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학 동아리 선배언니의 결혼식 날이다.
아주 주말만 되면 결혼식 다니느라 정신 없어 주심이다.
늘 고민하는 것인데, 과연 내가 결혼식을 할 땐-할지 안할지도 모르지만- 동아리 선배들에겐,
아마도 내가 연락하기가 싫을 듯 하다. 그냥 조용히 해치워야지.
하긴 정작 따지고 보면 최근 다녔던 결혼식이나 축가를 줄기차게 부르고 다녔던 사람들이,
거의가 다 동아리 선배긴 하지만 말이다.
그저 덕분에 결혼식이라는 것이 어떤 건지 제대로 알 수 있었음으로 만족할 뿐이다.
다행으로 어제 비가 온 뒤라 걱정 했었는데, 살짝 춥기만 했을 뿐 날씨가 진정 좋았다.
늘 결혼식에 가면서 사진 한 장 제대로 건지지 못했음에 가지고 나선 디카.
역시나 아직은 실내에서 사진을 찍을 때의 실력은 역부족이기만 한 듯 하다.
너무나도 많이 흔들려버린 사진들 중에 그나마 봐줄만한 것들을 건진 사진들이 고작 요거다.
(흠..사실 인물을 찍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ㅡ_-;;)
언니가 성당을 다니는 관계로 그러니까 언니 말에 의하면,
신부측에서 모든 것을 다 준비하기로 하다 보니 어찌어찌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게 되었다 한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았을 때, 성당에서 식을 올리는 것 나쁘지 않는듯 하다.
덕분에 아주 오래 간만에 밟아본 성당이라는 곳에서 괜시리 경건해지기도 했음이다.
참 분위기가 좋은 성당인 것 같았다. 내가 다녔었던 성당보단 좀 작은 듯 했지만.
신랑 되시는 분도 늘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여서 서먹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작곡가라고 직접 자신이 만든 곡을 반주가 여의치 않은 관계로다 직접 축가를 무반주로 부르는데,
완전 멋졌음이다. 조금 늦게 도착해서 식전에 대기하고 있을 때 보지 못한 언니지만,
어쨌든간에 식이 진행되는 내내 언니는 아마도 울었나 보다.
신랑은 내내 웃고 있는데, 언닌 표정이 살짝 굳었음이다.
식이 끝나고선 언니한테 살짝 "언니 울었지?" 했더만은 슬쩍 웃어 넘김이다.
새벽에 잠을 설친 관계로다-얼마나 가슴을 졸였던지- 겨우겨우 눈을 떠서는 서둘러서 나선 오전.
다행히도 못간다고 했던 후배이자 친구인 모양과 같이 나섰다.
늘상 짝꿍도 데려오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온다고 했단다.
덕분에 내 옆에는 왜 아무도 없냐고 그 많은 선배들에게 무수히도 많은 질책을 받긴 했지만, 어쩌겠나.
바라지도 않거니와 앞으론 다시금 볼 기회가 없을 듯한 선배들이니 그런가 보다 한다.
그저 늘 같은 모습의 나로 보여진 시간에 불과했다.
당장 결혼할 동아리 선배들 중에선 그래도 이 언니가 마지막인 듯 하다.
늘 모임을 하면 내가 연락을 해야했고, 한 때나마 계속 끊어지지 않고 이어가는 모임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던 적도 있었지만 다 소용 없는 짓이 된지가 오래인 듯 하다.
단언한 것으로 내 인생에서 최고로 후회스러운 것중에 두번째가 요 동아리를 든 것이니.
이미 그리 여겼음으로 더 이상 언급할 거리조차 되지 않아줌이다.
그러니까 결론은 날씨 좋은 주말의 끄트머리 일요일 날 보낸 시간으로 넘기면 그만인 것이니.
돌아와서는 뜨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선 푹~ 자야지 했던 것이 벌써 요 시간이 되어 버렸음이다.
어찌 어찌하다 보니 텔레비젼 앞에 앉았고 그러다가 어제 보지 못했던 쇼트트랙의 마지막 경기.
그러니까 가슴을 졸이고 졸였던 순간의 마지막.
동계 올림픽 최고 경기였다는 남자 5000m 계주 경기를 꼭 보고야 말겠다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재중계 해주는 쇼트트랙 경기를 내내 지켜보고, 그러다 저녁을 먹고.
또 텔레비젼 앞에 우두커니 앉았다가 방에 들어 앉으니 이 시간인 것을 어쩌나.
마져 하고픈 것들 좀 하고선 일찌감치 잠에 들어야겠다.
허허허. 허나 과연 잘 지나줄 밤의 시간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인아언니, 혁신오빠 사진 막~ 올려서 미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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