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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리 푸르기만.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5. 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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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른 아침 일 마치고 나서

하늘을 바라보다가

간만에 셔터를 눌렀다.

역시나 비가 오는 것이 좋은 것은,

늘 요 비온뒤가

제대로 제맛이기 때문이다.

 

 

며칠 내내 새로산 가방 속에

묵혀만 있던 디카를

간만에 제대로 써먹는 기분.

5월의 햇살과 더불어 비온 뒤 말끔한 하늘.

그 사이로 섞여 어우러지는 구름들.

우리집 하늘도 아닌 것이

참 정겹다.

 

 

마음도 몸도 그 무엇들도

비가 온 뒤의 하늘처럼 마냥

푸르르고 맑을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

몇 군데 이웃 블로그에서도 본 오늘의 하늘 사진들,

역시나 내 눈에만

푸르러 보였던 건 아녔던 듯 해.

 

 

 

작정하고 어젯밤부터 속도 좀 편해지고 기분이 점차 나아지길래,

컴터에 묵혀두었던 영화들을 보았다.

오늘 오후까지 해서 본 영화는 3편.

극장을 갈까 하다가 아~하고서 집으로 돌아선 길. 집에 들어서자마자 주욱 영화를 보았다.

나름대로 보고팠었던 영화들을 웃으면서 즐기면서 보고나니,

참 간만에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여겼다. 뿌듯한 마음.

앞으로는 다른 것들에게 조금 집중해보아야 겠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영화보기.

참 잘했지 싶고, 역시나 나는 어쩔 수 없다 여겼다.

어젯밤 부모님이 다시 크게 다투셨고 집안 분위기는 얼음장 같다.

그래도 혼자 나름대로 즐기다 보니, 좀 나아진다 싶었다.

그런데, 지금 요즘들어 자꾸만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의 하나가.

기어이 어딘가를 찌른 것만 같다.

나를 수년이 지나도록 여지껏 끌어당기는 듯 한 지난 시간의 댓가가

자꾸만으로 날 휘감는 것 같아서 내팽겨쳐버릴까 싶다가도,

이내 것마져 또 없어버리면 하는 이기심. 그러면 또 도리가 아니지 싶어 망설임.

그것들에게 너무나도 뒤엉켜 버린 듯 했다.

여지껏 벗어낸 듯도 하지만, 그러지 못한 듯한 지난 시간들은 언제쯤 끝이 날까.

이 댓가라 여겨지는 모든 것들은 언제쯤이면 사그라들까.

그저 아무 생각없이 내키는 대로 주어진 대로 행동해버리다가도,

까짓껏 그래버리자 하다가도 이내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한 듯한 감정들이,

이내 몹쓸 마음이 작용하게 했던 듯 하다.

그래서 이내 찔러대는 것이 결국은 나에게 되돌아옴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리 찔러대면서 행동하고 말에 담고 뱉어내고.

모른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나름대로 여지껏의 시간에 있어,

참 버겁기도 하고 이래저래 정말 큰 작용을 한 건 사실인데.

그저 나몰라라 모른 척 해버리기엔 스스로가 용납이 안되는 듯 했다.

그런 것들도 일일이 해명해서 알아달라 하기도 내키지 않는 것이.

갑자기 귀에 들어오는 단어들이 눈에 눈물이 맺히게 했다.

그 단어들로 인해 밟히는 생각들과 더불어 아무것 아님에도 갑자기,

서러운 것이 날 좋게 여겨주는 것이고 생각해서 해주는 말들일지도 모름에 더 서러웠다.

'지금까지 가지고 오지 말았어야 했어.' 다시금으로 전부 그것들 때문이라 여겨졌다.

이젠 기억조차 가물한 지난 몇 년간의 시간들.

덕분에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여기면서도 한 편으로 작용하는 것들.

조금 생각해보고 나서 결정을 지어야 겠다 여겼던 것이,

그래, 한 번의 생각대로 이제 다 끝내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 지나온 무엇들 때문에 스스로가 이래저래 머리 아프고 싶지 않다 다짐했던 순간.

지불 할 만큼 충분히 다 지불했다 여겼던 순간.

그렇게 그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다독이고 나니 한 동안 멍했던 것들이 사그라든 듯 하다.

사람과의 인연의 끄나풀은 내가 먼저 끊어버려서는 안된다고 다짐해왔으면서도,

여지껏 그러해왔던 나인데, 이제 이것이 그 댓가의 마지막이길 더 간절해마지 않으면서.

살짝 어딘가에 데인 듯한 느낌에 멍해지고 꽉 눌린 듯 한 것이기도 사실이지만,

집안의 분위기도 그렇고 곰방 크게 내색해야 할 만한 것도 아니라 여겼음이다.

언젠가 그런 감정들을 내치지 못해 많은 시간을 끌었다가,

서로에게 너무나도 깊디 깊고 아프고 아픈 흔적을 남겨야 했었던 적이 떠올랐다.

난 아직 멀은 듯 하다. 어른이 되어간다 여겼던 것들이 아직은 아닌가 보다.

갑자기 어느 한 구석이라도 뼈속 어딘가까지 깊숙히 도려내고픔의 마음이 생긴다.

이제 곧 5월의 중반도 되어가고 시간은 더욱더 빠르게만 지나가는 듯한 요즘.

그저 오늘의 맑디 맑은 하늘 처럼의 마음 속이 된다면,

욕심이더라도 더 바랄게 없겠다. 그저 바램이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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