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 벡스, 버번, 데낄라, 밀러, 데낄라 선라이즈,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술 몇가지.
#2.
버번에 올인.
아 버번이라는 술 정말 먹어보고 싶었어.
#1.
독했어.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느낌이 너무나 싸르르해서 뱃속까지 아릿 하더라구.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것들ㅡ
그중에 하나는
카라멜맛이 났어. 달면서 뱃속이 싸해지는.
또 하나는 커피우유처럼 탁한데
진하고 달짝지근한 무슨 시럽 같은 ㅡ
또 하나는 맥준데.. 무슨 상표 이름 같았어.
그리고 나머지는 어떤 맛이 었는지도 기억 나지 않아.
지독히도 마셨지.
#2.
무언가엔가 누군가에겐가 새로이 익숙해지는게 싫어.
#1.
귀찮지.
적응해 가야하는 노력이라든가
신경을 쓰는것
그러다가 문득 그 시간이 남게 되면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잊게 되는것 따위.
#2.
그런가봐
그런것들이 싫지.
#1.
그래서 마냥 좋아서 처음부터 마음에 들어서 끌려서 어쩔수 없게 되는 게 아니라면
그냥 지나치는게 좋아.
#2.
그럴까?
#1.
그러면서도 마음 한쪽은 여전히 씁쓸 하겠지만.
#2.
그런 느낌이 더 싫다는 거지 문제는.
#1.
조금 씁쓸한건 아주 조금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지만 텅빈 시간은 뭘로 매꿀껀데?
#2.
사람들이 나더러 항상 밝은 모습이네 목소리 크고 좋네 시원시원하네
근데 글세 그게
진짜 내 모습이긴 한걸까 싶다구.
#1.
만약 토요일에 인라인을 타러가지 못한다면
내 모든 시간을 티비를 보면서 지냈다고 해.
혹은 인터넷을 둘러보며 보냈다고 해
그러다가 그 모든 것들이 멈춰버린다면.
#2.
오늘처럼 집에서 잠이나 잘테지.
#1.
한두번은 묻어뒀던 다른일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텅.. 비어버린다구
이젠 또 무얼 하지?
그 전에는 뭘 하면서 이 시간을 보냈더라?
#2.
그 느낌이야.
#1.
친구랑 약속을 잡는 일도 귀찮고 피곤하고 또 어색하고
그리고는 계속해서 생각하지
텅빈 방안에서 혼자ㅡ
#2.
그 느낌 정말 싫었거든.
#1.
담배나 습관적으로 피워가면서
#1.
다 끝나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면. 답답하거든.
사실 티비나 컴퓨터따위
그런것들은 쉽게 적응할 수 있어.
마음을 나눈다거나 하는것들이 아니니까
허탈하다 ㅡ 뭐 이런 정도의 느낌으로 표현 되면 그만이지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더라구
당황하게 되더라구.
어.. 이시간에는 그 사람하고 여기서 무얼 했었는데..
어쩌구.. 수 많은 기억들이 온종일 날 괴롭히지.
그런데 여기서 이제 난 혼자 무얼 하지
비디오도 재미없고
#2.
그렇지만 그 것들도 역시나 지나고 만 일이더라구.
#1.
밥도 맛 없구
대체 그 전에는 무얼 하면 혼자 시간을 보냈던 걸까?
그 모든 걸 같이 했다면.
그 하나 하나가 다 의미를 잃어가게 되면 말야
#2.
그래 뭐 까짓 것.
#1.
나 공간. 그 보다도 텅 비게 되는 건
나 자신이야.
#2.
한심한 나 자신의 스스로 느낌 아니겠어
아니 그런걸까?
좀 우스운 이야기지만,
얼마전에 그애를 처음 만난곳에 가게 됐어.
참 우습더라.
거길 다시 가다니 원.
근데 거ㅡ 아무것도 아니더라구.
지금이니까.
내가 불러주면 좋아했었던 노래두 말이지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더라구.
#1.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기까지 걸릴
또, 그 많은
텅 빈 시간은 또, 어쩔건데?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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