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그 속에 맞던 소나기.
그것이면 좋겠다.
그나마 마음을 누그리고 바라볼 수 있었던,
그 때이면 좋겠다.
내리는 비를 어찌 뭐라하겠나.
덕분에 내내 귓속 깊이 울리는
그 소리에 자다 깨기를 반복하여도,
기분이 과히 나쁘지 않았으니.
허나 날카롭기만 한 그 소리는 무에 그리 슬플까.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그 마음이란 단어에 대해.
지금보다 조금만 더,
관대해질 수 있는 내가 되어주기를.
잠시 스쳐 지나가는 그 소나기에
마음 한 켠이 들뜨던 그 마음이 차라리 그립다.
차가운 칼바람 몰고오는 그 비가,
그 비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내가 품었던 그 생각들이,
뜻하지 않은 바로 건네어지는
그저 차갑기만 한 그 비가 아녔음 좋겠다.
그래서 누군가들은 여름을 좋아하나보다.
시간이 지나도
내내 봄이 찾아오지 않을 그런 마음이라면,
차라리 가벼움에 살짝 들뜨는.
땀 송송 맺히는 그 계절에 꼭 필요한 단비였음 싶다.
그 마음이라도 되었음 싶다.
색색 오색 단풍들이 짓이겨지는,
겨울 맞이하는 그 비가.
참 애처롭기만 하다.
한 해의 마무리 달이 그새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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