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몇년 전인지 조차도 모르겠는 대한독립만세 외쳤던 날.
외가 식구들 모임 덕분에 갔던 그 장소.
그 많은 식구들이 웃으면서 큰 소리로 이야기 하면서 지났던 그 곳에서.
자주 보기 힘든 막내 이모와 작은 외삼촌 식구들까지 함께 했었던 시간.
아픈 것은 아닌데, 그냥 괜히 왠지 여기저기 쑤시는 듯한 느낌의 나날들에,
어려운 자리라면서 차려입고 딱딱 소리나는 구두까지 신고서 나선 날.
왠지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한 날.
자꾸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과는 다르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외가 식구들이다.
어쨌든간에 앞에 있는 반가운 얼굴들과 대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살짝 위를 쳐다보니 이 건물 참으로 인테리어가 독특함이다.
배를 한껏 채우고 돌아오는 길이 나쁘지 만은 않았지만 유독 건강이 악화되시는 듯한,
외할머니가 슬몃 걱정이다. 명목상으로 외할머니의 지나버린 생신파티였지만.
잠깐의 드는 생각으로 할머니께 필요한 것은 지금 무엇일까 생각해봄이다.
돌아오는 내내 할머니의 밝지 못하신 표정이 밟힘이다.
어쨌든 모임 덕분에 잠을 푹자지 못한 탓일까. 찌푸둥함을 어찌할 수 없었던 휴일이었다.
그리고선 이제서야 휴일날 무엇을 했었는지 인식이 되어 주심이다.
여전히 같은 날의 그 시간이다.
밤새 한숨도 잘 수가 없었던 탓에 기분이 엉망이었다.
전날 밤 축구를 보다가 너무나 곤히 자버렸던 덕분인 듯 했다. 한 3시간여를 그리 잠들었나 보다.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다가 자야겠다 하니 이건 원. 내내 뜬눈으로 버티고 버티고.
뒤척이고 또 뒤척이다가 이내 CD player를 틀었음에도 음악들조차 거슬림이다.
그렇게 날은 밝아버렸고, 기분 탓에 아침도, 점심도 거른채로 출근을 했다.
신입생이 된 아이들에게 조그마한 것이지만 선물이라면서 사둔 것이 꽤 무거워서는,
택시를 타고서 출근을 했다. 요즘 택시비가 계속적으로 많이 든다. 유의해야지.
역시나로 막상 생각이 없어서 먹지 않은 끼니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팠다.
시간아 얼른 지나라.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녁을 먹는데도 밥맛이 별로다.
어쨌든간에 월요일같은 목요일이 그리 지났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그래도 들고나온 디카인데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얼마나 땀을 많이도 흘렸던지 집에 돌아와서는 텔레비젼을 보다보니 으슬으슬 춥다.
바로 씻어주어야 하는데, 또 그렇게 지나고 말았음이다.
요즘 유난히도 제대로 운동을 관장님께서 시켜주시는 덕에 몸이 여기저기가 쑤시고 난리다.
겨울 내내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내심 후회스러움이다.
간만에 뜬눈으로 지샌 밤이 지나면서 내내 왔다갔다 했던 생각들.
그러면서 오늘 마무리 지어지는 시간에 드는 생각은 정말 끝이어야 하는구나.
괜히 혼자서 두손을 불끈 지어보면서 아잣! 해봄이다. 무엇을 위한 아잣일까.
늘 끝이라고 여겨 오면서도 그 무언가가 늘 붙잡고 늘어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음으로 지나는,
정말이지 많고도 많은 그 시간들이 '정말, 끝이다!' 한들 그래질까.
무엇 하나 소중하다 여겨지지 않는 요즘의 시간들이,
그렇게 또 다시 끝이 없는 무언가의 다른 시작이 되어줄까.
허나 이젠 정말 다시는 그러지 않아주기를.
새벽내내 맴돌던 망설임의 실체들이 이제는 정말 그만이기를.
사람들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 동경 덕분에 살아지는 것일까.
그것이 무너지게 되면 주저 앉게 되는 것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스침이다.
내내 이어지는 순간의 선택에 대한 나의 회한들은 이제 그만이길. 끝이 되어주기를.
종지부를 찍는 듯한 느낌의 어떤 연의 끝이 여실히도 다가오는 요즘.
그저 늘처럼 잠깐의 바램으로 지나고 말지도 모르는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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