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덜어낼 수 있다면,
그래도 된다면.
모두 살폿 내려 놓아두고프다.
벌써 짙게 다가온 겨울바람 속에 전해지는
아직은 살짝 남은 가을이라는 기운.
사각사각 소리내며
밟아내고프다.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남은 가을을
느껴내고프다.
겨울이 다가오기 전의
잠못자 헤메이던 증상도.
말끔히 사라졌으며,
주어진 것들에게 밀려나지 않으며,
구지 말로 담아내지 않아도,
머릿 속에서 읽어내지 않아도,
이미 실행에 옮겨내고 있으며.
진정 나를 위해 해야할 것들에 대해
이제는 차차 골똘해질 수 있을 듯 하다.
늘 해내지 못했던 것에만
골똘했었던 것이.
이젠 그리 되었다.
지나는 시간을 고이 보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듯.
벌써 이만큼이나 살아낸 나.
아직은 살아낸 시간보다 살아내야할 시간이
곱절은 많이 남은 나.
내려놓고서 잠시 기대어보고프다.
그렇게 지나가는 또 한번 인지하고있는
어느 시간이라는 선 위의 모습.
이리 느꼈으니,
그걸로 된 것이라 여기며.
아무생각없이 그저.
고요히 고요히 내려놓아 쉬고프다.
아직은 살짝 남은 가을이라는 계절에게.
내어놓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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