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에 하나 사들고 온.
내가 제일 좋아라 하는 맥주.
맛도 좋지만 이름도 좋고, 제조국가도 괜히 좋고.
근데 사진이 여기다 올리니 실제 사진보다 굉장히 어둡다.
정말,
무얼하다 시간이 이리 되어버린걸까.
사진은 방곰 찍은 따땃한 사진.
정말이지 선생이라는 직업을 맥빠지게 만들어버리는 중등1학년 수업.
한숨 팍팍 쉬면서,
오늘도 여지없이 수업시간을 초과해서 끝내고서는.
조금 서둘러서 오늘은 일찍 운동하러 가려했건만,
예상시간을 한 30분은 초과해서 간것 같다.
무언가 열심히 한다고 하긴 했지만,
역시 1시간도 채우지 못하고선 돌아왔다.
엄마 덕분에 날려버린 3월달 관비 기일이 다 지나고서,
그새 4월달 관비를 내야할 시기가 되어버렸다.
돌아와서 깨끗이 씻고,
손빨래 해야하는 내 코트를 빨고.
떨어진 린스통에 새 린스를 리필하고.
아롱이가 더렵혀놓은 마당을 깨끗이 치우고,
같이 놀아달래서 조금 놀아주고.
방에 들어와서는 한 아이가 부탁한 CD를 굽고.
그러고나선 뭐했지?
인터넷뱅킹을 클릭해서 잔고 확인해주고.
다이어리에 이것저것 쓴 돈들을 한 번 나열해보고.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가,
맥주 한 병을 마시면서 그렇게 지나버린 시간이 벌써다.
1학년 때문에 정말이지 아깐 수업하다 내팽겨쳐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무엇하나 제대로 따라와주는 애들이 없어서,
가르치다 가르치다 이런애들은 처음인 듯 하다.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걱정될 지경이니.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말이다.
모르겠다. 시험결과보고 안좋네 어쩌네 하기만 해봐.
가만 두련다. 다 나가버리든지 말든지. 그냥 냅둬야지.
살다살다 또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어버리는 애들은 걔네들이 처음이다.
괜히 마구 중얼거리고 픔이 머릿속을 짓누르다보니,
그냥 일단은 사진 한 장을 건져서 이렇게 타자를 톡탁거리고 있다.
갑자기 밀려오는 어떤 감정들일까.
그저 또 4시를 넘기는구나로 오늘 하루 마감하는 수 밖에 없다.
일하던 중에,
가끔 자주로 문자보내던 그 친구녀석이.
그러니까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애인이랑 헤어졌다고,
솔로의 비애라고 날씨 너무 좋다길래.
아,
이 녀석이 그래서 그랬었던 거구나란 생각이 스치면서.
그래도 나름 내가 위로가 되긴 했던걸까란 생각을 해보았음이다.
그런 류의.
그런 것들의.
감정이라는 게 대체 무언지 모르겠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리 이별하고 그리워하고 아파하고.
대체 뭘까?
그런 감정이라는 거.
한 잔이나 더 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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