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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지나는 가을.

every day../일상, 일상, 일상.

by 아이리스정 2006. 11. 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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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에서 울리는 음악과 함께 한 버스타러 향하던 길에 정거장 더 걸어가자의 마음.

정말 잘했지 싶었단 생각의 그득으로,

잠시나마 오늘이라는 시간의 시작의 불안감을 거둘 수 있었다.

역시 멋진 동네에 사는 나인가 보다. 어찌나 감사한 일인지 말이다.

아마도 별것 아닐 시간의 다가옴 속에 가졌던 불안감이 더 크게만 느껴진 이유는..

어느 한 구석의 허전함과 더불어 기대어 잠시나마 숨쉴 수 있는 곳의 부재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런 조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에 감사해하며. 나쁘지 않아.

의외로 처음부터 완전 겁먹었던 탓인지, 별 탈없이 지나준 하루.

하루 마지막에선 그제서야 안심하고서 "그래~ 오늘 하루도 무탈히 지나가는구나." 가 절로 나왔다.

 

 

예전 낙엽지던 그 길을 걸었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늘 사람들이 하는 말마따나 "어제가 그 때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네"가 절로 나오는 순간.

그때와는 다른 느낌의 쌀쌀하기만 한 이 날씨는 집이 수리중이라고.

옷가지들을 구석진 곳에 쳐박아둔지라, 겨우 그나마 있는 얄푸름한 옷들에 의지해야 하는 나.

살짝 들어주는 차가운 기운이 왠지금 더 차갑기 그지없어,

일부러 해가 드는 곳으로 찾아 들어가지는 나.

오전 일찍 일어나서 집을 말끔히 치우고,

엄마가 계신 병원에 가서 잠시 쉬었다가 출근하는 길에 걸었던 잠시간의 시간이,

그러길 잘했네의 마음이라기 보다 잠시 기댈 수 있는 눈 앞의 풍경에 감사한 마음.

 

 

비가 온 후에 개이는 파란 하늘 속의 빠른 구름들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그 풍경 아래로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들.

옷깃도 아닌 몸 전체에 스미는 차가운 기운들이 왠지금 더 차갑게만 느껴지는 건,

그새 또 가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나보다.

어디는 첫눈도 내렸다는데, 그렇지~그런게지. 암 그렇고 말고~

 

 

너무나 간절해지기만 하는 햇살이 나무들이 드리워진 그 곳 사이로 삐죽 얼굴 내미는 중.

덕분 늘 그저 바램으로 그쳤던 가을 단풍구경 놀이를 대신했다 그리 여겼다.

너무나도 고단하고 기운쳐지는 와중, 차갑게 스미는 찬바람의 기운 덕분에.

정신 바딱 차리고서 하루를 멋지게 보내버린 나.

모든 게 잘될거야, 기운 내보자구! 의 헛된 바램이 아닌.

몸으로 직접 닿는 그 생기 발랄의 기운들이 살짝이나마 고마움을 느꼈던 오전의 출근.

점심을 혼자먹던 와중에 생겼던 고 정신 혼미의 사태만 빼고선,

오늘 나름 괜찮았지? 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해치워버렸으니 말이다. 하하.

정신없던 탓에 늘 수업준비도 제대로 해가지를 못해 얼렁뚱땅 했던 터라 평소보다,

내일 준비를 더 탄탄히 하고서 마무리 하는 타임이다.

아~ 음악 좋아 좋아.

별일 없이 잘 헤쳐나가는 나여서가 아니라 그저 그새 온몸에 와닿아 스며드는 겨울이라는 기운에,

오늘은 왠지 마냥 새록새록.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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