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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미약함이나마.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4. 5. 14.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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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떠나가는 배] - 김재진님.

 

물위로 또 물 떨어지네.

비 맞는 내 마음

수묵의 빛깔로 흐려지고

고물에 매달려 따라오던 섬은 그만

아득할 뿐이네.

돌아보면 아득하지 않은 것 어디 있으랴.

아무리 다가가도 수평선은

내 생이 넘지 못할 경계이네.

엄청난 소금을 뱃속에 채운

바다는 출렁대는 자루처럼 나를 가두고,

나 한때 세상의 소금이 되길 원했으나 단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을 뿐

약속했던 것은 아무 것도 지켜지지 않았고

기다리던 것은 또 아무 것도 오지 않았네.

인간이 그어놓은 물위의 금,

금밖에 선 채 금을 넘지 못하고 나는 그만

떠나가고 마네.

따라가도 따라가도 밟을 수 없는 금,

거품이 나도록 오고가도 닿지 못하는 경계에서

나 그만 비에 젖어

하선하고 마네.

 

 

하루의 마감을 이 시로 대신하는 바.

그냥 문득 시집을 펼쳤다가 나오는 시가 바로..

그건..말이지 아마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무언가가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그나마 다행이다..알아주었다면,,

가슴 시리게도 Bach의 선율이 그리웠던 바.

그렇게...

대신함을...

 

휴.

 

나.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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