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나만을 바라보고 위해주는 단 한사람이 없기로 서니,
감기. 요놈.
사람을 제대로 짚은 듯 하다.
나.
미칠듯이 아프다.
병원 근처는 다른 사람으로 인해서나 겨우 가는 내가..그것도 일년에 몇 번 가지 않을 병원을!
올해 들어서 벌써 몇 번째 방문인지 모르겠다.
그것도 일 마치고 나서 부랴부랴 병원 마감시간이 지나기 전에 그 비싼 택시를 타고 말이다.
어젠 얼마나 아팠던지,
그냥 주저 앉았다는 표현보단 드러 누웠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그나마 오늘은 병원이라는 데를 다녀와서인지 아직 이 시간에 깨어있는 듯 하다.
어지간해선 눈물도 안 흘리는 내가.
그게 창피하지만 어젠 아파서 울었다.
너무나 아프고 아파서 말이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아무것도 먹지 않고 드러누웠다가,
역시나 요놈의 잠이라는 것은 아프던 어쩌던 2시간이 최대니.
어제도 분명히 집에 돌아오자 마자부터 오늘 아침 나갈 때까지 그러니까.
오후 6시 반부터 계속 누워 있었는데 말이다, 깨어나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간에 그렇게 잠시 드러누웠다가 일어나 보니 집엔 아무도 없다.
아픈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시는지 별 것 아닌 것에 무턱대고 승질을 내시던 엄마는,
밥 먹으라는 소리 한 번 안하시구선 동생만 밥상을 차려주시더니.
깨어나보니 아무도 없었다.
아파서 내내 울다 잤다가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어주니.
이거 원 대략 몹시 별로 난감 모드다.
어지간해서 절대 아플 것 같지 않게 생긴 나는.
얼마 전 앓아야 해서 운동을 며칠 쉬고 나갔을때도,
아무도 이유를 묻지 않은데다가 아파서 못 나왔다니 믿지 않아주는 표정들이었다.
암튼 그런 내가 무슨 일인지 작년 끝나기 시작부터 해서 자꾸만 아프다.
정말이지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하는 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암튼간에 깨어나서 아무도 없어서 겨우 전에 약국에서 사둔 약이 있어서는,
고걸 먹고 누워있는데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아무도 없는지 알았던 아부지.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니 들어오신다.
그새 그게 참 이상하지. 난 아부지 앞에서는 눈물이 잘도 나온다.
어무니가 야단쳐도 괜찮은데 아부지 앞에서는 유독 곰방 울고 하는 나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아프다고 울어 제끼는 나를 보고선 안쓰러워 하신다.
바보냐면서. 그런다고 우냐고.
그런데 어쩔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많이 아팠다.
나중에 들어오셔서는 아픈지도 모르고 화내서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 어무니.
지금이라도 배 채우라면서 뭐라도 먹어야 얼른 더 낫는다면서 감자를 삶아서 갖다 주시는데,
정말이지 감자 껍질을 까서 먹을 기운조차 없었음이다.
이 대목 정말 눈물나는 대목이다. 무언가를 입에 넣을 기운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오늘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하기 위해서 나서는데 기적같은 일이었다.
다 잘먹고 잘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건 뭔가 싶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아팠을지 짐작이나 가는가 말이다.
나이 스물 일곱에 아니 여섯인가..ㅡㅡ;;; 아프다고 울게 될 줄이야.
어쨌든간에 멀쩡하다가 어제 갑자기 수업이 끝날 즈음해서 으슬으슬 춥더니만,
넉 다운이 될 줄 그 누가 알았으랴. ㅠ_ㅠ 정말이지 기억도 안나는 어제 일과다.
게다가 축구도 못봤으니 말이다. 엉겁결에 전반전은 본 듯 하지만..아니 들었다고 해야 맞겠다.
올해가 되면서는 이제 겨우 한달이 지나거늘 거의 약을 끼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약값으로 나간 돈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가 되어가는 듯 하다.
오늘 병원엘 갔더니 의사샘 왈, 이번 감기는 한 번 걸리면 곰방 재발이라고 제대로 나아야 한댄다.
그래서 암튼간에 내일 또 병원엘 가야 한단다.
너무나도 아픈 나머지 여전히 아팠다고 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이고,
심지어 제자들까지 절대로 믿어주질 않으니..
내가 스스로 살아 남아야지 별 수 있겠나 싶다.
생긴건 왜이리 튼튼하게 생겨가지구서리 말이다.
그나마 오늘 친구말처럼 액땜이라 생각하고 올해 혹여나 좋은 일 생겨서 시집가는 건 아니냐고.
웃어주는 고 말에 위로 받음이다.
처리해야 할 일들을 오늘에서야 겨우 처리하고선 글을 올려봄이다.
다들 감기 조심하길. 그리고 명절 때 온도가 떨어진다니 유의하시길 바라는 바이다.
정말이지 요놈의 감기. 사람을 제대로 짚은 듯 하다.
이렇게 까지 아파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대략 여전히 난감모드지만,
아마도 생각없이 사는 나에게 정신을 차리라는 하늘의 계시는 아닐지 모르겠다.
아니면 차라리 아파버려라 했던 나의 오만을 뼈저리게 느껴보라 한 건 아닌지.
어쨌든간에 결론은 나 무지 아프다.
명절이고 뭐고. 제 정신이 아닌 나로서는 제발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
아파도 유분수지 이렇게까지 아플 줄 누가 알았겠나.
ㅠ_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주위에서 해줌 좋을텐데 말이다. 흑흑.
얼른 나아서 차례상에 제대로 절이라도 해야할텐데.
정말이지 그냥 제대로 액땜을 한다 생각하고 지남에 위로 받는 지금의 순간이다.
일일이 다니면서 제대로 명절 인사를 하지 못함을 다들 이해해주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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