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사라진다 한들,
달라질 것이 없는 게 세상이라는 속에서의 이치 아니겠나.
미쳐 날뛰고 애써봤자 안되는 건 안되는 것 아니겠나 말이다.
곱디고운 무언가를 위해주는 마음이라는 것을 믿어,
누군들,
그 마음 속에 진정이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믿었던 것.
그것이 바로 겨우 이만큼 살아온 나의 오점이다.
누구나 그 마음 알아줄 수 있을거라 믿었던 것.
조금이나마 알아주면 그만이다 여겼던 것.
감당하기 힘든 만큼의 가늠할 수 없는 크디큰 나의 실수다.
오늘 그 와중에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나에게 아직 흘릴 눈물이 남아있다는 사실.
그 사실에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이내 허허하고 웃어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입에 차마 담지 못할 욕을 지껄이고,
차마 사람이라면 생각치 못할 행동을 하더라도.
그것이 남의 일이기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에 대한 허탈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 모든 것이 순간에 불과한 것이고,
지속되지 못할 그 순간의 기분이라는 것을.
언젠가부터 4배속 아니 8배속으로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얻어내야 할 이치라는 것을.
잠시간의 시간을 통해 머릿속에 담아냈던 시간이었다 여겨야겠다.
아무리 부여잡고 곱씹어보았자,
돌아오는 것은 그저 다음날 아무렇지 않았다는 듯,
늘처럼 떠오르는 태양 뿐이라는 걸.
애초부터 있어서는 안되었을 그 마음이라는 것의 빗장을,
깨부셔 버리고 부딪쳐야 할 세상이라는 걸.
아예 그 빗장이라는 존재를 생각치 말고서 맞이해야 할 일상이라는 걸.
그 사실을 중얼거려 내뱉고나서야,
오늘 하루라는 시간이 내내 무언가에 얻어맞은 듯 지났던 그 머리가.
이제서야 겨우 조금이나마 진정이 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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