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적이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한순간 문득,
어쩌면 자꾸 바라고만 있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스쳐 지나는 것.
지나고 또 지나는 시간 속에서의 난.
상처받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기보단,
다시금 누군가의 아픔을 또 다시 알아챌까봐
그래서 일거란 생각.
바보같은 생각.
자꾸만 내뱉어내고 있는 것은
그 누구가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어떤 표현의 방어벽으로 둔갑시켜선,
나를 그저 받아들여주기 만을
바라는 건 아닐까.
꼭 그러라는 법도 없는 건데,
알아챈 아픔에게 또 다시금.
상처를 던져버리지 않을까의 어리석은 두려움.
그것들이 내게 되돌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그러면서 머릿속을 헤집기 시작한
지난 시간 속의 모습들.
왜 그러했을까 보다 그저,
그땐 그러했는데 말야의 생각들.
그리고 그 시간 지나면서 누가 그러했든
개의치 않아하는 내 모습.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닌데.
그런건데.
그저 그러라고 정해져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버리는 내 모습.
어떤 모순의 일환으로 그럼에도,
네가 그가 아니고.
네가 그녀가 아님에도,
내가 그들이 아님에도......
그리 되어버리는 것이 비단 나뿐만이 아닐지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이젠 그렇게 강건너 불구경하듯
그저 흘러가는 강물처럼이 되어버린 듯한 일상.
그리고서 끝도 없이 내내 괴롭히다,
일시에 멈춰버리는 두통.
하루종일, 그리고 여지껏. 원인모를 두통에 휩싸여있는 오늘 하루.
결국 조금 전에서야 약을 꺼내들어 먹었다.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참 간만에 아파오는 머리다.
예전, 그러니까 제대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
학생시절부터 줄곧 이어져오던 두통 때문에 참 시달렸던 때가 있었다.
어쩔때면 그 두통 때문에 하루 일과를 다 제쳐야만 했었던 때도 있었기에,
이거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굴러다녀야 했을 만큼의 두통.
두통을 잊기 위해 잠드려해도 그 두통 때문에 가만히 누워있지도 못했을 만큼 자주자주 그래왔었다.
덕분에 아직도 서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러종류의 두통약들.
운동이라는 걸 제대로 하게 된 후 부터는 아주 가끔씩으로 아프긴 하지만,
오늘 참 간만에 머리가 제대로 아파주심이다.
늘 예전에도 그랬고, 참아보려 참아보려다 약을 먹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오늘처럼.
아마도 오늘은 계속 틀어놓은 에어컨 때문이라 생각하면서,
수업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한결 가벼워지는 두통에 에어컨이 참 밉살스럽다.
그런데 운동을 마치고서 정리하고 방에 들어 앉았는데, 이거 원. 또 시작되는 두통이다.
이래서 잠이나 잘 수 있을까 싶기도 할 만큼의 두통.
약을 먹었더니 잠잠해지는 듯 하지만, 다시금 시작되는 듯도 하고 아리송 다리송의 두통.
그러다가 한 순간 이내 두통이 멈춰버렸다.
참 우습고도 또 우습기만 하다.
언제부터 그리되어 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그렇지 않다가,
갑자기 오늘 여기 저기 블로그들에 올라와있는 글을 유심히도 보고 또 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이 블로거 저 블로거들이 올린 글을 또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어냈다.
몇 개의 블로그를 그러던 와중에,
지나친 어떤 블로거의 글에서 지나치고 나서야 무언가가 스치는 듯한 느낌.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읽고 읽었을 뿐인데,
지나치고 나니 또 다시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들어가 다시금 읽어내는 와중 스치는 생각들이 무언가를 나에게 건네주는 듯 했다.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을 예전의 그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일려주는 듯.
그러고선 다시 내 블로그로 돌아와서는,
또 다른 어떤 블로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내내 들으며 이렇게 타자를 쳐내고 있는 중이다.
참 신기하게도 두통이 멈춰버렸음이다.
약을 먹어도 시원찮던 것이 그 생각이 스침과 동시에 잔잔해져버리는 지끈지끈. 희한할 뿐이다.
그리고 그저 편히 잠들 수 있겠지 싶은 마음을 앞세워 마무리 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무언가 얻어낼 수 있을거라는 마음에 오늘따라 유난히도,
유심히 보고 또 보게 된 블로그들인가 보다.
귀가길에 귀에서 애잔하게도 흐르던 음악과 함께 마무리 짓는 오늘의 이야기.
참 간만에 뜨거워지는 가슴인 듯 하다.
사진은 지난 겨울 첫 눈내리던 날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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