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의 과오가 하나씩 사그라져 들어가는 나날들. 그렇게 오늘. 웃고 지났다.
참 좋다. 그렇게 웃고 지날 수 있다는 것은, 웃음이란 건 그렇게 좋아.
이제는 시간이 지나의 다시 나는, 나의 그 기억력이란 것의 구조가,
오늘. 몇시에 일어났으며 그렇게 하루종일 무얼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가 않는다.
그저 밤이 되어주면서 '불멸의 이순신' 보고 나서의 기억만. 잠시 스쳐갈 뿐이다.
불과 몇 시간 전인데 말이다. 하지만 상관없어. 기억이 안나면 어때.
다시 그렇게 내일 지나주면 그만인 것을. 그나저나. 하필이면 제헌절이네.
제헌절인지도 몰랐자나. 아쉽고나. 제헌절이 월요일이면 진짜 행복했을텐데.
아마도 예전처럼 그렇게 어딘가를 갔을지도 몰랐을 그럴 일일텐데. 그걸 좀 전에 알았지 뭐야.
그나저나 스쳐감의 기억은 말야. 아마도 새글쓰기 버튼을 누르면서,
오늘 이순신을 보고 나서 무언가 배우게 되면서 그 시간. 기억할 수 밖에 없게 하는 듯하다.
물론 여전히 한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생각들이 이순신을 보면서 내내 아팠던 건 사실이다.
어찌할 수 없음. 이순신이 현실에 직면한 자신과의 싸움에 극도로 시달려야 함을 보면서 말이다.
옆에서 뻔히 아는 걸 가지고 왜 눈물 바람이냐고 엄마가 그러셨을 때,
"나 오늘은 안 울었다구~~" 라고 외쳐대면서 열심히 보았으니까 말야.
그건 그렇고, 어쨌든.
언젠가 그렇게 뒤늦게야 그 사실을 알고 나서야 미소지으면서 넘길 수 있었던 때가 생각난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에도 알고 있었더라면의 이치와 같은 것인데 말야.
오늘 이순신을 보면서 새로이 다가와 준 것이 사실임에는 틀림없는 듯 해.
지나고 나서야 그러했음을 알아가는 것. 그것 말이다.
이제 또 일요일 아홉시 반이 되면 해줄 이순신의 내용은,
아마도 원균이라는 장수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와줄 듯 하다.
"내가 그르다는 것을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너무나 늦어버렸구나."라고 되뇌일 원균.
원균이란 인물이 그렇게 하나씩 알아가게 되는 과정에서 내게 다가오는 것들이 그랬다.
그것은. 역시나 지나고서야 알게 되면 이미 늦었으며 후회라는 것이라는 하나의 배움이었다.
'맴이 아프면 모한디야..에그 지나고 나서 후회한들 뭐한디야. 너무 늦은 후에야 말이여.
그렇듯 모든 것들은 어이하야 지나고 나야 알게 되는 것이까잉.'
라는 것을 되뇌이면서 '그래, 그것이 사람인갑다. 어쩔 수 없이.'를 연신 외쳐댔던 순간이었다.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보게 되는. 그렇게 알아가게 되는 또 하나의 그런 작은 이야기들.
사람들이 뻔히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새삼스러워 하는 내 자신이 문득 참 재밌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 드라마가 참 좋다. 그것이 진짜의 사실이 아닐지라도 말야.
여러가지를 나에게 일깨워 주는 듯해서 말이다.
그러고 나서는 시간이 지나 일과를 마치신 엄마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어딘가 풀어낼 때가 없으신 엄마에게 항상 내가 대화의 기회를 자주 내주지 않음은 사실이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결국은 같은 장소에 일을 하기 때문에 내가 일부러 피했던 것.
그 또한 사실이다. 역시나 부딪히는 게 많은 것이 엄마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시일이 지날수록 내 스스로가 놀랍게도 말야.
일을 하시면서 고된 어머니를, 이해하고 더 알아가면서 받아 들여가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해라는 것은 사람을 단디 묶어지게 하는 듯해.
그러면서 엄마와 나누었던 이야기도 결국은 사람은 지나면 알게 되는 것이고,
시일이 지나면서 일단 어쨌든 지나야 나면 알게되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요즘들어 너무나도 궁금하여 알고 팠던 그 의문들이 하나씩 파헤쳐지면서,
내게 보여지는 것들이 '그랬었구나. 그래서 그랬구나.'를 연신 외쳐대게 하면서,
하나씩 차분해지게 해주는 것 같다.
엄마와의 시간. 살짜기 이야기와 함께 섞인 미소들이 날 더 편안하게 한 듯 하다.
그래서 역시나 또 하나 무언가를 배우게 해준 오늘이라는 시간에게 고마와 하시는 중이다.
방문 꼭꼭 닫아준 지금 이 순간, 땀이라는 것이 얼굴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면서,
'덥구나'를 연신 외쳐대게 하는 지금. 그렇지만, 그게 오히려 더 즐거운 듯 하다.
어쩌면 역시나 사람은 생각하기에 달려있고 매한가지로 모든 것이 그런 이치일텐데.
그 때엔 무에 그리 정신없이 쑤욱 빨려들어가 나를 이 지경까지 몰고오게 된 것일까.
풋. 하면서 잠시 웃어본다.
그래서 꿈속에서 보여지는 것들도 그러한 듯 하다.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는 요즘에 정신없이 등장하는 그 무엇들.
아, 생각났다. 오전에 일어났다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선 다시 잠에 빠져들었는데,
일어나서는 '이거 뭐야.' 했었던 듯 하다. 꿈속에서의 그 사실들이 말이다.
어쨌든 그 모든 것들이 일깨워지게 하기 위한 하나의 무의식의 방편이 아닐까.
참으로, 엉망인 주절거림인 듯 하다. 늘 그렇지만. 뭐. 하지만 그냥 그대로 놔두련다.
마지막으로 오늘 오전 중에 걸려왔던 전화 한 통. 정말 너무나도 고마운 전화였던 듯 하다.
아무래도 이렇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또한 오늘이라는 시간을 통해 내게 안부를 전해준 사람들.
아마도 그것 또한 아주 더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 그래서 참으로 너무나도 고맙고 또 고맙다.
아, 오후를 멋지게 보낼 수 있게 해준 음악을 건네준 그 주인공 또한 정말 고마와. 힛.
그렇게나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임에도 무언가 만족하질 못하는 것이 문득 미안해진다.
더불어 내일도 무사히 지나가주면 고마울 것이고, 함께 다가올 한주도 그렇게 되주면 금상첨화겠다.
그리 마무리를 하면서 차츰 기억나고 있는 오늘 하루가 말이야...
'정말 희한한 기억력의 구조를 가진 나로군.'를 스스로 나즈막히 내뱉어 보면서 지나가고 있다.
또한 나라는 사람은 역시나 휴식이라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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