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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기 놀이.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8. 1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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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열쇠고리가 망가져서 열쇠 정리를 하던 중에.

또 열쇠꾸러미를 잃어버리는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얼른 하나 구입해야겠다 싶었다.

어찌나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고로, 작년부터는 뭐든지 조심조심 하는 요즘.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 느끼는 그 기분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아는 고로.

대비를 해야했기 때문에, 대비책으로 큼직한 열쇠고리를 생각하던 중 요놈들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호랑이 인형만 샀다가 나중에 좀 허전한 듯 싶어서 다시 같이 마련한 사자 인형.

고렇게 어제 난 두 마리 인형 열쇠고리를 입양했다.

원래 태생이 그리 타고난 것인지 인형을 좋아하는 고로 어찌나 만족스러운지 모르겠다.

보고만 있어도 귀염귀염 생긴 것이 요목조목 쳐다보고 또 쳐다보게 된다.

단돈 3000원짜리 인형이지만, 암튼간에 요 맹수들. 내 열쇠꾸러미 잘 지켜다오.

오전에 수업을 하고서 배불리 점심을 먹고선 집에 돌아와서는,

뒹구르르 하다가 어찌나 널브러져 잠들었는지, 거참 잠 한번 제대로 잤지 싶다.

-_-; 밤에 어찌잘지 의문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일어나서는 허전한 기분 달래러 사진을 찍고 찍다가 요놈들을 일케 담아보았다.

맨 위 두장은 디카로 찍은 것이고 아래 네장은 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다.

확실히 색감이 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사진이라는 것이 갖고있는 기종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확실히 오늘 다시금 어찌 찍느냐에 따라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실감했음이다.

 

오전 수업을 하는데, 오늘따라 결석 한 명 없는 것이. 게다가 수업에 집중해주는 아이들.

어찌나 그 아이들 밉게만 보이다가도 또 오늘같은 모습은 예쁘게만 보이던지 말이다.

한 번 호되게 혼나고 나서는 조금 정신을 차린 듯 보이는 아이들.

또 거기에 응해주니 나로선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 천상 선생이라는 직업은 어찌할 수 없는 듯 하다.

이제는 남들에게도 내가 제일 싫은 것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도 하지 않는 나.

기왕 선생하는 김에 계속 이 짓(?)을 하면서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생각한 후엔,

나름대로 애쓰지 않더라도 노력하려고 하는 듯 하다. 다행인걸까?

어쨌든 날도 더운데, 게다가 휴일인데도 나와 준 아이들에게 또 한번 속는셈치고 칭찬해주면서,

아이스쿠림도 한 개씩 사주고서 그렇게 간단히 수업을 마친 오늘 하루였다.

집에 돌아와서 잠을 어찌나 맛나게 잤는지. 그래도 요즘은 한 번 자면 깊이 잘 자주는 게 다행이다.

요 며칠 계속 이꿈 저꿈 섞여서 머릿 속이 혼란스러운 건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지만.

또 시간 지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싶다.

 

그렇게 오후가 되고서 식구들과 영화라도 한 편 같이 볼까의 계획은 무산이 되긴 했지만,

저녁 먹고서 엄마와 함께 운동겸 산책도 하고 그렇게 밤이 찾아왔다.

솔직한 심정으로 엄마와 나다니는 건 곤욕이긴 하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다 늘어놓으시니까.

허나 조그마한 바램으로 그렇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뱉어내셨음으로 답답함 조금 풀리셨길 바라는 바.

엉망이고 더 이상 흐트러질 데 없이 심난한 집의 사정이지만,

더 이상 나아질 것도 없다 여겨지는 그런 상황이긴 하지만 그나마로 위로 되셨기를 하는 바램이다.

 

돌아와서는 찬물로 개운하게 샤워를 한 후 '주몽' 이라는 드라마를 잼나게 봐주고,

지금 오후에 찍은 사진들을 나열해보면서 조목조목 오늘의 휴일 이야기를 늘어놓는 중이다.

광복절 휴일이라 해도 별 다를 건 없지만, 그렇게 무탈하게 지나갔음이다.

요즘이라는 시기는 나에게 있어서 앞에 있는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듯.

그렇게 사람들의 소리를 귀에 담고 싶지 않고, 담으려고도 하지 않는 나인 듯 싶다.

더군다나 더 중한 것은 내 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음의 간절함도 내포되어 있는 듯 하다.

지금의 처해있는 상황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큰 변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어떤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닌고로.

그렇게 늘처럼 시간 지나가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 밖에 없다 여겨짐이다.

사진들을 찍어보기도 하고, 새로나온 음반들을 들어주고 등등. 그렇게 말이다.

지금은 윤밴의 새 앨범을 듣고 있는 중이다. 어찌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지 말이다.

라디오헤드의 앨범 이후로 이렇게나 귀에 쏙 담아지는 음악을 어찌나 간만에 들어보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윤밴이 이번 앨범을 아주 작정하고 만든 듯 싶다.

그리고 앞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꼭 새 앨범 발표 이후의 콘서트에 가고픈 심정 그득이다.

며칠 내 아주 잠깐으로 멍한 기운이 계속 이어지곤 있으나,

그것이 나에게 있어 어떤 판단의 가치가 없다 여겨지니 그렇게 잘 넘어가는 것 같다.

예전 나의 어떤 골똘함의 멍하고 대책없는 모습으로 돌아온 건 확실하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누가 뭐라하던지 간에 이렇게 지내야지 별 수 있겠냐 싶은 요즘의 일상.

전에비해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이 많이 사라진 것으로 위안삼는 요즘의 일상이다.

어제의 만남에서 나온 대화중에 혹 내가 많이 외로운 건 아니냐는 질문에 피식 웃었던 것은,

솔직한 심정으로다 그 외로움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직은 모르겠지 싶어서였다.

그리고서 대답한다. "난 절대 외롭지 않아. 외로운 게 뭔지 몰라." 라고 말이다.

어찌보면 외롭다는 표현보다는 그립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는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지만,

그 그리워하는 감정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그 모든 것들은 늘, 항상 그리움이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생각하는 고로,

그저 그렇게 늘 조심조심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늘 주절거리는 소리로 언젠가는 그것들에게 벗어나 다른 감정을 갖게 되는 때가 있으리라,

그리 바램이라는 단어로 대신하는 바.

 

앞으로 내 마음이라는 것을. 내 머리라는 것을.

내 감정이라는 것을 어떻게 세상에게 내어주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망설여진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 나라면, 앞으로도 그러할텐데 어쩔 수 없이 그럴텐데.

어떤 잣대의 기준도 어떤 확실한 경계의 선도 없다 여겨지는 요즘이다.

 

보이지 않는 내 앞에 놓여진 것들에 대한 불확실함만이 남아있는 지금에 와서 난 무얼해야할까.

 

나. 나는 누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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