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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날의 시간.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10. 2.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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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일어나서는 내가 그랬었지? 꿈이 참 이상했다고 말야.

그리고선 아주 한참 후에야 이렇게 중얼거렸어.

'이제 정말 다 끝난 것인가 봐. 그런건가봐. 그래서 그런 꿈을 꾼게야.'

늘 입버릇 처럼 달고달았던 그 소리가 이젠 별 의미없음을 알고 있다 치더라도 말야.

그날은 그 바쁜 와중에도 일어나선 가만히 앉아서 내가 그랬었어.

그리 결론 지어버렸어 내 스스로.

늘 꿈속에서 진행 되어지는 것들의 피날레 같다고 말야.

너무 많이 정리되면 점차 약해져가는 기억력이라는 것 덕분에,

나중에 시일이 지나 너무 심심하면 안될 듯 하여, 그래서 그것만은 남겨지는 건가보다,

그런 건가보다 했었는데 말야.

무의식 중에 '남겨지는 시간이 있긴 있구나.' 라고 말야.

그런데 이젠 모두 날려버렸어. 전부 다 날려버렸어.

잠시 멍하긴 했었지만 원하고 원했었던 게 드디어 이루어진 것 같아 그렇게 조용히 내뱉었어.

 

그렇게 그 날이 벌써 며칠 전 일이 되어버렸어.

참 우스운 건 그 순간으로 잊혀진 사실이 되어버린 게 정말 내 스스로 결론지었지만,

어쩌면 시간이라는 것이 내게 쥐어준 결론인 것 같아.

며칠 지난 오늘에서야 그 사실이 새삼스러운 걸 보면 말야.

또 하나 신기한 것은 그 뒤로 꿈이라는 걸 절대 꾸지 않는다는 거야.

내내 이어지는 것만 같던 어떤 꿈의 패턴이 정말 그날의 꿈으로 마무리 되었나봐.

참 다행이지? 다행인 것이지?

 

 

그리 생각하고 나니 문득 또 이런 생각이 들어.

이제는 또 다시 새로운 추억거리가 생겨줄까 하는 생각말야.

내심 그리하여 꾸었던 꿈들이 아닐까 생각했거든.

비워내고 또 비워내면 채워지는 것들이 생겨나는 이치처럼, 그렇게 되어줄까 하는 내심의 마음.

별다를 것 없이 그저 지금처럼 순탄하게 지나가주면 바랄게 없긴 할테지만,

바램 하나를 이뤄내고 나니 또 하나의 바램이 생긴 것일까 말야.

그건 차마 어리석음이라 칭하고 싶지 않아.

 

별 것 하지 않고서 지난 오늘 일요일.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나서 되돌아오는 길엔, 간만에 도보를 택했다.

어제의 찌푸둥한 하늘에 이어 오늘도 약간은 구름이 살짝 낀 하늘.

비엔날레가 하는 덕분에 당분간은 늘 걷던 그 길을 걸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나름 간만에 다른 길로 걸어보는 느낌 괜찮았다.

중외공원 안의 호수는 행사 기간이라 그런지 분수를 틀어놓았더라는..

그 분수를 바라보며 벤치에 앉은 몇 커플들이 다정하게 분수 관람 중이기도 했고,

멀찌기 바라보며 길다가 차를 세워 멈춘 듯한 우수에 잠긴 아저씨도 있었고.

나는 그 분수 바라보며 집을 향해 걷고 있었고.

운동을 며칠 째 제대로 하지를 못해 다리 어디쯤인가가 뻐근한 느낌 때문에,

걸은 한 시간이 나름 참 좋았다.

너무나 피곤했던 나머지 아이들과 자습을 하다가 꾸벅 졸 뻔하기도 해서,

집에 돌아가선 곧장 씻고 잠에 들어야지 하던 건 늘처럼의 결심으로 끝나버렸다는 게 참 우습다.

그새 시간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원.

음악이나 한 곡 찾아서 들어야 겠다는 생각만 그득한 지금의 시간이다.

아까 살짝 비가 내릴 때 조금 자둘 것을 하는 마음 그득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자면 괜찮을테지.

곧 명절이고 하기도 해서 여기저기 전화해 볼까 해서 전화를 몇 통 걸다보니,

막상 그 마무리라는 것 덕분에 전화비 아낄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겨 마지 않는 오늘이었다.

나라는 사람도 별 수 없구나.

다가오는 명절에 모두 즐거운 한가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늘 바램이 가득한 일상일 뿐, 나란 사람은 막상 무엇 하나 해내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자꾸 의기소침 해지는 듯한 기분의 그득인 오늘 일상이 지난다.

그리고 이젠 10월의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 그렇게 지나는 10월의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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