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추석연휴 때문에 빠지는 수업 때문에 보충을 위해 출근하는 날.
오늘은 개천절. 글세 사람들의 머릿 속엔 개천절이 나처럼 그저 쉬는 날로 인식되기 마련이었을테지만,
일단 나서는 길의 간만에 보는 아침이라는 시간 속의 풍경은,
그 전에 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건 가을이구나~를 저절로 내뱉게 하는 햇살이었다.
그 햇살의 느낌이 지대 가을 삘~나는 고로^^; 참 기분 좋았더랬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지라, 조금은 찌푸둥함을 어찌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지날 수 있다 여겼던 하루였다.
시작되는 추석연휴임에도 사람들의 모습은 평소와 다름없었고,
학원도 작년과는 다르게 무난히 큰 들뜸없이 아이들이 많이 추석 덕에 빠진지라 여유롭게 지났다.
일을 마치고 오늘은 간만에 6시에 퇴근을 했다.
늘 그 시간에 퇴근할 수만 있다면 참 좋겠지만, 일단은 가끔이라도 그럴 수 있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한다.
운동을 쉬는 관계로 집까지 걸어서 왔다.
좀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을 돌아오고 나서는 참 많이 후회했더랬다.
어쩐지, 그냥 버스 타고 갈까의 생각이 맴돌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이 생기고 말았다.
결국 우리집 멍멍이 뽀삐가 사라지고 만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 늘 반가이 맞아주던 뽀삐가 없는 것이다.
걸어오는 내내 배가 참 많이 아파서 발걸음을 굉장히 빨리해서 돌아왔었는데,
돌아와 뽀삐가 사라진 사실을 알고선 배아픔도 금새 잊어버렸었다.
아무리 불러도 지금 우리집에는 뽀삐가 없다. 흑흑.
추석연휴의 시작인데도 나라 안팎으로 이러저러한 사건들이 참 많던 하루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집은 늘 겁많고 조그많기만 한 이쁜 강아지 뽀삐가 사라졌다.
나름대로 기분좋게 시작했다 여겼던 하루가 이리 얼룩져버렸다.
오후엔 일하고 있는데 친구들한테서 연락왔길래, 만나려고 했더만은..
또 자기네들 볼일 다보고서 연락도 주지 않길래 기분이 상해 그냥 나중에서야 결국 내가 전화를 해선,
그냥 만나지 말자고 하고서 집에서 보낸 오늘 하루다.
엄마도 아빠도 너무나 속상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법이니.
그리 여겨야지 싶다.
그리해도 너무나 허전한 건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당장이라도 꼬리치면서 반겨주는 뽀삐가 어디선가 달려와줄 것만 같다.
오늘이란 시간을 통해 남긴 내 생각은 역시 난 너무 어리석게만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친구들을 통해 다시금 느꼈단 것과 그래도 있다가 없으니 허전한 것이 늘 곁에 있는 존재라는 것.
아빠, 엄마와 함께 드라마 '주몽'을 보다가 무언가를 마구 먹어버렸다는 사실.
난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친구에게 화가나서 짜증을 냈다가도 결국엔 다시금 내가 먼저 전화를 해서 또 이러쿵 저러쿵하는 내 자신.
이렇게만 살아가는 게 괜찮은 걸까. 아니 나쁜 것일까.
나도 남들처럼 그저 말 한마디로 때우고 마는 그런 법을 조금이나마 배웠음 싶다.
이상하게도 그러지 못하는 내 자신이 오히려 어리석은 것 같기만 한 요즘이니,
무언가의 진심이라는 걸 기대하기 힘든 것이 요즘의 시세라 하나 한구석에나마 남아있는..
어딘가에는 꼭 있을 법한 그 지속되어지는 단어를 발견할 수 있을 때가 올 수 있을까.
아님 그냥 평생 생긴대로 이리 살아야하는 걸까나.
정말이지 나란 사람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이지 싶다.
에라 모르겠다, 그저 잠이나 자버렸으면 좋겠지만.
내내 불편했었던 속이었던지라,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 왔다갔다만 하는 것 같은지라,
쉽사리 잠에 들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그저 아무일 없이 조용하게 지나버리는 명절이었으면 참 좋겠다.
내일도 수업 때문에 나가봐야 하는데, 제 시간에 나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아~ 모르겠다. 정말.
아놔~~~~대체 뽀삐는 어디로 간거냐고..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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