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땐 참 기뻤는데,
별것 아닐지나 무언가의 기대로 인한 조그마한 설렘.
내 앞에 있던 누군가로 인한 달콤함.
어딘가로 나선 발걸음의 무거움마져 누르는 만남.
예전엔 그렇게 누구든지 간에 일단,
만나고 보는 것에서 즐겼던 그 느낌이 무엇이었을까 싶다.
괜히 새로운 것을 눈에 담는다는 것으로 만족감 그 이상을 가졌었던 때.
우연하게 잠시간으로 어딘가로 떠나 있는 듯한 생소함을 느낄 수 있었음으로.
그것이 어떤 행보였든지 간에 그 땐 참 즐거웠던 듯 하다.
그 와중의 전화 한 통으로 인해 그 이후에 이어진 나의 발걸음이,
비로소 아주 나중에서야 후회되고 또 후회 되어지는 순간이었지만.
그것들은 다 제쳐 버리고서,
만남이라는 것의 소중함과 기쁨을 다시금 갖게 해주었던 그 때.
돌아보면 지난 시간의 기억에 불과할지나,
상대의 기억 속에도 그리 남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분리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회피이거나.
살짜금으로 그 때는 또 언제였는지 가물한 내 머리. 문제다..-_-;;;
'분리 - 세상을 반으로 축소시키는 태도.'
'회피 - 자기 자신과 삶으로부터의 도피.'
- 김형경님의 심리/여행 에세이 '사람 풍경' 중에서.
자꾸만으로 어떤 만남이라는 것과 새로움이란 단어에게서,
멀어지려 하는 나인 듯 하다.
아주 살짜금 그 감정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밤이다.
누군가에게 내 모습을 비춰 내어지는 것이.
애써 최대한의 좋은 모습으로 남겨지기 위함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보아주는 것.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어도 한개도 되돌아 볼 필요가 없었던,
그 시간 위에서의 나.
아마 어쩔 수 없이 그랬었던 건, 단지 그 이유 하나 만으로 충분했었던 듯 하다.
그래서 한치의 의심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던 그 때의 내가 아니었을까.
'사람'이라는 단어 외엔 그 무엇도 최고가 되지를 못했었던 그 때의 나는.
그 단어에게 둘러 휩싸였었기 때문에 그러했으리라고.
그러니 덕분이라 여기며, 그 이상으로 후회하지 않고서 여지껏 잘 버텨온 것이라고.
그리고 지금의 순간에 또 다시 내가 너에게 그랬음에도,
그저 제정신이 아니었던 내 순간의 실수에 불과했다 여기면서.
미안하다 하지 않아도 알아줄 것이라 여기기에 애써 변명하지 않고 있는 나라고.
그저 그러고 말아버릴 너라 여기기에 이해해달라 하지 않아도,
이미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을거라 여기고 있음이다.
"넌 아직도 나를 모르냐? 그 것 밖에 안되니? 그래?" 라고 외치고 싶지만.
나 역시 이미 그 전에 너에 대한 그 모든 것을 내 스스로 각인 시켜버렸기에.
괜찮다. 괜찮아. 그렇지?
그러면서 문득, 예전 그 장소.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참 이쁜 평화양은 잘 지내고 있을까? ^^;
예전엔 그랬다.
누군가에게 반가움의 안부 하나씩 건네는 것이 또 하나의 기쁨이었고,
그저 되돌아오지 않는 안부더라도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한 어떤 방편으로의 행동.
그리고선 별것도 아닌 것에,
한 순간에 그 모든 것이 싸그리 무너져 내려버린 계기로 둔갑해버린 시기.
그 누구든지 간에 그런 경험 한번도 없겠나 싶지만,
그땐 그것이 내 나름대로의 삶의 방편이었으니 어쩌겠나.
이젠 제발 그러지 말고 살아라는 친구의 말에도 슬쩍 웃어버릴 밖에.
'친구야, 말하지 않아도 이미 그렇게 되버렸다. 어쩌겠냐. 그냥 같이 웃자.'
오늘도 다행히 큰 피해없이 지나간 태풍에 다시 재개되는 장마전선의 영향에도 굴하지않고,
모든 이들 편안히 지나가는 시간이 되주기를 바라는 시간.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잊혀져가더라도 이미 잊혀졌더라도 내 이름 석자 희미하게나마,
자리잡고 있을 그 모든 이들이 그러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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