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조기 위에 늘 걸려있는 사진.
작년의 시간 중 언제였던지.
가볍게 술을 한 잔하고선 걸어오던 길에 찍었던 사진 같다.
늘 이맘 때면 살아나는 벗어나고픔의 그 무엇들.
그러고선 실행에 옮기지 못해서 아둥바둥.
그러다 지나고 지나서 겨울이라는 계절이 오고나면 견디지 못했었던 나의 모습들.
지난 시간에 남긴 글들을 주욱 보다가 내내 웃었음이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봄이 오기 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음을 실행에 옮겼다.
참 간만에 이 시간에 깨어있는 듯 하다.
되돌아보다 보니 반복의 어떤 끈처럼 그렇게 여지없이 같은 시간으로 지났던 것들이다.
기어이 나섬의 시간을 갖게 되고 나니 이리도 다른 것을.
여지껏 알지 못하고서 내내 품기만 했었던 내 자신이 다시금 새로움이다.
어디론가 유난히도 자꾸만 떠나고만 싶어졌었던 시기.
그 시기는 늘 이맘 때였던 듯 하다.
그러면서 작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고맙고도 소중한지 여기다 새기면서 지나는 밤이다.
주말이라고 쉬는 날이라고 간만에 편안한 마음으로 뒹구르르.
잠을 많이도 자서인지 아직도 정신이 말짱말짱.
그리고 정말이지 오랫만에 깨어있는 이 시간이다.
참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주말 다가옴의 기쁨이었던 듯 하다.
이제는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나 잘 살아있다고 말하고픈 나날들의 이어짐이다.
『어느방향에서 보더라도 다르게 보이고, 다른 느낌.
그렇게 오늘 또 무엇일지 모르지만, 배운 것 같은 기분이다.』
작년의 이맘 때 어느 즈음에 남긴 흔적의 일부.
늘 시작은 그러했으나 끝은 너무나도 허물없이 무너져 버렸던 시기들.
괜찮아. 괜찮아를 연신 되뇌이면서 그러다가도 이내 주저 앉아야만 했던 시간들의 반복.
손에 쥐고있는 것들을 내내 놓치 못해서 수없이도 고뇌하고 고뇌하기만 하던 순간들의 반복.
무수히도 반복되었던 시간들이 지나 지금의 시점에 이른 듯 하다.
오늘 늦은밤의 시간에 잠깐 근처 편의점에 들르면서 이것저것들을 사다가,
진열되어 있는 맥주들에게 눈이 갔다.
늘처럼 아마도 가볍게 한 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까. 살까말까를 잠깐 고민하다가.
이내 포기하고 만다. 술은 안된다고 스스로 되뇌이는 내 자신.
점점 인간이 되어가는 것일까.- 나 실은 외계인이라죠 -_-;;;.
하나씩 하나씩 변화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인식됨이다.
주위 사람들이 알면 정말 경악하고도 남을 만한 일이다만은. 오~ 내가 금주라니.
일단은 그렇게 첫번째 단계일지는 모르지만 어떤 반복의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내 자신.
얼마 전에 늦은 밤 빵집을 지나치면서 참자참자를 되뇌었던 것처럼.
그러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 스스로 기쁜 마음을 건네보면서,
지난 시간들을 주욱 지나쳐보는 시간.
누가 일러주지 않았건만 너무나도 같은 반복들의 시간이 달라져가고 있는 일상.
어디론가 떠나고픔의 순간의 기분을 실행에 옮겼던 것을 다시 한 번 잘한 짓이라 여기는바,
늘 언젠가의 시간처럼 그리 바램으로 그치고 말았을지도 모르는 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해준 것에게도 너무나도 고마움이다.
나이 스물 여섯이 되면서 처음으로 진정 가출이 하고 싶었음의 마음의 실행.
잠시나마 제대로의 가출이 될 수 있게 해준 그 공간 속에서 함께 해주었던 것들 고마와.
되돌아보는 시간 속에서 가지게 된 한줌의 배움의 순간이다.
아직은 너무나도 많이 부족하고도 부족한 나이지만.
또한 알아가야 할 것이 지금의 순간보다 너무나 많이 남아있으며,
지금의 기분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저.
언젠가의 중얼거림으로 그치지 않고서 이제는 진정으로 비워내어 채울 수 있는 내가 되어주기를.
더불어 많은이들에게 다가오는 봄이 조금이나마 달라지는 반복의 시간이 되어주기를.
그.러.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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