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퇴근길.
길을 걷다가
문득 어느 생각 들어,
무릎을 꿇고서는
사진을 찍다.
나와 연(緣)을 맺은 그 길.
비가 왔었나봐.
그것이 그러니까.
아직은 살짝
덜 마른 땅에
청바지를 입은 내 무릎을 살짝 대고선
찰칵.
오른쪽으로는
멋진 공연장.
주욱 올라가면 언덕.
귓속에서 흘러주는
'Misty Blue'의 노래들.
참 좋다.
좋자나.
나와 새로이 연(緣)을 맺은 음악.
하늘은 온통 내것인 마냥.
그렇게 회색빛 그득.
그득 머금은 하늘.
비가 와주던 아니던
상관없어.
그 하늘 아래에
내가 서있었으니까.
그리고.
연(緣).
무엇 하나 쉬운 건 없을진데,
하물며 사람을 만나는 것.
그러니까.
더군다나.
여자는 마음에 드는 남자를,
남자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는 것이 과연 쉽겠어?
그렇게 쉬운 것이 연(緣)이라면 말야.
너무나 쉬운 세상일거야.
재밌지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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