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지나면서, 머릿속에 그득그득.
떠나지를 않는 그 생각들의 교차.
죽어라 쳐다봐도 모르겠는 그림.
그림이라는 것도 표현의 하나이지만,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것.
몇 년전. 그림을 아주 좋아하던 그녀가 내가 보여준 하나의 그림.
"이 그림 봐봐. 멋지지?" 단지 이 하나의 그림이었다.
자신이 퍼즐 맞추기를 위해서 조각조각 끼워가고 있다는 그림이라면서,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못했었다면서, 이야기를 마구 해댔다.
퍼즐의 원판을 보여주었을 때만 해도 몰랐다.
그렇게 유명한 그림들 몇 개를 제외하고서 내가 제대로 아는 그림이라곤,
클림트의 이 그림 한 장이었다.
언젠가 이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티비 속에 등장을 했고, 그렇게 이 그림을 다시 보게 되었다.
물론 이 그림 역시 유명한 그림이라고 하지만,
난 그녀가 알려줄 때가 처음이었다.
그녀가 알려줄 당시만 해도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역시나 보고 들어도 모르겠는,,그림이니까.
하지만 다시금 클림트의 그림들을 우연히 대하고 나서는 달랐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다고,
언젠가 사람들에게 마구마구 이야기 해댔던 것이 기억이 난다.
마구마구 뒤져서 내가 아는 지식을 총 동원해서 그림들을 찾기 시작했다.
잠들기 전까지 내내 가득하고 또 가득했던, 그림들의 교차.
봐도 봐도 모르겠다지만,
클림트의 그림들은 예전에 어디선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참 느낌이 좋았다. 그저 느낌이 좋다는 걸로 되었겠지만 어떤 느낌인지 표현해 낼 수 없음.
그래. 무언가의 느낌이 좋았다.
저 풍경들을 대하는 그 순간.
귓가에 우연히 들리는 멜로디에 이끌려 마구마구 찾아내야겠다는 그 느낌이 들 때처럼.
하지만, 여전히 이런저런 그림들을 보아도 모르는 건 사실이야.
클림트의 이 그림들을 보고 나서 괜히 마음에 끌리는 것은,
그 동안에 무수히도 많은 그림들을 대할 때와 그저 느낌이 조금 달랐다는 것일뿐.
나는 아는게 없다. 클림트가 누구이며, 어느 시대의 무슨 그림을 그렸으며,
알지도 못하며 굳이 찾아내서 알아내고 싶지도 않다.
솔직히 찾아서 알아낸다 한들, 그 지식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기에.
난 그렇다. 학창시절 죽어라고 외우고 또 외워대도 되지 않는 분야가 있는 것처럼.
구지 알려들지 않아도 알아버리게 되는 것과는 달리 말이다.
그리고 그걸 속상해 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으니까^^.
그녀가 내게 처음 건내주었던 그 그림들의 영향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전부다. 알 수 없는 느낌. 그것. 어쨌든 좋다.
새벽 내내 맴돌고 맴돌았던 것들. 때로는 살아가다 보면 그럴 때도 있는 것처럼.
모네의 그림들이다.
찾고자 하는 그림들을 찾다가 발견한 무수히 많은 그림들 사이에 있었던 그림들.
사람들이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수히도 다르듯이, 그렇게 화가들도 다를테지.
그렇게 그녀가 내게 건네준 클림트의 그림들에서 받은 느낌.
헌데, 그 이후에 또 다시 새로이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고흐의 그림. 멈출 수 밖에 없었던 시선들. 아는 것은 단지 이것이 고흐의 그림들이라는 게 전부지만,
특히나 이 세개의 그림. 그중에서도 세번째 그림은 유난히도 참 좋다.
그리 그 이후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고흐의 그림들이다.
늦은 새벽이 되어서 뒤적이기 시작한 그림들.
그리고 다시금 그렇게 그 이후처럼, 언젠가 내 시선이 멈추던 그림들.
그것들은 죄다 고흐의 그림이었다. 신기하기도 하지 그 느낌 무얼까.
소유하고 싶은 음악은 기어이 소유하고야 마는 것처럼,,그림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문득 날 찾아온 어떤 생각에 의해,-그것이 나의 일상이지만-뒤적이고 또 뒤적인다.
그렇게 꺼낸 이야기가 고작 이것들이 전부지만,
단지 그녀의 생각이 나서도 아니다.
처음으로 알아채지 못하는 그 그림이라는 영역이 문득 나를 맴돌아서 그랬었을 뿐.
그러다가 해바라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그 애 생각도 하게되고 이러쿵 저러쿵.
늘 돌아가는 일상속에서 지나치는 하나의 끈들.
여전히 잘 모르겠는 것들이지만,
그녀가 그렇게도 갖고 싶어했던 클림트의 그림들처럼,
한번 쯤 소유하고픈 것이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 더 많은 그림들을 보게 될 것이며,
그 와중에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할지 모르지만, 고흐의 그림들은.
한 번 귀에 와서 박힌 라디오헤드의 음성은 다른 것들이 따라잡지를 못하는 것처럼이지 않을까.
허나 다시 월요일의 일상이 시작되었고,
조금있으면 준비를 하고선 일터로 나가듯이.
그렇게 일상에 묻어가는 수많은 것들 중 하나로 남겨야 할테지.
어떤 계기로 인해 배우게 되고 알아가게 된 다는 것. 그것이 중한 것이니까.
아무도 모르지. (0) | 2005.10.22 |
---|---|
누구냐 나. (0) | 2005.10.21 |
주말 지나다. (0) | 2005.10.16 |
또 하나의 나는. (0) | 2005.10.15 |
아주 잠시. (0) | 2005.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