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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일상들.

on the road../다르지만 같은 사람.

by 아이리스정 2004. 7. 1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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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날 처럼,

" 날이 너무 건조해.."

 

 

그렇게 바라던 비가 와주기를.

말도 없이 그럴 그녀가 그렇게 말을 건네고, 실행.

나는 역시나 아무 생각없이 빌려온 비디오를 꺼내보고,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잘까.

스피커를 켜고 잘까 E-888 을 꽂고 잘까.

내일은 과연,

그리고 이번 로드는 갈까?

무지막지하게 먹어버린 음식들이,

어쩌면 하나같이 다 맛이 없음에도,

그리 입에 달라붙는건.

차디찬 맥주.

그리고 달디단 소주가 그렇게 내내 머리 속에 자리 잡은 일주일.

" 테크닉이 아니다. 심리전이다." - 영화 '범죄의 재구성' 中

그건 비단 사기만이 아닐것이다.

사람의 일상이 늘 그러한걸.

심리전. 고도의 심리전.

그렇게 두손을 들었음이다.

무언가에 두손을 들어버렸다. 그것은 꿈에 나타났었던,

그애로 인해 내내 두고두고 걸림.

그것은 어쩌면 내가 전화기를 들고 번호 한번을 누르는 걸로 끝날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전화번호를 바꿨을지도 모른다.

그치만 �스러운건, 다시 생각해봐도, 난 말이다.

그저,, 바라는 건 없이 그랬다는 것이겠지.

그리고 나에게 그런 말 한마디를 던지고서는, 그애 역시 그닥 편하지만은 않으리라.

소식을 전하면서도, 아마 술에 취해 저지를 잘못이리라.

아까 배가 몹시 불렀을때는, 정말 모든걸 다 뱉어내고 싶었음.

내내 그리..그랬다.

" 언니, 우린 아마 결혼하구 애 낳구서도 이럴거야 그치?"

" 내일 가믄 안되냥? 같이 이야기나 하믄서 있자구."

하지만 난 그애가 비단 말 뿐이라는 걸. 그리고 분명 내가 그 자리에 있더라도,

이야기는 커녕 쿨쿨 잠을 잤을 거라는 걸.

그 상황에서 내 뱉는 말이라는 걸.

그리고, 그애는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걸.

그렇게 상대방도 모르는 고도의 심리전 속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 그래, 그리..내가 졌구나.'

' 넌 그것 밖에는 안되는구나.'

' 더 이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어리석음의 표본이구나.'

인정이다.

몇 번을 포기하고서도 가졌던 그런 끄나풀을 언젠가 놓았건만,

거기에 얽매여서는 안됨이다. 심리전에 휘말림이다.

그렇지만 내가 졌음을 인정함이다.

비단 나만이 건조함은 아닐것이다.

무미 건조함이라는 낱말은 그 책 어디에선가 본듯 싶다.

하지만, 그 의미가 주는 것이라 함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그 무엇이 더 필요함은 그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래. 만족이라는 것이 없는 수동적인 것.

그 일상 속의 일상들이 우습지만 바라보고 나아감이다.

친구 하나.

그건 주어진 과제에 불과할 뿐.

난 언젠가 그 친구라는 사람의 존재에게서도 무언가를 뼈져리게 느꼈음이고,

그리고 그것은 잊혀짐 속에서 다시 일상으로 자리 잡는다.

인정함은,

그 심리전 조차 느끼고 있지 않을 그애에게는

참으로 우스운 일일뿐.

마지막으로 그녀가 그리 무언가를 풀어내기를 바라는 바.

바라봄이라는 것. 내가 어찌 바라보는 냐에 따라 다른 것이건만.

시선.

이다지도 그다지도 그 내 일상속의 일상이 되어버림이다.

마음대로 하라지 하던 문자들의 반복이 그리되는 것처럼.

마음 한켠이 아리다.

어디선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

그건 물론 지금 당신만을 칭하는 것은 아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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