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되어가는 공사에 지장이 있을까 싶어,
비가 내리려나 내리려나 걱정했더니만,
기어이 오기는 온다.
무얼 하면서 보낸 주말인지 모르겠다.
빗소리 마져 꽁꽁 싸매어버린 새로 수리한 방에서 살짝 창문을 열어보니,
빗소리가 살짝 들려온다.
텔레비젼을 거실에서 보다가 더 그렇게 죽치고 앉아있으면,
내일의 일과에 또 지장이 있을까 싶어서.
접고 방에 들어와 앉았다.
아팠다고 해야하는걸까.
주말 내내 분명 몸이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긴 했지만,
약속이라는 것 때문에 학원에 조금 일찍 나갔었드랬다.
하지만 그 약속이라는 걸 깨버린 채 소식조차 없는 그 아이에게 무어라 하겠나 말이다.
화라는 것 조차 내기도 귀찮은 마당에,
내일 결석한 아이들에게 다그쳐야지 하는 다짐을 해보지만,
그 또한 그저 다짐하는 걸로 그칠지 모르겠다.
그리고서 어찌어찌 절반도 채 나오지 않은 아이들과 수업을 했다.
마치고 돌아와서는 방에서 어제처럼 잠을 자버렸다.
쉬이 나아버리고 픈 마음도 없는 듯 하다.
아니, 무언가에 대한 마음이나 생각이라는 것이 남아있긴 한걸까 말이다.
도대체 생각이라는 걸 하지 않고서 지나는 일상이,
벌써 며칠째인지도 분간이 가지를 않는다.
사람은 절대 혼자일 수가 없다는 그 텔레비젼 속의 대사에서,
그저 살짝 미소지어 웃어볼 뿐.
거기까지다.
참 애잔하다 느껴지던 음악이 흘렀던,
어제의 그 방송을 제시간에 보지 못하고서 재방송을 보면서 감탄을 하고 있는 내 자신.
고작 그 따위에나 살짝 마음이 들떠봄이다.
큰일이다.
이리 생각없이 지내다보면 생각없이 마구 닥치는 대로 먹어댈테고,
그래도 올해만큼은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건강을 위해서라도
살을 줄여보자는 노력이 헛되진 않을까 해서 말이다.
자꾸만 머릿속에서는 쓸데없는 생각들만 오고가는데,
더 우스운 것은 그럴 용기조차 없는 한심한 내 자신이라는 것일테지.
비가 내리는 것 조차 기쁘지가 않은 밤이다.
수업을 하기 위해서 문제를 조금이나마 내 손으로 풀어보아야 하는데,
것마져 필요없다 여겨지는 모든게 귀차니즘이 되어버린 나인 것만 같다.
뭐 괜찮아.
그저 계절탓으로 돌려버리면 그만인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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