이에게 조금의 원망과 함께 다행이라 생각해 주었다.

청소 후 밥을 먹고 티비를 보고 그러다 시간이 되자 늘 그 시간이 되면 앉아있는 자리에서,

'불멸의 이순신'을 보았다. 화가 났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지는 역사 속에서,

그것이 허구든 아니든 화가 났다. 그리고 차마 보지 못할 것 같은 그 드라마를 내내 울면서 보았다.

큰 방에서 다른 프로를 보시던 엄마가 그런 나를 지켜보시더니만 한마디 하신다.

"우리딸 우네." 그래. 내내 울면서 보면서는 이내 결국 나도 한마디 던졌다.

"젠장 이 드라마 사람잡네." 이렇게 말이다. 한결같이 바보스런 이순신의 그 나라 사랑의 마음.

그 한결같음을 몰라주는 국왕이라는 처지에 있는 사람과의 갈등. 아마도 그것이 화가 났나보다.

그 또한 어찌 할 수 없는 단지 처해 있는 상황에서의 그 모습들이라는 것이여서 였을 것이다.

그렇게 꼭 누군가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처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라는 데서 만들어지는

인간관계의 모습에서 그러했던 것 같다. 점점 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것이 어려워 지는 것.

그것이 단지 요즘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면 각자 다른 머리를 가지고

살아가기에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 그것이 나를 화나게 했다.

 

지금도.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그렇게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처지에 맞춰서 만들어간다.

또한 그것들을 그렇게 만들어서 머릿속에 하나씩 기록하는 것이다.

돌아가는 그 속에서 자꾸 자꾸 무언가를 만들어 자신에게 속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마도 그 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생기던지 간에 대처할 수 있게 된 내가 아닐까.

'이해'라는 단어를 좋아하는 이유도 그러해서가 아닐까.

있는 그대로를 보아줌이 쉽지만은 않은 그 속에서 조금이나마 거기에 도달할 수 있게,

애써가는 내 자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또한 그것을 보고 머라하든지 간에,

그저 나 또한 그렇게 나에 맞춰서 만들어져 가는 무언가를 바라면서 그려지는 것들에게,

그것이 옳던지 그르던지 간에 그저 그럴 수 있음에 만족해 하면서 지나는 일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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