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내내 잠을 설쳤던 터라, 내내 자고팠는데.
오늘 있을 수업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해가 좌악~ 들어오는 방이라 그런지.
맘이 내내 불편했던 탓인지 늦게까지 잠을 청하지를 못했다.
역시나 이렇게 해가 들어오는 방에선 늦잠을 자기란 참 민망하다.
아마 다시금 지금 집 공사가 끝난 내 방으로 돌아가면,
하늘이 요만큼도 보이지 않고, 해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쉽기도 또 아쉬울 테지만.
다시금 주말 오전에 방해받지 않고 잠을 잘 수 있는 것 하나만은 좋을 것 같다.
그저 일어나기 싫다 여겨 내내 이불을 부여잡고 누워있었던 토요일 오전이었다.
그렇게 망설이고 망설이다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선,
아직 버리지 못한 습관, 휴대폰을 무심코 눌러보는 것.
도착해 있는 메세지 덕분에 이런저런 이야기 두런두런으로 곰새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친구에게서도 뜨겁디 뜨거운 날씨가 꼭 나같다면서 날아온 메세지.
그 메세지를 보고선 어찌나 웃었던지 말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두분다 일이 늦으신 건지,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부모님 덕분에,
맘놓고 방을 떡하니 차지하고선, 늦은 시간까지 텔레비젼을 보았다.
늘 시간이 날 때면 주말에 꼭 보는 '사랑과 야망' 이라는 드라마가 오늘은 어찌나 그 내용이 좋던지.
늦게서야 들어오신 엄마께 내내 고 드라마를 보고 느낀 이야기를 주절주절 했더랬다.
어떨 땐 별 내용없이 그럭 지나버리는 고 드라마를 왜 보고있을까 할 때가 많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드라마 속 주인공들도 늙어가고,
그만큼 건네어지는 이야기가 또 남다르게 색다른 듯 하다.
그것이야 말로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인가 보다.
별 다르게 특별한 내용없이도 전개되는 그 드라마가 알고보면 특별한 내용이 없는 게 아니다.
그래서일까 몇 주 보지 않다가 보아도 별 지장이 없는 고 드라마.
어찌보면 길고 긴 장편소설 한 권을 읽고 있는 듯한 '사랑과 야망' 이라는 드라마인 듯 하다.
눈뜨고 나면 한 10년이 지나있음 좋겠다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선 별 생각없이 그 때가 한 3년즈음이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다시금 그 생각이 든다.
어서 시간이 흘러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결국에 시간이 지난 후에는 무언가 남다를 것만 같았던 내 일상도,
시간이 지나고 지나보았자 특별할 것이 없다 여겨서일까.
오늘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 내용 중에 궁금한 게 있다면서,
술김에 한말인데, 왜 자기에게 조만간 연락도 못하고 얼굴도 못볼거라고 했냐 묻는 친구말을 듣고서.
정말이지 어느 한 순간 정말 난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때려치워버리고 팠던 걸까 하고 생각했다.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그 대화내용들이 그렇게 다시 들릴 때면 곤욕이기도 하지만,
어떨 때면 나의 속내가 그래도 조금 정신이 느슨해진 그 와중에 나온 건 아닐까 하고 의심도 해본다.
사람들과의 연결. 그리고 그 속에서 머무르게 되는 고리.
그리고서 결국에는 매듭이라는 걸 지어야 한다는 사실자체가 요즘들어 자꾸 맴돌았던 탓일까.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술김에 죽어버리네 어쩌네 했던 나인가 보다.
더군다나 요즘들어 신경쓰고서 그것들에게 전념했던 내 자신 스스로였기 때문에 아마 그랬는지도.
그렇게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서 우스갯소리로 넘긴 대화였지만,
집으로 향하는 걸어오는 내내 머릿속을 휘집고 다닌 대화였다.
'따지고 따져들자면 그 모든 것들이 그녀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등장도 그녀가 먼저였고, 퇴장도 그녀가 먼저였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그 무엇이든 누군가로 인해서는 아닌 것처럼.'
'그렇다고 또 그 모든 것들을 꼭 내탓이라 자학할 필요도 없다.'
오늘 집을 나서는 그 길에서 무슨 소설구절처럼 내내 맴돌던 고 문장들.
어찌나 우습던지 말이다.
뭔가 개운치 않은 그 느낌들은 은연중에 들었던 나서는 길의 생각들 때문이었을테지만,
또 어쩌겠나 했다. 나란 사람이 이렇듯 또 다른 누군가는 그럴테지.
이제껏의 나의 행보가 또 이제와서야 잘못된 것이라 여겨지면 또 바꾸어보면 될테고.
또 아니다 여겨지면 바꾸어보면 되는 것이고.
그리 지내다보면 어느새 바라는 만큼의 시간이 흘러가 있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선 이내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담았다.
때론 조금 전 들었던 가소로움으로 '너도 별 수 없구나.'의 때때로의 사람들도 있지만,
'조금 더, 좀 더. 애써보아야 해!'의 위안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림이다.
버려지는 게 많아지면 생각이 줄어들지 않을까 했지만, 또 그 만큼의 댓가가 역시나 있기 마련이다.
허나, 무언가 조금씩 달라지는 듯한 느낌은 나쁘지 않은 듯 해서 그나마 좋다.
다시 책이나 얼른 읽기위해 준비해야 겠다.
오늘의 시선들. 하늘이 너무 탁해. 아마 비가 내내 내려주지 않아서는 아닐까.
하늘에 자꾸만 쌓여가는 불순물들 때문은 아닐까 말야.
어서 시원~하게 내려주는 비 덕분에, 맑디맑게 개인 가을 하늘을 제대로 한 번쯤은 보고픈데.
어쩌면 비를 기다린다기 보단, 비가 제대로 내려주고 난 뒤의 멋진 가을 하늘을 기대하는 건 아닐까.
이러다가 비 한번을 제대로 못보고서, 눈마져 내리지 않는 겨울이 되진 않을까의 기우.
점심 때 막 학원에 도착해서 점심을 가벼이 해결한 후, 공부를 한 시간즈음 하고 나서는.
미리미리서 오지 않고 기어이 공부시작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늘 오고야 마는 아이들을 기다리다 찍은,
너무나도 비가 내려주지 않는 하늘이 원망스러워 찍어본 사진이다.
가을하늘치곤 뭔가 조금은 부족한 듯한 하늘.
어째 날씨까지 이래주시니 원. 높디 높기만 한 가을하늘이라, 그 누구가 여기겠냔 말이다.
수업을 마치고 이래저래 서점에서 기웃기웃 하다가 시간을 보냈다.
그러니 어느 새, 해가 져가는 하늘.
간만에 걸어서 집에 돌아가는 길은 그새 어두컴컴해진다.
비엔날레가 하는 동안은 제대로 돈주고 구경하지 않는 한은 못보는 광경이지만,
이렇게 오후 6시가 지나고 나면,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호숫가에 비치는 불빛은 언제나 나를 자극하는 듯 하다.
내내 걷고 걸어서는 잠시 앉아 쉬어가는 도중 사진 한 장.
비엔날레 전시장의 입구.
늘 비엔날레 행사를 시작할 때면 바뀌는 입구가, 올해는 저번에 그대로다.
밤이되면 형형색색 불이 켜지는 저 곳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나와 앉아서 아웅다웅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고 불빛 담아보고팠는데, 역시나 휴대폰이라 역부족이다.
이것은 전시장 입구의 벽이다.
낮엔 몰랐는데, 또 이렇게 밤이되면 불이 들어오는 건.
역시나 비엔날레 행사 기간 동안에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비엔날레 관람이 끝난지 채 한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시간이라,
사람들 참 많기도, 이곳저곳 정리하는 사람들의 행렬도 많았다.
난 한시간 여를 걸어 드디어 집에 거의 다달았다.
살짝 얼굴과 머리카락 틈을 비집고 나오는 땀의 기운이 좋았다.
비엔날레가 끝이 나기 전에 한 번 가본다는 것이,
이제 비엔날레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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