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비가 내려주고 있음이다.
왠지 마냥 가끔씩의 기분으로,
그런 날 있자나.
비에 젖어 들어가서
이 기분을 고이 고이 간직하고픔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마냥 뿌듯해하고 흐뭇해하면서,
그 시간 그저 함께로 채워준 시간.
늘 처럼, 무료 했을지도 모르는.
마지막 이른 퇴근 시간을,
나 혼자만의 기분으로 보냈더라면,
그랬더라면.
역시나 다를 것 없을 시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말야 가끔 이런날 있자나.
이제 다시 제대로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해.
그런 기분의 허함을 채워주어서.
참 고마와.
취하고 싶은 만큼의 알콜이 필요했을지 모르는
그 시간을 그 이상으로 채워주었음에,
너무나도 뿌듯하고 고마와.
또 눈이 온다는 소식에
고개를 이리저리 설레설레.
아침 출근 길에 소복 쌓인 눈을 밟는 느낌.
언제 눈이 내렸냐는 듯이,
이젠 게다가 비까지 내려주니
그 흔적 찾아볼 수는 없지만.
소리 없이 내리는 눈보단
추적추적 소리를 내주는 빗줄기가 더 좋아.
왠지 모를 피곤함에 짓눌려서
지난 하루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쉬움으로,
집으로 되돌아 오는 길.
가슴 한켠에서 살짝 스미던 생각들이
그저 웃음으로 넘길 수 있었음으로,
그 시간 함께 해주어서 참으로.
참으로도 고맙고 또 고맙다.
애틋함의 무엇은 아니지만,
곁에 있음으로 든든한.
지나고 있는 시간에게
늘 그렇듯 또 흐르고 흘러라.
그리고 나역시 그 시간과 함께,
또 달리고 달려 흘러라.
봄이 저만치지만 아주 조금씩,
아마도 다가오고 있나보다.
그 언젠가의 바램으로
나에게도 진정 봄이 찾아와 주기를.
(사진은 역시나 사랑하는 동생의 사진. 건드리지 말아주기를.)
달리고 달려. (0) | 2006.02.10 |
---|---|
전환점. (0) | 2006.02.08 |
고마움의 공간. (0) | 2006.02.06 |
매일을. (0) | 2006.02.01 |
참 좋다. (0) | 2006.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