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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나로.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5. 10.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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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들고 나갈까 말까 고민했던,

출근길 내 머리 위 하늘의 잔뜩 찌푸린 구름들.

참 이상하기도 하지.

왜 난 잿빛 그득한 하늘 빛이 좋을까.

퇴근길에 기어이 내리고 만 빗줄기들은

괜히 마음을 들뜨게 하는 듯 하다.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차창 밖의 풍경.

빗줄기들과 어우러지는 찬란한 불빛들.

마음이 따라 춤추는 듯 하다.

우산이 없는 관계로 아이들이 예전에 두고간 작은 우산을 쓰고서,

나서는 귀가길의 걸음이 괜시리 가볍다.

비가 내리는 것이 왜이리 좋은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르치는 아이들의 시험 결과가 어떻든.

오늘 하루 일과가 버거웠든,

상관이 없어져버리는 순간이다.

타닥타닥 빗줄기 소리.

반짝반짝 빛나는 차창 유리에 부딪히는 빗줄기들.

역시나 지나고 말면 그만인 일상속에서의 그 모든 것들.

한 순간에 언젠가는 나로 돌아오겠지의 마음이,

가득차 버린 듯한 순간이 된다.

 

 

 

 

오늘따라 곁에 누군가 있던 말던, 개의치 않아.

가던 걸음을 멈추고서 가만히 바라보는 풍경 속을 담는 나의 모습.

버스 안에서도.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도.

가만히 바라보다가 한 컷씩 한 컷씩 담아본다.

이 사진을 찍고나서 찬찬히 바라보니,

분명 사진은 한 장인데, 괜시리 드는 기분으로.

두 장을 합쳐놓은 듯한 빛깔.

분명히 말하지만, 요 사진 한장 속에 담겨진 풍경이 맞다.

두 갈래로 나눠지는 느낌, 참으로 신기해.

가끔씩으로 생겨나주는 기분으로,

요럴 때 사진 참 제맛이야.

오늘 간만에 마음에 드는 풍경을 담은 듯 해서,

참으로 기분이 맑아지고 좋아지는 듯 하다.

 

 

내내 어떤 음악을 같이 올려볼까 고민 중.

길 위에서 흘러내리는 빗줄기들은 어찌나 즐거운지.

이 음악도 어울리고, 저 음악도 어울리고 어쩌지?

오늘은 한동안 밤의 시간을 보내주었던,

영화보기를 그만두고서 음악감상에 빠져야지.

그건 바로 참으로 예쁘게도 내려주는 탁탁탁.

빗줄기들이 만들어내는 소리.

그리고서 선택한 곡들은 세 곡.

돌아오는 길에 느꼈던 춤추는 마음으로,

클래지콰이의 '춤'

집을 나서는 길에 잿빛 하늘과 어우러져 마음 울리던,

Blur의 'Tender'

그래도 역시나 이런 날엔 최고의 멜로디.

Radiohead의 'I will'

가만히 들어보는 이맛 저맛의 음악들.

진정한 나의 모습이 어디에 있던지, 어떤 모습이던지.

결국에는 별달리 중요치 않은 듯 해.

그저 순간 순간에 그 느낌 담아내면 그만.

어쨌든 그럴 수 있음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음으로,

위안해 마지 않는 순간.

비가 참으로 하염없이도 내리는 밤이다.

 

 

 

-나의 눈 앞에 깜깜한 밤의 모습과 어우러지는,

   수많은 빛깔들에 더해지고 있는 흐르는 빗줄기들.

   지대 분위기 굿. 마음껏 느껴봐.

   모든 것들이 씻겨 흘려 내려가는 순간.

   장단맞춰 나도 따라 움직이는 간드러지는 빗소리.

   그냥 마냥 좋아라.

   이 비 그치고 나면, 여름이 온 들.

   참을 수 없는 더위가 찾아온 들,

   무에 두려우랴.

   이 순간을 만끽할 수 있음에 즐거워하라.

   마음껏. 언젠가 나로 다시금 돌아올 그 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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