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너무나도 힘들어 버릴,
그리고, 무언가 해결이 날것만 같던 주말.
그렇게 길고긴 주말이 지나갔다.
1.
더디게 읽어야만 했던 김형경님의 '성에'..
다른 생각말고자 들고왔던, 그 책을 단 한 글자도 읽지 못함.
난 그리 어리석음.
그리고 흔들림.
어느 멜로디 하나 마음에 들어오는 게 없음.
2.
기대되던 주말이 시작됨에 따라,
나는,
잠에 드려 했으나.
알수없는 의문의 늪. 그리고 꿈에 허덕이다 일찍 깨어 잠들수가 없음.
어떻게 이 주말을 보내야 하나,
괜시리 전화번호를 눌렀다가 종료해야만 하고,
눈물조차 흘려보지 못하는 그런 나의 가식.
그러다 전화가 오면 놀라서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
주말내내 그리 시작될 갈등은 시작되었기에.
문득 오전에 걸려온 전화한통에 부여잡고 일어났다.
" 어디 아프냐? 목소리가 왜그래? 마음이 아픈가..? "
어쩌면 나는 거기다 대고,
" 네, 마음이 너무너무 아프네요" 라고 짖어대고 싶었는지도 몰라.
동호회 모임때문에 걸려온 그 전화 한통에 위안삼아 일어나 움직임.
날은 정말 좋았다.
오늘은 인라인을 맘껏 탈수 있겠거니.
그렇게 뭐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는 주말은 시작되었다.
휴식은 무얼까.
이렇게 잠들지 못한 것이 또한,
3개월 째임에.
그렇게 잊어보고자 이런저런 모든것들.
해보고자 노력했으나 되지 않음.
이유야 어쨌든지 간에 그리했다고 하니,
그렇게 위안삼아,
혼자서 또 갈등.
갈등.
갈등.
3.
언젠가 멋진 사람이 생기면 해야겠다는 염색을.
드디어 하고자,
미용실에 갔으나, 역시나 시간 타이밍이 절묘하야,
내일로 기약하고 돌아옴.
염색하고자 하는 건 또 잘하는 짓일까.
1시간 30분 여를 기다리다가 머리만 살짝 자르고 돌아와서는,
혼자서 웃어댐.
괜히 죄없는 컴터를 붙잡고,
여기저기 글을 남겨봄.
4.
동호회 모임.
이제 나도 운영진은 마지막이구나.
" 엄마, 오늘로 끝이야 끝.."
괜히 자랑해대던...-0- 내 자신이 한심스럽기만 하구나.
5.
신기하게도 내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
오전에는 그렇게,
신기하게도 주말용 내 전화임을 다시 확인시켜주는 전화들이 걸려왔다.
의동생 명균이, 그리고 친구 경만이.
선배 장우오빠.
그리고...또 한통의 전화.
왜 거기다 대고선 제대로 말조차 꺼내보지 못했을까.
어떻게 지나갔는지
지금 순간 까맣게 생각나지 않는,
그런 월컵에서의 저녁이었다.
며칠내내 과식에 허덕이면서, 또 후회 후회..
왜이렇게 먹어제껴대는건지...
예전에 누군가가 건네준 베어링을 끼어보겠다고,
샵에서 티렌치를 기분좋게 사들고선,
침대위에서 고이 갈아끼워줌.
휠도 새로 갈았음이다.
내일은 이 휠로 신나게 달려줘야지.
그렇게 또 내일은 쉬는 날. 내일은 오는구나.
5.
일요일 오전.
할아버지 산소에 비석을 세우는 날.
나는 그렇게 염색도 해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한다는 핑계로 가질 않았다.
다시 할아버지를 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
어제처럼,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거니와.
역시나 알수 없는 꿈들로 헤매이다가 일어나서는,
염색하러 가기전에 친구에게 문자를 남김.
" 단둘이나 만나야 겠네."
다른 녀석들은 왜 그리 바쁜건지.
교회쟁이들 덕분에 그렇게 만남은 단둘이 되었다.
주말의 짬내는 시간이 아까운 나는 그렇게 친구들을 교회쟁이라고 부를수 밖에.
이쁘게 염색완료한 후에...
터미널이라는 잼난 영화도 보고,
간만에 진지한 이야기도 해보고,
경만이 이 녀석.
참..벅차게 살아내고 있다. 다들 그렇거니와.
우리 초등 동창 녀석들은 하나같이 편하게 사는 놈들이 없다.
이수뇬도 연락이 안된지 오래.
돈 한푼 못쓰게 해서, 덕분에 난 좋았지만,
난중에는 내가 다 쏘기로 하고선 헤어졌다.
참으로 좋은 만남.
난 그래도 아직은 여전히 주위에 누군가가 존재함을 느낌.
서둘러;;야 겠네.
오늘도 역시나 인라인은 굴려주고 팠어.
7.
느지막하게 햄버거라는 걸 간만에 먹어보곤,
저번주에는 어쩔수 없이 먹었어. 정말 맛난 버거였던거 같아.
새로운 장소,
새로운 공간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음식이었으니까.
갑자기 버거킹 치킨버거가 땡기지 않았겠어.
그리, 버거킹에서 레몬아이스티와 치킨버거를 하나 사들고,
서점에 들러 명균이가 부탁한 일본어 책을 하나 사들고,
서둘러서 집에와선,
인라인 탄다구 그리 나갔다.
오늘은 비석세운날이니까 조심하라는 엄마 말을 뒤로,
오늘은 그렇게 조심조심 굴려야지..
8.
어젠 먹느라고 굴리지 못한 인란 오늘은 실컷 굴려주고자 했지만,
헉,
역시나 한가지 먼가 부족해.
양말을 잘못신고와서,
복숭아뼈 부근이 벗겨지려 함.
아구 속상해.
역시나 뜻대로 되는 건 없음이야.
갈등은 그렇게 계속 됨.
아무리 그랬다고는 하나, 이건 아니라구..
당신이 내게 건네준 큰 사랑은,
꿈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구석에서 여전해.
9.
그렇게 괜히 주절대고 주절대니.
이러더라.
" 왜 그러는데? "
나원참.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걸까?
아님 모르는 척 하는걸까.
돌아오는 길의 어깨와 마음은 한껏 더 무거워 지고 있음이다.
시원하게 달려주었으면 조금 더 좋았을걸.
담주 제대로 출근하기 전까진 매일 나와서 타야겠다고 마음먹었기에,
한결 덜었던 아쉬움이 남는 인란질.
돌아오는 길에
그녀에게 온 문자가 어찌나 놀랍던지.
그건,
타이밍의 절묘함이었다.
자세히 보니 수신자의 이름은 은희언니였다.
아하핫,
내가 너무 우스워.
10.
조금 조금 걷다보니.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오는 게 느껴짐.
가만보니 너무 티나게 따라오는 거야.
숨고,
또 숨고..
어쩌려구 저런담.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천천히 걷다보니.
어느새 그 이상한 뵨태녀석 앞질러가서 기다리는 중.
아마 안그랬다면,
난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몰라.
그래서, 마음을 가다듬고, 엠피를 끄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다시 갈등.
일단은, 급한 마음에 문자를 날렸다.
" 걸어가는 중인데, 이상한 사람이 자꾸 따라와."
글세..
왜 그때 난 수신자가 그녀였길 바라면서, 그랬던걸까.
" 일단은 큰길로 가구 뒤돌아서 먼저 보내."
아핫, 수신자가 잘못된거야...아흑.
일부러 큰길에서 신호등을 돌아서 두개를 건너기로 맘먹고 기다림.
은근슬쩍 다른길로 가려하다가 눈치를 주는 뵨태녀석.
이렇게 하길 잘했어.
일단은 그렇게 신호등을 두개 건너서 그 무거운 인란 가방들고 전력질주.
아..
그런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일단 안전궤도에 들어서고 나니.
포기하고 돌아간듯 보였다.
집에 들어와서 보니 수신된 메시지.
" 들어갔니."
오홋.
흠냥.
암튼 그렇게 참 기분이 뷀스러움과 동시에 짜증이 확 밀려오는 밤이었다.
무언가에 골똘하다가 확 깨버린 순간.
그렇지만,
나름대로 좋았다구.
그럴 기회도 있어서.
그렇게 마감해버린 참으로 이상한 일요일.
너무나도 긴 주말의 끝자락이었어.
11.
그리고선 글을 남기고자 햇건만,
컴터가 허락치를 않아 포기했음.
그러고, 다시 올리려 하니 조금은 나아보여서 다행.
토욜의 끝자락에 누군가와 나눈 대화가,
그런걸까 싶어서,
내내 어찌해야 할 바를 모름.
나에게 별 그런 관계가 있는 이는 아니거니와.
나름대로 도움이 되어주어.
조금은 털어버릴 수 있을, 그런 대화.
가끔은 그런 대화도 필요해.
아 벅차고도 벅차라.
뒤엉키고 있는 심정의 한 자락은, 너무나 커져버려서,
주말을 그리 보내버림.
잘들어가라는 친구녀석의 문자끝에 붙은 하트는 머냐;;ㅡㅡ;;
원래 그러는 녀석이라지만, 새삼 참 우습던걸.
친구 힘내라구 도움은 못되어 주지만,
나중에 내가 크게 쏠게.
그러고선 바라보니, 침대위에 덩그라니 놓여진, 책하나.
주말에 읽기로 한 김형경님의 '성에'.
읽지 못했음이다.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해놓구선.
그렇게 주말이 지나가버렸음이다.
주말이 두려워.
그 추억 때문일까.
추억.
아웅..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고 내보내야 하는건데.
그리고, 나는 이런데..주말이란 단어를 어찌 보내고 있는건데.
중얼거림,
너저분하게 무언가 지껄이고 싶음.
그렇게 다음장으로 떠넘기는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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