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을까.
언젠가 걸으면서 뿌옇게 흐린 하늘을 보면서 참 맘 편해하며 걸었던 때가 생각나.
그 하늘이 너무나 좋아서 계속 찍어대다 보니,
그것이 역시나 늘처럼 온통 내 세상 같아 참 좋아.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늘부터 또 무슨일이 있어줄지는 모르지만,
요며칠 그래서 내내 불안했었던 걸까.
무언가를 붙잡을 수도 없어서 그저 마냥 그러다 말겠지 싶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늦은 기상을 해서는 주섬주섬 챙겨서는 늦은 출근을 했다.
늦은 바람에 등에 식은 땀이 흐를 정도로 그렇게 늦은 출근을 했다.
내일이면 쉴테지만 그건 늘처럼 찾아오는 주말에 불과할거라 여겼다.
나서면서 연락 몇 통을 하면서 추석 잘 보내달라는 부탁도 했고.
어제부터 해서 핸드폰에 담겨있는 연락처들을 찾아서 추석 잘 보내라는 말을 전했다.
그 와중에 간만의 연락이라 누구냐라는 전화도 받고 문자도 받고.
꼬박꼬박 대꾸를 하면서 나라고 기분좋게 대답을 해주고.
그렇게 사람들은 기억을 할테지. 잊지 않고 연락을 해주어 고맙다는 말에 뿌듯해하면서,
가끔씩 미소를 지으며 지난 며칠동안 내내 기뻤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단체로 안부를 전하면서 뿌듯했었던 그 기분을.
오랫만에 느껴보는 그런 기분이었으니까. 몇년 만에 내가 먼저 안부를 전할 수 있었으니까.
스스로. 그렇게 다시 안부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지 않아 지나는 연휴의 전날이었다.
그렇게 지나가주고 다시 추석연휴가 되면 할일들을 찾아서 할테고,
성묘도 갈테고, 시간이 남으면 충분히 잠도 자고. 티비도 보고 할테지.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루의 일과가 마무리 지어갈 때 즈음. 사건이 터졌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 하나가 바로 학원 앞에서 차에 치여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추석이라고 학원에 찾아오신 분에게 어인일이시냐며 엄마와 함께 안부를 전하는 순간.
갑자기 다른 반 선생님이 뛰어나가시는 거다.
얼른 뒤따라 엄마는 나가시고, 나는 나가려다가 우선 사태 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보니.
정말이지 너무나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검은 색 차 한대가 서있고,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이기 시작했으며,
차 앞에는 파란색 옷을 입은 우리반 아이가 쓰러져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아주 큰 사고 같았는데,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우선 자리를 비운 선생님 반 아이들을 다독이면서 자리에 앉히고.
다행히 우리 반은 한가할 때라 그렇게 정리를 했다.
사람에게 언제나 예기치 않은 일은 벌어진다.
그것이라 여겨 마지 않으며, 일단은 너무나도 어이없는 상황에 처해진. 그래서 당황한,
그 장소로 향했다.
그 상황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그저 담담해야 했다.
참 많이 다친듯 했다.
길 한 가운데에서 차와 부딪혔으니 그것도 3학년 짜리 꼬마애가 말이다.
애가 처음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선 아무소리 못하고 그렇게 길바닥에 누워있다가,
언제였는지도 모르게 모여든 사람들이 수습을 하고 있는 와중에.
시간은 흐르고 흐르고, 명절 때면 유난히 차가 막히는 동네라서,
119 구급차는 당도하지 못했고.
급기야 정신을 차린 애가 울기 시작했다.
머리를 부딪혔기 때문에 자신도 무서웠을거다. 게다가 쓸린 다리는 얼마나 아팠을까.
너무나 크게 울어대서 사람들은 그 소리에 더 우왕좌왕 하는 것 같았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은 워낙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라,
지나는 차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의 머리를 받쳐 더이상 출혈이 없도록 하고.
시끄러운 주위를 정리하는 사람들.
하나같이 그렇게 다 모르는 사람들임에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렇게,
대처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아직은 삭막한 세상은 아니라는 사실. 나중에서야 생각해보니 그 사실이 너무나 고마웠다.
어찌하여 그런일이 벌어진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일단 달려나가기는 했지만 어찌하지 못하고 있는 선생과 원장 선생인 엄마를 제치고선,
울고 있는 애에게 다가갔다.
너무나 아프다고 무서워서, 아프다고 울어대는 아이를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
우선 모든 사람들이 119 구급차를 기다리는 상황.
어떻게 애를 안정을 시켜야 할듯 한데, 상황이 너무나 급작스런지라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다.
길가던 사람들도 차를 멈추고 와서 안타까이 지켜보는 와중에.
누군가 소리쳤다.
"이애 잘 아는 거 같은데, 어떻게 좀 해봐요!"
그래 애를 안정시키는게 제일 중요하지.
애에게 말을 시켰다. 일단 그렇게 안심을 시키는 게 중요했다.
이름을 부르면서 조금만 참으라고 많이 아프니까 119 아저씨들이 데리러 온다고 했으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옆에서 꼭 붙들고 쓰다듬으면서 자꾸 말을 시키니까 잠잠해졌다.
다행이었다. 그래도 자기를 가르쳐 주는 선생이라고 내 말을 듣는 아이가 참 용했다.
많이 정말 많이 아팠을텐데도..
"괜찮아. 이제 병원가서 아픈거 치료하면 되니까 우리 조금만 참자 응? 119 아저씨가 금방오신데."
웃으면서 안정을 시키니 울음을 그쳤다.
"그래. 그래 착하다.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자. 응? "
정말이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운전자에게 다그치는 사람도 있었고.
애초에 지혈을 한다며 애를 붙들고 있던 사람도.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자 사람들 사이에서 일단 병원에 가야 하니까, 먼저 데리고 가자라는 말.
그래도 움직이면 더 상황이 나빠지니 기다려보자라는 말.
여기저기서 말들이 튀어나왔다.
옆에서 자꾸 말을 시키면서 울지 말라고 다독이면서 기다리는 와중에.
다행히도 119 구급차가 도착을 했다.
거기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서 그렇게 복잡한 도로임에도,
차가 들어올 수 있게 양보해주고 또 양보해주고 되는 상황.
사고를 낸 운전자는 또 얼마나 불안했을까.
응급처치를 하고선 차에 있는 아이에게. 아빠랑 엄마한테 연락하니까.
이제 병원가면 다 괜찮으니까 조금만 더 참으라면서 끝까지 안심을 시켜주었다.
그렇게 지나고 나니 사람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뒷 정리를 위해 아무말도 없이 나서는 사람들.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사람들은,
깨끗하게 마무리 까지 해주었다.
학원에 들어와서는 빈 자리를 메꾸기 위해 애들을 대충이지만 어떻게든 끝까지 완료시켜서,
집에 보내고.
걱정된다면서 근처 학부모님들이 찾아오면 안심시켜서 보내드리고.
다시 일상의 제자리처럼 그 시간으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아이는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마치고선 골절하나 없이 머리에도 이상이 없다고 했다.
부모가 연락이 되지를 않아서 애를 태우고 태우셨을 엄마를 생각하면 또 한편으로 버거웠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서야 마무리를 지은 상황에서 연락을 취해야 했기 때문에.
마음 내내 불안함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는 오늘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지어져 가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안에서 어쩌면 내가 있으니까 엄마가 마음 놓고 맡겨두고선,
뒷 수습을 할 수 있었을 거라면서. 다행이라 여기면서 다독이는데,
미식거리는 속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그 상황을 지켜보던 아이의 친구들, 그리고 그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
매한가지 일거라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가서는 도복만 간신히 갈아입고서 그대로 답답함에 무언가가 짓누르는 듯한 가슴을,
다독이다가만 집에 돌아왔다.
연휴가 시작된다고 운동을 가볍게 한 뒤에 마무리 지어져서,
돌아오는 길에 엄마에게 연락을 해서 같이서 추석 때 필요한 것들 장을 보다보니.
차차 진정이 되는 듯 했다.
다른 것이 아니라 그저 어쩜 살아가는 것 한결 같을진데,
그저 내게 벌어지는 상황들에 익숙해지다 보니 무언가 누군가 일러주지 않았음에도 척척.
해쳐나가는 모습이 또 이와 같을까 싶다.
이런 일 저런 일 벌어지는 와중에도 그렇게 헤쳐나가는 모습은 사람이 매한가지이니.
시일이 지나면 또 잊혀질테고.
요즘 들어 자꾸 주위가 다시 시끄러워 진다.
내가 시끄럽다가 정돈이 되어간다 싶으면 그렇게 주위가 시끄럽다.
친구한 명이 오늘 새로 산 차를 자기 혼자 운전 미숙으로 부딪혀서 차를 싹 긁혔다는 연락.
그리고 깊은 밤이 지나는 시간. 친구 한 놈이 전화를 해서는,
세상이 왜 이리 무심하냐면서 사람이 이리도 변하냐고,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명절 덕에 광주에 와서 만났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도 않으면서 변한 모습에 슬프다고 그저 슬프다고만 해대는 친구의 연락.
아마 그건 내가 나를 잘 알게 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그저 주위가 보여서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서 잠시 엄마와 대화를 나누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였던 것은.
그렇게 한결같지만 다른 사람들로 인해서 받은 나만의 무언가였을지 모르겠다.
그저 오늘 하루가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은 벅차고 힘들었기 때문이었을거라는 생각.
스스로 다짐하면서 그렇게 다독이며 지나는 하루다.
마음대로 마음껏 내뱉고 짖어댈 공간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인 일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주절거림에도 두서가 없이 무슨 말인지 조차 모르겠는 그런 글이지만,
그저 주욱 내뱉고 나면 스스로 위안을 할 수 있는 시간.
차분히 정리가 되어지면서 그저 다른 날과 다를바 없이 내일의 해가 뜰거라는 것.
그 상황에서 하나가 되어서 위해주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조금은 운이 나빴지만, 가해자가 된 그 차의 운전자.
뛰어가는 와중에 자기가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차와 부딪혀 다치고야 만 그 아이.
상황 처리 때문에 같이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가서 수습해야 했던 엄마.
남아있는 학원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애써준 다른 선생님들.
무슨 일이 벌어진지도 모른채 열심히 다른 날 처럼 시키는데로 공부해준 다른 아이들.
모두가 그렇게 오늘이 지나가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같이 부화뇌동으로 당황해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정리했던 나도.
스스로가 그렇게 참 기특한 것 처럼 다들 그렇게 무언가 하나의 생각을 건졌겠지.
이 밤이 조금은 불안하고 길테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나아질테지.
가슴을 누르던 미식거림과 답답함이 조금 가셔서, 괜찮아지니 그 또한 다행이지.
괜찮아질테지. 괜찮아 질거라 여겼던 며칠간의 불면과 두통도 그렇게.
모두에게 풍성한 한가위가 되기를 바래 마지 않음을 기억하면서.
그렇게 연휴가 지나주었으면 좋겠다.
손에 쥐어진 이 땀이 조금이나마 식어주기를 기다리는 시간.
아직은 조금 마음이 착잡함이 어쩔 수 없지만, 힘들었던 와중에서도,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던 하루가 지나가줌을. 그렇게 고마와 여겨 마지 않아해야 겠다.
사고로 인해 어떤 상황하나 하나들이 얽혀서 옭아맸던 와중에 지났던 시간.
그래도 기억에 지나는 일일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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